인생에 위기는 여러 번 온다.

오늘이 그 날이었다.

어제 새벽에 늦게 잔 여파로 늦은 아침에 일어나 부리나케 출근 준비를 하였는데, 배에서 꾸룩꾸룩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아직 출근 시간에는 여유가 있어 화장실에 들어가 10분 정도 볼일을 마쳤다.

그리고는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난 다음, 출근을 하였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끼고야 말았다.

다시 배가 꾸룩꾸룩 요동을 치는 것이다.

난 내 상태를 냉정하게 돌아보기 시작했다.

아직 배만 아플 뿐이지 똥이 나올 정도는 아니였기에 직장에 도착하고나서 똥을 쌀 계획을 세웠다.

5분 정도가 지났고, 버스가 왔다.

버스를 타고 정류장이 한 정거장을 들어가기도 전에 이 시련을 이겨내고야 말겠다는 내 다짐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야 말았다.

위기였다. 나올 것 같았다.

그래서 난 다급하게 버스기사에게 "제가 정말 급해서 그런데 지금 내려주실 수 있나요?!"라고 요청을 하였다.

야속하게도 버스기사는 "정거장에서 내리세요~"라는 말을 하였고, 내 상황에 공감을 못해주는 버스기사가 미웠다.

정차할 수 없는 도로에서도 당신도 급똥이 온다면 그렇게 여유롭게 있을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었다. 난 빨리 정거장에 하차해서 근처 상가나 도서관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가 이 시련을 해결해야만 했다.

마침내 1시간 같은 1분이 지나고 나는 정류장에서 내렸다.

근처에는 상가가 있었고, 거기에서 50m를 더 가면 도서관이 있었다.

안정적으로 똥을 싸려면 도서관에 가는 것이 맞았다. 그렇지만 내 괄약근이 상가를 가고나서 50m를 더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였다.

그래서 난 도박수로 50m가 더 가까운 상가 안에 들어가 화장실을 찾으려 했다.

화장실이 만약에 잠겼고, 번호키라고 한다면 주위 상인들에게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맙소사 상가 안에 들어가고 나서 화장실에 문을 열려고 했더니 자물쇠였다.

큰일이 난 것이다. 상가 안에 화장실 표지판을 본 내 괄약근은 안도감에 평소에 힘을 주는 것보다 반은 약화가 되었고, 난 50m 앞에 있는 도서관에 가야만 했다.

긴 시간을 버틸 수 없기에 경보를 하는 것처럼 빠른 걸음으로 도서관에 가려고 했다.

점점 도서관에 다가서는 그 순간 허벅지로 걸음을 못 내딛게 되었다. 마지막 안간힘으로 허벅지로 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종아리 근육으로만 걸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부자연스러운 걸음에 종아리 근육이 과부화가 되었을까?

종아리에 쥐가 났고, 0.2초 정도 무방비 상태가 되버렸다.

그 순간 난 동심을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