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조형래 기자] “야구하면서 7등은 처음이었다.”
NC 다이노스 양의지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4년 125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었다. 올해 100억대 계약이 대거 체결되면서 희소성과 와닿는 파급력이 줄어들긴 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125억 계약은 역대 5번째 100억 계약이었고 최고액 기준으로는 2번째였다.
계약 이후 3년 간 양의지는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 팬들은 ’125억이 양의지의 값을 하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양의지의 125억 계약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는 것. 그만큼 양의지가 지난 3년 간 NC에서 이룬 업적은 셀 수 없다.
2019년 합류한 뒤 직전 시즌 꼴지였던 팀을 가을야구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2020년에는 포수 최초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 기록을 달성했고 팀의 창단 첫 통합우승까지 이끌었다.
지난해도 타격 성적만으로는 최고였다. 타율 3할2푼5리 30홈런 111타점 OPS .995의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지명타자 부문이었다. 지난해 양의지는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대부분을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타자 양의지’는 몫을 했지만 ‘포수 양의지’의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 시즌 중반 벌어진 ‘술판 파문’까지 겹치며 팀은 7위로 추락했다.
언제나 최고였고 1등만 추구했던 양의지 입장에서도 지난해 팀 성적은 짙은 아쉬움이었고 충격이었다. “야구를 하면서 7등은 처음이었다”라고 말할 정도. 지난해 포수로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해서 책임감까지 통감하고 있다.
그는 “정말 명예회복을 하고 싶다. 제가 포수로 나가지 못하고 지명타자로만 나가게 되니까 팀 성적도 떨어지는 것 같아서 너무 많이 미안했다.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라며 “그래서 올해는 수비를 더 많이 나가려고 할 것이다”라며 독하게 시즌을 준비해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몸 상태도 “현재까지는 전혀 문제 없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NC의 대체불가 자원이고 현재 대한민국 최고 포수다. 다시 한 번 100억대 계약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의지는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서 “정말 빨리 지나갔다. 처음 FA 시즌때는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보냈고 재밌게 하다가 1년이 지나갔다”라며 “계약 이후 첫 해는 적응하느라, 그리고 2년차에는 통합 우승을 하면서 지나갔다. 그리고 지난해는 팀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서 어수선하게 지나갔다. 그렇게 벌써 4년이 됐다”라고 회상했다.
아무리 야구에만 집중하려고 해도 계약에 대한 생각까지 떨칠 수는 없다. 주위에서는 “올해 FA인데 커리어하이를 한 번 더 써야하지 않냐”라고도 한다고. 이에 양의지는 “지금까지 한 것은 커리어하이가 아닌가”라고 받아친다고.
주위의 농담도 있지만 일단 명예회복을 우선시 했다. 그는 “챔피언이었던 우리 팀이었는데 안좋은 일도 있으면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일단 다시 성적을 끌어올리고, 창원에서 가을야구를 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매년 그랬던 것처럼 재밌게 할 것이고 기록이 나오면 나오는대로 저에 대한 평가를 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화려한 4년 계약의 피날레를 꿈꿨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