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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칼럼] 음식 고수가 되는 색다른 향신료, 고수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7.24 07: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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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윤지상(수시로) 기자] 식문화가 발전하면 함께 발전하는 것이 향신료다. 다양한 요리를 통해 맛을 추구하다 보면 본연의 재료를 뛰어넘는 새로운 맛을 갈구하게 되는데 그를 위해서는 향신료가 최상의 선택. 향신료는 새로운 맛을 낼 때나 요리 과정에서 생기는 잡내를 잡는데도 탁월한 효능을 한다. 그래서 부르는 이름도 향신료 (香辛料 / Spice)라고 한다. 
 

민족과 나라마다 고유 음식이 있듯 향신료도 다양하다. 우리 한민족이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향신료는 파, 마늘, 고추, 깻잎, 달래, 부추, 참깨 등 흔히 채소로 알고 있는 것이 엄밀하게 향신료로 구분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한민족은 허브를 잘 먹지 않고 이런 채소 종류의 향신료로 음식의 맛과 간을 맞춰왔다. 

 


호불호가 강한 향신료 고수



 

향신료에서 특이한 향이 나는 것은 식물이 지닌 방어 시스템 때문이다. 자신을 먹지 말라는 건들지 말라는 일종의 신호를 보내는 것인데 인간은 그 특유의 향 때문에 향신료를 취한다.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다 보니 전 세계 요리를 손쉽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거의 모든 향신료를 노력만 하면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많은 향신료 중에서 최근 새로운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고수다. 중국어로는 샹차이, 태국에서는 팍치, 베트남에서는 자우무이, 중남미에서는 실란트로, 인도에서는 다니야라 부른다.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향신료로 사용하는 고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은 쌀국수가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화장품 냄새가 난다고 해서 대부분의 쌀국수 체인점에서는 고수를 취급도 하지 않았는데 외국인이 늘고 한국인의 음식 취향에 변화가 생기면서 고수를 내놓는 곳이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대부분의 쌀국수 집에는 고수가 준비되어 있어서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고수를 따로 서비스할 정도다. 

 


고수를 처음 만나게 되는 음식은 대부분 쌀국수



 

고수는 독특한 중독성이 있다. 처음에는 비누 냄새라고 표현되는 특유의 향이 강하지만 이 향에 중독이 되면 모든 음식에 고수를 넣어 먹고 싶어지는 지경에 이른다. 최근에는 고수김치와 고수 장아찌 등이 등장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맛의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새로운 경험은 혀와 머리 모두를 즐겁게 해준다. 

 

특히 중국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은 고수와 궁합이 좋다. 중국집에도 대부분 샹차이가 있다. 이 고수를 작은 종지에 넣고 고추기름이나 간장을 섞어서 고춧가루를 살짝 뿌려놓고, 음식을 먹을 때 반찬처럼 조금씩 같이 먹거나 혹은 음식을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매력적으로 변한다. 우리가 삼겹살을 먹을 때 파절이를 먹었고, 최근에는 미나리를 함께 먹는 것이 유행이다. 물론 파도 미나리도 삼겹살과 궁합이 좋다. 그런데 고수 또한 삼겹살과 궁합이 좋다. 위에서 이야기한것처럼 고수를 파절이 양념에 겉절이처럼 담가 잘 익은 삼겹살과 함께 먹으면 역시 맛이 좋고, 기름진 느낌을 확 줄여줘서 과식은 필수. 

 

우리의 최고 안주 중 하나인 족발에도 고수는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예전에 족발하면 그냥 좋은 새우젓 정도가 궁합의 최고봉이었으나 최근에는 어리굴젓이 족발과의 궁합에서는 단연 최고로 친다. 그런데 여기에 고수를 한번 추가해 보시라 이 역시 아주 맛진 역할을 한다. 최근 일본에서도 고수가 다양한 음식과의 궁합을 통해 젊은층에 확산되어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수 피자다. 국내에도 고수 피자를 선보이는 곳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 음식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피자에 원래는 바질이나 파슬리, 루콜라 이런 향신료가 올라가는데 고수도 특유의 향과 함께 멋진 궁합을 보여준다. 특히 올리브와 고수를 듬뿍 넣고 좋은 올리브유를 두른 따뜻한 화덕 피자는 향과 맛과 질감 모두에서 매력적이다. 

 


고수가 들어가야 제맛이 나는 태국음식 쏨땀



 


족발과도 궁합이 좋은 고수



 


고수를 달라고 하면 이렇게 작은 종지로 내주는 식당이 늘고 있다



 

고수가 우리 음식에 조금씩 파고들면서 최근에는 고수를 기르는 농가도 늘어나는 듯하다. 농가에는 반가운 일이 아닐까 싶다. 작물이 다양화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사실 그것만큼 위험한 것이 농사다. 대란이라고 할 정도로 나중에는 가격이 내려가 파는 것보다 밭을 갈아엎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니 말이다. 

 

향신료와 조미료는 반드시 구분하시길. 향신료는 주로 향을 내는 허브나 딱딱한 씨앗과 열매 그리고 채소를 의미한다. 반면 조미료는 향보다는 맛을 돋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금과 화학적으로 만들어낸 백색의 조미료가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천연 조미료나 향신료와 조미료의 특성을 모두 갖는 제품도 등장하고 있어, 맛의 세계가 더욱 넓어지는 느낌이다. 

 

아직 고수라는 역사적인 향신료가 낯설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길 권한다. 가장 익숙하게 도전해 보려면 좋아하는 쌀국수에 조금 넣어 먹거나 중국집에서 군만두 드실 때 조금 시켜서 간장을 넣고 함께 먹어보시길 권한다. 그 맛을 조용히 음미해 보면 화장품 냄새 넘어 새로운 맛의 천국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물론 영 익숙해지지 않아도 실망하지 마시라. 그건 그냥 유전자의 문제일 뿐이니. 

 

<susiro@gmail.com>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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