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서울에 사는 5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고등학생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최근에 가족들과 열흘이나 되는 유럽여행을 다녀왔는데 인천공항 장기주차장 주차요금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루 주차비가 1만원이라 10만원이
결제될 줄 알았는데 5만원밖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다둥이
자녀 혜택으로 주차장 요금을 50% 할인 받았기 때문이다.
몇 해전까지 자녀가 많다는 의미의 ‘다둥이’라고 하면 세 자녀 이상이었는데 이제 두 자녀까지 다둥이 가족에 들어간다. 적어도
정부 정책상으로는 그렇다. 둘째아 출산이 급격히 줄어 이제 두 자녀만 가져도 다둥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두 자녀 혜택은 해가 갈수록 더 늘어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출생아 23만 명 중 둘째아 이상 출산은 9만 1700명에 불과했다. 10년 전 출생아 수와 비교해보면 2013년에서 2023년, 첫째아
출생아 수가 38% 줄어들 동안 둘째아 이상 출생아 수는 57%나
감소했다. 하나는 낳아도 둘 이상은 낳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둥이 가정에
적용되던 각종 정책을 두 자녀를 둔 가정에도 확대 적용해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둘 이상의 자녀를 둔
부모에게서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고민거리는 경제적 문제다. 경제적 부담이 해결된다면 다자녀 출산을
고려해보겠다는 조사 결과도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자녀가정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것은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알면 쏠쏠하게 챙길 수 있는 다자녀 혜택을 알아보자.

각 금융기관 및 지자체에서 다둥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가장 먼저 두 자녀 이상의 다자녀 가정이라면 주차요금 할인혜택을 놓쳐서는 안된다. 공영주차장, 한강공원 주차장 등에서는 주차요금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서울의 경우 할인혜택을 받고 싶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편리하다. 서울시 '바로녹색결제' 누리집에서 차를 등록해두면 공영주차장에서도 자동으로
할인받고 결제할 수 있다. 한강공원 통합주차포털에도 미리 가입해두자.
자동으로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차요금을 조회하고 사전 결제도 가능하다. 앞서
얘기한 공항 주차요금은 한국공항공사 주차관리시스템 홈페이지에 미리 자녀 등록을 해두면 된다.
또 서울에서 남산터널을 통과할 때 내는 혼잡통행료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바로녹색결제에
등록된 차를 가지고 남산터널을 지나면 통행료가 면제된다. 남산호터널 입구에 보면 다자녀가구 혼잡통행료
면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다자녀 가정은 KTX·SRT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6세 미만 유아는 좌석을 따로 구입하지 않고 부모의 무릎에 앉아갈 수도 있지만 보통은 유아 요금을 지불하고
좌석을 구입한다. 가족 중 성인 한 명을 포함해 세 명 이상이 탑승하면 다자녀가족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두 자녀 가정은 성인 요금의 30%, 세 자녀 이상 가정은
50%를 할인받는다.
예를 들어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편도 성인 1인 기준 1만 8500원, 4인가족 4만 6200원이던 요금이 3만 5100원으로 낮아진다. 주말마다 막히는 길을 뚫고 힘들게 운전해
목적지로 가는 것보다 열차를 타고 편안하게 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실제 2024년 철도 이용객 중 다자녀가구 이용객은 29만 4000명으로 2023년 16만 5000명보다 78% 늘었다.

다둥이에 대한 정책 지원 제도. 출처 : 법제처
각 지자체에서 발급하는 다자녀(다둥이) 우대카드는 지자체마다 다르게 발급되고 혜택도 제각각이다. 서울시의
경우 '다둥이 행복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서울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가정 중 막내가 18세 이하인 두 자녀
이상 가정이 대상이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기능이 있는 카드도 있지만 단순히 신분확인용 카드도 있다.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앱) '서울지갑'을 설치하고 발급받으면 된다. 경기도는 '경기아이플러스 카드'가 있는데 신용·체크카드 형태로 가까운 농협 영업점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다자녀 가정에 대한 세제 혜택도 늘어나고 있다. 둘째아에 대한 공제를
늘린 데 이어 전체 자녀세액공제 금액이 대폭 올랐다. 2024년 6월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 따르면
첫째아는 15만 원에서 25만 원, 둘째아는 20만 원에서 30만
원, 셋째아는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내년 연말정산에서 두 자녀 가정은 55만 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자동차 취득세도 감면된다. 18세 미만 자녀 두 명을 양육하는 양육자가 2027년 12월 31일까지자동차를
취득·등록하는 경우 한 대에 한해서다. 승용차의 경우 승차정원이 7명 이상, 10명 이하인 승용차는 취득세의 50%를 감면한다. 그 외의 승용차는 취득세가 140만 원 이하인 경우 50% 감면하고 140만 원 초과인 경우 70만 원을 공제한다. 승합차·화물차·이륜차
등은 취득세를 50% 감면한다.
국민연금 출산 크레딧도 도입됐다. 둘째아 이상부터는 일정 기간을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추가 인정하는 제도다. 2008년 1월 1일 이후 둘째아 이상을 얻은 경우부터 적용되는데 자녀가 두 명이면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12개월 추가 산입된다.
이 외에도 두 자녀 가정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많다. 당장 올해부터 K-패스 환급률도 올라갔다.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월 최대 60회까지 지출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받는 K-패스 제도에 '다자녀가구' 유형이
신설된 것이다. 자녀가 두 명인 경우 환급률은 30%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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