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경동 기자 = 의료 현장에 잔류하는 전공의의 개인정보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된 이른바 '잔류 전공의 살생부' 사건을 통해 의료계 내부에서 집단 내 괴롭힘과 따돌림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러한 '낙인' 행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의사 시민단체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높은 윤리 의식을 갖출 것을 요구받는 의사 사회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인의협은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만 정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인의협은 특히 "'집단 내 괴롭힘'이라는 명백한 사이버 범죄행위가 의사들의 게시판에서 벌어지고,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으며 오히려 조롱이나 '이름을 공개하라'는 부추김이 수많은 댓글로 달리는 상황을 개탄한다"며 "집단 따돌림은 좁은 의사 사회에서는 피해자에게 매우 심각한 폭력" 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잔류 전공의 개인정보 공개 사태가 벌어진 곳은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로, 주로 젊은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최근 환자 곁을 지키는 전공의를 '참의사'라고 조롱하면서, 의료 현장에 남아 있는 잔류 전공의의 소속 과와 잔료 인원, 각종 특이사항을 적은 목록이 올라와 파장이 일었다.
폐쇄적인 의사 사회에서 이러한 개인정보 공개는 '살생부'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인의협은 "폐쇄적 의사 사회 내에서 다수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는 행위는 평생에 걸친 트라우마를 남긴다"며 "이러한 일은 2000년 의약분업에 반대해 일어났던 의사 파업, 2020년 파업 때도 참여하지 않은 의사들을 대상으로 발생했고, 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반성 없이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고 의사 사회 내에 아무도 비윤리성을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절망케 한다"며 "특히 젊은 전공의 및 전임의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암담함을 느낀다"고 개탄했다.
이어 "한국의 의사 사회가 사회적으로 존경 이전에 최소한 존중 받는 집단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 사법적인 수단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통해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지난 7일 "실명 게시 행위나 협박성 댓글은 형사처벌될 수 있는 엄연한 범죄행위"라며 '구속 수사' 가능성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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