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플라위가 차라 꿈 꾸는 글모바일에서 작성

언갤러(1.238) 2025.01.18 22:55:43
조회 77 추천 2 댓글 4

 아까 프리스크 떨어진 이유 어쩌구 한 양반임. 히히 써봐야지! 하고 막상 쓰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고 생각보다 많이 우울함 야호…? 그래서 환기 시킬 겸 다른 글 써야겠다고 하고 짧게 끄적인 거 올려봄 근데 대충 썼고 나 글 되게 못씀 기대는 ㄴㄴ

 차라 캐해는… 몰라 나는 차라 나레이터 설 믿는 파라 원래는 그렇게 사이코 같은 성격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해 그냥 인간들이 너무너무 싫었고, 다시 살고 싶었는데 괴물들 죽이면서 힘을 얻어가니까 그렇게 바뀌어 간 거 아닐까 싶음. 그래서 조금 짓궂은 아이처럼 묘사되어 있으니까 염두에 두고 읽어줘요



 나는 눈을 떴다. 황금꽃들이, 눈부시게 반짝거리고 있는 곳이었다. 나의 세이브 포인트였다. 그리고 그곳에, 황금꽃보다 더 빛나는 아이가 서있었다. 나는 단박에 그 아이를 알아볼 수 있었다.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었던 그 아이.

 매일 같이 울먹이며 속삭였던 그 이름.

 그 이름을 내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는 지금 꽃이다. 엄마도, 아빠도 날 알아보지 못하는데, 그 아이라고 알아보겠어. 내가 포기한 그 순간, 아이가 뒤를 돌아 나를 보았다.


“아스리엘! 거기 서서 뭐해, 바보야!”


 내가 손을 내려다봤다. 복실복실한 털로 뒤덮인, ‘진짜’ 내 손이었다. 나는 단숨에 뛰어가 아이를 안았다. 그 애가 또 사라지기 전에, 먼저 잡고 놓치지 않고 싶었다.


“차라, 보고 싶었어.”


 내가 차라를 꼭 끌어안고 말했다. 차라가 깔깔 웃었다.


“이 울보야, 또 울어?”


 차라는 나를 놀리면서도, 작은 손으로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어릴 적의 어느 날처럼, 차라의 어깨에 파묻혀 소리내어 울었다. 그동안 얼마나 그리워했는데, 내가 얼마나 많이 후회했는데. 그때 그냥 인간들을 죽여버릴 걸, 아니, 그 때 애초부터 그 계획을 못하게 할걸, 얼마나 많은 날들을 차라를 잃은 공허함 속에서 살아왔던가. 


“ 왜 이제야 온 거야. 내가 널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데. 네가, 딱 한 번이라도 내 꿈에 나오길 얼마나 간절히 바랬는데…”


“…미안해, 아스리엘. 내가 너무 늦게 왔어.”


“나쁜 차라… 네 옷에, 콧물 묻힐 거야.”


 내가 차라에게 속삭였다. 차라가 피식 웃으면서 나를 토닥였다.


“더러워 이 바보야.”


 나는 행여나 놓칠까, 한 손으론 차라의 손을 꼭 잡은 채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곤 차라를 노려봤다.


“왜 그랬어!… 그냥, 그냥 계속 지하에서 살았어도 됐잖아… 아님, 그 다음에 떨어진 인간을 죽였어도 됐잖아… 왜 네가 죽은 거야?”


“너야 말로 왜 그랬어, 내가 인간들 죽이려고 할 때 안 막았으면, 아니 적어도, 공격에 대해 방어라도 했으면, 그랬으면 너라도 살았을 텐데.”


 차라는 한마디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 나는 말없이 차라를 쳐다봤다. 넌 늘 그런 식이야. 네멋대로, 네 마음대로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맨날 난 바보 취급하고. 


“… 결국 새 인간이 떨어졌어도 넌 못죽였을 거야. 너만 그래? 토리엘도, 아스고어도, 우리가 살아있었다면 인간은 못 죽였을 거야.”


차라가 날 약간은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너희가, 지상으로 나가길 원했어. 나 같은 거 없이도 잘 살아왔던 너희니까, 그리고 날 사랑해주신 엄마 아빠, 그리고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까…”


 나는 다시 울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차라와 맞잡은 손만 빤히 쳐다봤다. 눈물을 참다보니 눈이 아파왔다. 그렇게 참았는데도, 결국 눈물이 우리의 손 위로 투둑 떨어졌다. 


“네가 없는데, 지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 난 애초에 지하에서 나고 자랐어, 태양 같은 거, 안봐도 돼. 그냥… 그냥, 네가 있는 곳이면 그곳이 내겐 낙원이고, 네가 없는 곳은 내겐 지옥이야… 그게 지상이든, 지하든.”


 아마도, 내가 감정을 못느꼈던 건, 차라가 없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차라가 있으니 이렇게 많은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밀려오는데. 기쁨도, 그리움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도, 그리고 사랑도 이렇게 분명히 느껴지는데.


“…네가 없으면 안돼, 차라. 할 수만 있다면, 그날로 되돌아가서, 네 계획을 막고 싶어. 제발, 내 옆에 있어… 그냥, 네가 늙어죽어도 좋으니까 나랑 평생 같이 있어줘.”


 차라는 내 눈물을 닦아줬다.


“나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건 여전하네. 차라리 같이 죽어서 다행이야. 알피스가 널 다시 살린 건 유감이지만…”


 갑자기 불안감이 들었다. 이렇게, 또다시 제멋대로, 날 떠나버릴 것 같은 불안감. 방금 평생 같이 있어달라고 애원했는데도, 그때처럼 들은 척도 안하고 뒤돌아 사라질 것만 같았다.


“차라, 잠깐…”


“아스리엘. 그래도, 살아야지. 넌 살아났잖아. 네가 프리스크를 유도해서, 우리의 목표를 이뤄냈잖아. 모두가 태양을 보는 것.”


“뭐? 아니, 아니야. 그거, 내가 신이 되려고, 꽃의 모습이 지겨워서, 내 모습이나 되찾으려고 그런거야. 나 엄청 나쁜 의도로 그랬어.”


 차라가 생긋 웃었다.


“우우와, 아스리엘 어엄청 나쁜 녀석이었네. 나보다도 더 나쁜 녀석이었잖아?”


“…놀리지마, 진짜야.”


 차라가 다시 깔깔 웃었다. 웃음이 멈춘 뒤에, 차라는 나를 다시 안아주었다. 황금꽃의 향기가 코끝을 계속 간지럽혔다. 부드러운 머리가 바람에 산들거릴 때마다, 내 피부를… 


아니.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분명 차라가 날 안아주고 있는데도, 차라의 온기도, 어떤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아이가 점점, 내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내 몫까지 살아줘, 아스리엘.”




“차라…!”


 내가 다시 눈을 뜬 건, 황금꽃들이 눈 부시게 빛나는 곳이었다. 차라와 내가 만난 곳. 그리고 차라의 시체가 묻힌 곳. 나를 안아주고, 달래준 그 아이는 이제 이 밑 어디선가 벌레들에게 먹히고, 썩어 문들어져, 실실 웃고 다니는 그 짜증나는 녀석들처럼 됐겠지.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 끔찍한 모습일지도 몰라.

 나는 다시 내 손을 내려다봤다. 아니, 정확히는 손을 내려다보려고 했지만 내 눈에 들어온 건 잎사귀 뿐이었다. 어이 없는 상황에 그저 실없이 웃음만 새어나왔다. 꽃은, 눈물조차 흘릴 수가 없어 그저 웃을 뿐이었다.


 그 순간에, 어디선가 황금꽃 향이 났다. 아니, 그냥 주변에서 나는 그런 황금꽃의 향기가 아니라, 조금 더 특별한, 그런 향기였다. 뭔가 더 그립고, 더 애절해지는 향이었다. 


‘또보자, 플라위.’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내게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어느 외로운 가을이었다.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1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말고 매니저 했어도 잘했을 것 같은 계획형 스타는? 운영자 25/01/13 - -
공지 언더테일 갤러리 이용 안내 [495/1] 운영자 16.01.27 167110 260
1237499 플라워펠 만화 밑그림 꽂감(125.186) 05:35 14 1
1237497 소신발언) [11] 원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6 59 0
1237496 아스고어 [1] as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4 37 3
1237494 야한거주의) 벽고언다인 낙서 [5] 문어초밥꼬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59 70 2
1237492 델타룬의 파피루스는 뭐하고 있을까? [2] 언갤러(1.238) 02:31 39 0
1237491 그럼 설정상 전투력은 [3] ㅇㅇ(39.7) 01:49 39 0
1237490 다들 au에 대한 의견 같은 거 있음? [13] 웡웅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1 83 0
1237489 전혀 상관없는곳에서 옐로프사 한국인 보면 신기함 ㅇㅇ(223.38) 00:08 57 0
1237488 파피루스랑 아스고어가 위치가 바뀌었어도 같은 결과였을까? [6] 뉴비ㅣ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75 1
플라위가 차라 꿈 꾸는 글 [4] 언갤러(1.238) 01.18 77 2
1237486 짤배달 [2] 언갤러(218.236) 01.18 111 9
1237485 1회차 노멀엔딩 깼는데 [4] 언갤러(222.118) 01.18 77 1
1237484 술마신 언다인 [12] 문어초밥꼬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286 12
1237483 아스리엘 차라 그림 [8] 샌즈파피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385 21
1237480 루저 베이비 번역 [7] 샌즈파피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168 2
1237478 결혼한 아스차라 보고싶다 [5] 자괴감정(223.38) 01.18 93 1
1237477 왜 팬덤에서 차라 테마가 [3] 튜드(121.166) 01.18 130 0
1237473 프리스크는 왜 떨어졌을까?에 대한 생각 [3] 언갤러(1.238) 01.18 120 3
1237472 참깨빵 위에 [1] wallB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146 2
1237471 토비폭스 망사기원 1562일차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85 0
1237470 몰살루트하는데 코어에서 몬스터가 안 나옴 [2] 언갤러(112.157) 01.18 125 0
1237469 그 델타룬이 언더테일 후속작맞지? [4] 냥문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174 0
1237468 진짜 가면갈수록 궁금한거 있음 [3] 뉴비ㅣ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137 0
1237467 몰살루트에서 죽은 파피루스를 따라 자1살하는 샌즈 글 [5] 웡웅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191 4
1237466 샌즈야짤 그림 [23] 샌즈파피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807 18
1237464 근데 말이야 [7] 뉴비ㅣ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52 2
1237463 그림그려왔는데 [7] 뫈에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378 21
1237462 (스포)언옐 액시스 전투 한국어자막 만들어왔어요 [1] 언갤러(223.38) 01.17 137 5
1237460 응애 짤신받음 [8] 언갤러(223.38) 01.17 121 1
1237459 토비폭스 망사기원 1561일차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84 0
1237457 예전에 본 언더테일 팬게임 있었던것 같은데 아는사람 [2] 언갤러(14.55) 01.17 122 0
1237456 델타룬 그릴거 추천좀 [5] 언갤러(115.138) 01.17 108 0
1237455 델타룬 언제나오냐고? [1] 크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53 0
1237454 프리스크 수산화나트륨 먹이고 싶다(싶다글)(부숨주의) [6] 자괴감정(118.223) 01.17 159 0
1237453 오랜만에 고어프리문학 보고싶다 [4] 원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18 1
1237451 몰살 뛰는데 토리엘 어카냐 [1] 언갤러(218.236) 01.17 102 0
1237450 아스만지작차라(낙서) 자괴감정(211.114) 01.17 133 2
1237449 시발방금 불살 엔딩봤는데 [4] 언갤러(218.236) 01.17 110 0
1237448 크리스이시발놈 못참겠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57 1
1237447 언텔 옐로우 번역러 근황좀 [2] 언갤러(112.152) 01.17 149 0
1237446 1회차인데 언다인 이거 어캄 [4] 언갤러(222.118) 01.17 100 0
1237445 아빠가 만화 그리는 거 봤는데 [1] 튜드(121.166) 01.17 114 0
1237444 념글 로켓에서 아이디어 얻음 [2] 언갤러(223.38) 01.17 180 6
1237443 차라 그림 [3] 언갤러(183.103) 01.17 144 4
1237442 언더테일이나 공식 이벤트 중에 마음에 들었던 거 있음? [2] 언갤러(1.238) 01.17 90 0
1237441 AU) What comes after - 133 (기사 1) [8]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299 13
1237440 더스트테일 번역 [2] 골영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158 5
1237439 확실히 언더테일 연령대가 좀 낮구나 ㅇㅇ(223.39) 01.17 155 1
1237438 로켓착용한채로 뉴비ㅣ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71 1
뉴스 베이비복스, 14년 만에 예능 완전체... ‘전참시’ 뜬다 [공식] 디시트렌드 01.17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