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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장미무덤앱에서 작성

야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05 18:34:19
조회 87 추천 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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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살루트후에 괴물들이 지상으로 올라온지 얼마 안됐을 때, 프리스크가 교통사고로 죽는다는 내용임. 원래는 남겨진 괴물들의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냥 앞부분만 썼음. 여기서 장미 무덤은 밟힌 꽃잎이 시체처럼 보인다는 것에서 '은유적'으로 쓴 표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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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생활에 적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괴물들은 이 낯선 세계에서 어떻게든 자리 잡으려 애쓰고 있었고, 프리스크는 언제나처럼 그들의 중심에 서 있었다. 사람과 괴물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 아이의 다짐은 흔들리지 않았다. 학교에 다니고, 정부 관계자들과 협력하고, 괴물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자청했다. 샌즈는 그 모든 걸 멀리서 지켜봤다. 여전히 게으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할 때면 한걸음 뒤에서 그 아이를 도왔다. 뭐, 그래 봤자 프리스크가 너무 앞서가려고 하면 슬쩍 농담을 던지며 속도를 늦추게 하거나, 너무 무리하면 눈치채지 못하게 간식을 하나 더 사 주는 정도였지만.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고, 다들 조금씩 평온한 삶에 적응해 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프리스크가, 죽었다.

사고였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이었다고 했다. 초록 불이 들어왔고, 프리스크는 늘 하던 대로 길을 건넜다. 그런데 저쪽에서 달려오던 차 한 대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멈출 생각조차 없었던 것 같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조차 없었다고 했다. 프리스크는 그대로 차에 치였다. 그 순간을 직접 본 건 아니었지만, 샌즈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작은 몸이 공중으로 튕겨 오르고, 곧바로 도로 위에 떨어지는 모습.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운전자는 멍하니 핸들을 움켜쥔 채 차에서 내려오지도 못했겠지. 어디선가 구급차가 달려오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누군가가 허둥지둥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미 없었다.

프리스크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샌즈는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그게 농담이길 바랐다. 누군가가 장난스럽게 "이거 봐, 네 반응 보고 싶어서 장난 좀 쳐봤어." 하고 말해 주길 바랐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프리스크는 죽었고, 샌즈는 지금 장례식장에 와 있었다. 그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인간과 괴물이 뒤섞인 모습은 여전히 낯설었지만, 오늘만큼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토리엘은 조용히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었고, 언다인은 어딘가를 노려보며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알피스는 잔뜩 움츠러든 채 가만히 서 있었고, 메타톤은 평소와 달리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파피루스는 보이지 않았다.

샌즈는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지만, 동생은 어디에도 없었다. 파피루스라면 당연히 여기에 있어야 하는데, 아마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숨은 걸지도 몰랐다. 그렇다고 해서, 오지 않은 건 아닐 것이다. 그는 조용히 관 앞으로 걸어갔다. 투명한 유리 덮개 너머로 보이는 프리스크의 얼굴은 마치 평온하게 잠든 것 같았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천천히 손을 뻗었다가, 결국 닿지 못한 채 손을 거두었다.

"…그래, 이러면 너도 쉴 수 있겠네."

무의식적으로 내뱉은 말이었다. 하지만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모르겠었다. 정말로 이게 '쉼'이 맞는 걸까?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아, 그렇다. 마지막으로 함께 갔던 곳이 생각났다. 프리스크와 그가 자주 찾았던 공원. 그들은 그곳을 ‘장미 무덤’이라 불렀다. 사실 정식 명칭은 따로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떨어진 장미 꽃잎들은 마치 시체처럼 보였고, 바람에 쓸려 흩어지는 모습이 꼭 누군가의 흔적을 지우는 것처럼 느껴졌기에, 둘만의 별명을 붙였다.

"꼭 무덤 같지 않아?"

프리스크가 처음 그 말을 했을 때, 샌즈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다.

"음, 그래도 향기는 나쁘지 않잖아."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말도 참 무의미했다. 이제 그곳에 다시 가면, 프리스크의 흔적이 남아 있을까? 그 공원에 떨어진 꽃잎들 사이에서, 여전히 그 아이의 발소리가 들릴까? 장미 무덤이 아니라, 그냥 공원이었을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샌즈는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그날, 프리스크가 조금만 더 조심했더라면. 아니, 그런 가정은 아무 소용없었다. 프리스크는 이제 어디에 있을까. 적어도, 장미꽃 밟히는 소리가 들리는 곳이라면 외롭진 않겠지. 샌즈는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잘 가."

***

로즈마리의 텁텁한 허브 향이 공기를 타고 감돌며, 젖은 스웨터에서 배어나온 눅눅한 섬유 냄새와 뒤섞였다. 코끝을 스치는 그 냄새는 어쩐지 따뜻하면서도 씁쓸했다. 흑적색 겨울 장미들은 한낮의 폭설 아래 엎드려 있었다. 하얀 서리와 물기를 머금어 유독 어두운 색조를 띠고 있었다. 눈이 내린 지 오래 지나지 않았음에도, 꽃잎들은 이미 축축이 눅진해져 발에 달라붙었다. 장미잎 다섯 조각. 발자국을 남길 때마다 바닥에 스미듯 깔린 붉은 잎들이 질척한 소리를 냈다. 슬리퍼 밑창에 눌린 채 형체를 잃어가는 꽃잎. 한 번 밟히면 끝이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다시 피어날 수도 없는 것들. 샌즈는 천천히 걸었다. 조그마한 꽃잎 시체들이 수북이 쌓인 장미 무덤을 밟으며. 붉은 파편이 쓸려나가는 걸 보면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다리가 풀렸다.

그는 휘청이며 그대로 장미 무더기 위로 쓰러졌다. 축축한 꽃잎들이 옷에 들러붙었다. 감각은 둔해지고, 폐로 들이마시는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목구멍이 타들어 가듯 아팠다. 어쩌면 그건 감기 때문이 아니라, 깊숙이 삼켜버린 슬픔 때문이었을지도 몰랐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뺨을 타고 떨어진 그것이 얼어붙은 장미 위로 떨어지며 작은 방울을 만들었다.

네가 사라진 후, 남겨진 이들은 방향을 잃었다. 그들은 살아야 하는 이유조차 알지 못한 채, 그저 부유하고 있었다. 네가 없다는 사실은 단순한 상실이 아니었다. 그것은 남아 있는 자들이 표류하게 만드는 계기였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네 죽음을 받아들였다. 누군가는 울음을 터뜨렸고,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어떤 이는 분노했고, 또 다른 이는 네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끝끝내 부정했다. 이해할 수 없는 감정. 어떻게든 표현하려 해도, 어디에서도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없는 감정. 그들이 품고 있던 것은 애도라기엔 너무 혼란스럽고, 후회라기엔 너무 늦어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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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 왜 이렇게 많이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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