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건의 엔진에서 출력과 연비는 반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력을 높이려면 그만큼 많은 연료가 필요하니 연비가 떨어지고 반대로 연비를 높이려면 출력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1세기 넘는 세월 동안 내연기관 기술력은 발전을 거듭했고 현재는 1,000cc 엔진으로도 20여 년 전 2,000cc 엔진에 버금가는 출력과 그 이상의 효율을 낼 수 있다. 내연기관의 시대의 끝이 예정된 2035년부터는 새로운 엔진 기술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과거 30% 수준에 머물렀던 내연기관의 열효율은 2020년대 들어 물리학적 한계치로 알려진 40%까지 올라왔는데, 여기에 기여한 첨단 기술 한 가지를 살펴보자. 가변 밸브 제어 시스템은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4~5%가량 상승시킬 수 있어 발표 당시 큰 충격을 줬으며 현행 내연기관 자동차의 필수 시스템으로 여겨진다.
글 이정현 기자
가변 밸브 제어 시스템 개폐 시점, 열림량 제어
자동차 엔진의 실린더 헤드에 달린 흡기 및 배기 밸브는 엔진 내부로 연료와 공기를 넣어주고 연소 가스를 배출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밸브를 여닫는 캠샤프트의 형상에 따라 밸브가 여닫히는 타이밍, 열림량 등이 결정된다. 밸브 열림량을 늘려주는 하이캠이 장착된 엔진은 더욱 많은 혼합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줘 고속에서 높은 출력을 발휘하지만 저속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져 엔진 떨림 현상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엔지니어들은 필요에 따라 밸브 열림량과 개폐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노력했고 1992년 포르쉐가 ‘배리오캠(Vario Cam)’이라는 최초의 가변 밸브 타이밍(CVVT) 기술을 선보였다. 2001년 BMW는 이보다 진보한 가변 밸브 리프트(CVVL) 기술 ‘밸브트로닉(Valvetronic)’을 업계 최초로 개발해 현재는 양산차 대부분에 적용되고 있다.
효율 개선 한계에 봉착 장점 합친 CVVD 등장
이 두 가지 시스템은 엔진의 성능과 효율을 끌어올려 주는 혁신적인 사양이었지만 한계가 존재했다. CVVT의 경우 밸브 열림량이 고정되어 있어 고회전 영역에서는 흡입량이 부족해 출력이 떨어지거나 저속 영역에서 배기가스 배출이 원활해지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CVVL은 밸브 열림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지만 개폐 시점이 고정되어 성능과 연비 중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이다. 이는 CVVT와 CVVL을 합친 개념으로 밸브의 개폐 타이밍, 열림량을 모두 조절할 수 있다. CVVD는 놀랍게도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쏘나타 센슈어스, 아반떼 N 라인 등에 탑재했는데, 밸브가 열려 있는 시간을 1,400단계까지 제어할 수 있는 정밀함을 갖췄다.
성능, 연비 모두 잡았다 배출가스 저감도 가능
CVVD 기술이 탑재된 엔진은 낮은 출력만으로도 충분한 정속 주행 상황에서 흡기 밸브를 조금만 열어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연비를 개선해 준다. 반대로 엔진 힘을 최대한 활용하는 가속 주행 상황에서는 흡기 밸브를 일찍 닫아 토크를 향상시켜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최적의 밸브 개폐 타이밍을 구현해 유효 압축비를 4:1에서 10.5:1까지 폭넓게 조절할 수 있으며 연소 효율을 높여 배출가스를 줄여주기도 한다. 현대차에 따르면 CVVD 기술이 적용된 엔진은 성능과 연비가 각각 4%, 5% 이상 향상되며 배출가스는 12% 이상 저감할 수도 있다. 다만 해당 수치는 CVVD를 흡기 밸브에만 적용했을 경우로 이를 배기 밸브에도 모두 적용한다면 배출가스를 50%까지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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