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2023 서울 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에서 기아는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전날 월드 프리미어 영상과 함께 상세 제원이 공개됐기 때문인지 관심도가 높았고, 이는 행사 첫날인 31일 관람 열기로 이어졌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30일 미디어 콘퍼런스 이후 기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는데, 가장 이목을 끌었던 문장은 EV5의 국내 출시 계획이었다. 송 사장은 중국에서만 공개된 EV5를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국내에서도 내놓을 것”이라고 답했다.
글 김현일 기자
중국 전략형 모델 EV5
EV9 똑닮은 준중형 SUV
기아는 지난달 20일 중국 상하이에서 ‘기아 EV 데이’ 행사를 열고 EV5 콘셉트카를 최초 공개했다. EV9 압축판이라고 불리는 EV5는, 준중형급 차체에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등 EV9의 디자인 요소를 대거 주입한 전기 SUV이다. EV5는 중국 시장 재기를 노리는 기아의 첫 전기차이며 전량 옌청공장에서 현지 생산할 방침이다.
송호성 사장은 EV5의 현지 반응을 묻는 질문에 “기아가 중국에서 전기차를 론칭한다는 게 확실히 발표됐기 때문에 미디어에서 큰 반응을 보였다”라고 답했다. EV5는 중국은 물론 국내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고, 이는 국내 도입 계획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기존 EV5는 도입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였기에 그의 대답은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데, 과연 EV5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상품성 좋은 준중형 SUV
경쟁 위한 모델은 아닐 듯
결론부터 얘기하면 EV5는 판매량보단 차종 스펙트럼을 위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송호성 사장은 중국 시장 전략에 대해 “가격보단 상품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EV5엔 EV9의 각종 첨단 사양이 탑재될 가능성이 큰데, 이른바 ‘그돈씨’ 공식이 철저하게 작용하는 국내시장에서 상품성 좋은 준중형 SUV는 매력도가 떨어진다.
이에 더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토레스 EVX 등에서 볼 수 있듯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요소는 ‘가성비’다. 각종 첨단·안전 사양을 탑재한 디 올 뉴 코나는 신차효과가 무색할 만큼 저조한 성적을 거둔 반면, 트랙스는 4영업일 만에 사전 계약 1만 건을 돌파했다. 심지어 EV5의 예상 제원은 토레스 EVX보다 작은 수준이므로 판매량 경쟁은 무리가 있다.
EV9 가격에 추측 난무
구독 서비스 논쟁까지
한편, 가성비 트렌드가 떠오름에 따라 기아 EV9의 출시 가격에도 관심이 쏠린다. 물론 플래그십 모델이기에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진 않겠지만, 송호성 사장의 발언에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송 사장은 EV9 가격 정책에 대해 “국내 전기차 보조금 100%는 못 받겠지만, 최대한 많이 해서 50%는 받을 수 있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전기차 보조금은 못 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지만, 최대한 맞춰 8,500만 원 안쪽에 설정하겠다’라고 해석되어 기존 예상 가격인 7천만 원 후반을 넘어 8,500만 원에 거의 근접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더해, EV9은 국산차 최초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는 만큼 소비자들의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과연 5월 초 사전 계약 이후 EV9에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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