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실내 공간과 개선된 주행 질감, 높은 운전석 시야 등 활용도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최다 판매 모델은 68,902대의 기아 쏘렌토였고, SUV가 판매 1위를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쏘렌토의 활약과 더불어 시장 점유율은 점점 더 SUV로 기우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중 SUV의 비중은 2020년 52.3%에서 이듬해 56.2%로 뛰더니 지난해 60.5%를 기록했다.
글 김현일 기자
SUV 강세는 세계적 추세 업계 판매 전략도 일조
SUV의 높은 판매량은 업계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차체 하부에 커다란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 특성상 SUV는 설계가 용이하며, 파워트레인과 무관하게 다른 차종보다 수익성이 높다 보니 대다수 브랜드가 SUV 라인업을 보강하고 있다.
덕분에 SUV 강세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JATO Dynamics(자토 다이내믹스)가 152개국 시장 판매 데이터를 합산한 결과, 지난해 SUV 차종 글로벌 판매량은 3,280만 대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전체 시장에서 SUV의 비중은 42%였는데, 유럽과 미국 등 특정 시장의 인기 차종이 해치백이나 픽업트럭으로 분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굉장한 수치다.
씨 마르는 세단 올해는 좀 다르다?
SUV 전성시대가 도래하면서 정통차로 인식되던 그랜저를 포함한 세단 차량은 존재감을 잃고 있다. 작년 국내 완성차업계 세단 생산량은 105만 2,620대로, 10년 만에 60% 이상 급감했다. 인기 하락은 곧 대대적인 전략 수정으로 이어졌고, 대부분 모델이 단종되거나 위기인 상태다.
그러나 올해 초반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현대 디 올 뉴 그랜저는 1~4월 4개월 동안 판매량 1위 자리를 수성하며 누적 3만 9,84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3월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 이후 지난달 5,243대가 팔리며 판매차트 5위에 이름을 올렸고, 제네시스의 주력 모델 G80은 꾸준한 인기로 매달 TOP10에 진입하고 있다.
주력 모델 신차 대거 등장 세단, 자존심 지킬 수 있나
그랜저를 포함한 세단이 SUV 점유율을 역전하는 극적인 상황은 절대 나오지 않겠지만, 올해 판매량을 어느 정도 회복할지는 관전 포인트이다. 지난달 출시된 쏘나타 디 엣지와 하반기 부분변경을 앞둔 기아 K5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 두 차량은 차세대 모델 계획이 불투명하므로 어쩌면 마지막 불꽃이 될 수도 있다.
다만, SUV 역시 라인업이 만만치 않다. 하반기 데뷔를 앞둔 쏘렌토 페이스리프트와 싼타페 풀체인지는 거대한 시장 파이를 기반으로 신차 효과를 노린다. 아울러, 가성비 전략을 앞세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KG모빌리티 토레스 EVX 등 매력적인 선택지도 대부분 SUV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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