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 A씨는 최근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를 생애 첫 차로 구입했다. A씨는 “경차는 너무 작아서 소형차를 사고 싶었는데 그나마 그 크기에 가까운 베뉴는 가격이 아반떼랑 맞먹는다”라며 “어쩔 수 없이 돈을 더 들여 아반떼를 샀다”라고 말했다.
한때 현대 엑센트와 기아 프라이드 등 소형 세그먼트가 존재했지만 지금은 국내에서 이들을 만나볼 수 없다. 엑센트는 올해 6세대로 풀체인지를 거쳐 명맥을 잇고 있으나 여전히 내수 시장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합리적인 가격의 소형차가 점점 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 이정현 기자
판매 비중 고작 0.1% 아반떼가 중형차라고?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등록된 승용차 1,473만 2,287대 중 소형차는 1만 3,091대밖에 없었다. 전체의 0.1%에 불과한 비중이다. 반면 중형은 절반 이상(59.1%)인 870만 4,412대, 대형은 458만 2,191대(31.1%)였으며 각종 제도적 혜택이 있는 경차는 143만 2,593대(9.7%)로 나타났다.
통계에서 소형차의 비중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법적으로 소형 기준을 충족하는 신차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 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전장 4.7m, 전폭 1.7m, 전고 2m 이하의 차체 크기에 배기량 1.0L 이상 1.6L 미만의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 소형차로 분류된다. 한 예로 아반떼 1.6 가솔린 모델은 배기량이 1,598cc로 기준을 충족하지만 전장, 전폭은 이를 초과해 중형차에 해당한다.
‘하차감’에 밀린 소형차 전기차에도 불리한 구조
해당 차종이 소멸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점점 높아지는 국내 소득 수준이 언급된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여행을 다니기 위해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차를 찾게 되고 그 결과 중형 및 대형 SUV의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차가 곧 사회적 계급인 풍조에 따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하차감’을 중시하게 돼 자연스레 외면당했다는 의견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일각에서는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어쩔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의 전기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등 성능에 한계가 있어 배터리 용량이 큰 차가 주행 가능 거리 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소형의 차체 크기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기에 현재의 전기차 시장이 중형, 대형 전기차 위주로 형상됐다는 것이다.
있던 소형차도 없앤다 점점 좁아지는 선택권
이와 별개로 완성차 업계가 의도한 흐름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아 중대형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대 들어 완성차 업계는 소형차 생산을 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지난 2020년 해당 라인업을 줄여 나가겠다고 밝혔으며 폭스바겐 또한 작년 경형 해치백인 Up!의 후속 없이 프리미엄 모델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쉐보레는 2020년 소닉의 단종을, 아우디는 작년 소형 해치백 A1과 소형 SUV Q2의 단종을 예고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급차 1대를 팔면 소형차 100대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라면서도 “소비자의 선택권이 점차 좁아지는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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