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발‘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대중교통 인프라 가운데 버스는 가장 필수적인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지하철은 도입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광역시 이상 도시에서만 운행되지만 버스는 도로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농어촌의 경우 버스에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머지않아 이마저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올해 중으로 고상버스 라인업 일부에 대해 단종 수순을 밟는다.
정부의 저상버스 의무화 줄어드는 고상버스 입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에어로타운, 그린시티와 에어로시티 등 고상버스 라인업 단종 계획을 상용차 영업 일선에 통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고상버스는 계단을 올라 승차하는 버스로 개방감이 뛰어나며 하부 공간 적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는 특성상 교통 약자의 승하차가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월 19일부터 시내버스 및 농어촌, 마을버스를 교체할 경우 저상버스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정했다. 좌석형 버스 또한 2027년부터 저상버스로만 도입해야 한다. 업계는 이러한 이유로 고상버스의 입지가 좁아져 현대차가 자연히 단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시내버스 생산 라인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노면 굴곡 심한 농어촌 저상버스는 부적합해
현대차의 이 같은 결정에 운수 업계는 “별다른 대안도 없이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라며 크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저상버스는 노면 굴곡이 적은 도심 운행을 고려해 설계된 만큼 고갯길 노선이나 일부 비포장도로가 섞인 노선에서의 운행이 어렵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고상버스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가 이런 상황을 대비한 예외 조항을 두긴 했으나 현대차가 고상버스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면 선택지가 통째로 사라지는 셈이 된다.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자일대우버스가 도심형 고상버스를 생산했으나 작년 7월 국내 생산 시설을 철수하며 해당 세그먼트는 현대차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외엔 제조사 없어 중국산 버스 수입할 수도
업계 관계자는 “시급한 사안은 아니지만 고상버스는 현대차 외에 딱히 대안이 없어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현대차가 고상버스 라인업을 완전히 정리한다면 안전성,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고상버스를 수입해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전했다.
한편 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및 농어촌 버스는 3만 7,328대에 달한다.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이 약 30%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략 2만 6천 대가 고상버스인 셈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고상버스 단종 결정은 줄어드는 수요로 인한 선택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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