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8일 오전 9시까지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 건수가 1,355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중고차 구매를 계획 중인 소비자들은 침수차 매물이 중고차 시장에 대거 유입될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작년 7월에는 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폭우에 침수된 차량이 온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에 무사고 매물로 등록되어 논란 끝에 삭제되기도 했다. 현재도 일부 악덕 중고차 딜러들이 침수 차량을 무사고 매물로 둔갑해 판매하는 일이 끊이지 않으며 그 수법도 갈수록 영악해지고 있다. 침수 중고차 피해를 예방할 방법들을 자세히 다뤄보았다.
‘카히스토리’ 접속 침수 여부 확인부터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에서 미리 관심 매물을 정하고 실물을 보러 가는 요즘, 매물을 직접 보러 가기 전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카히스토리’ 홈페이지에서 침수 사실을 포함, 사고 여부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관심 매물의 차대번호 혹은 차량번호(번호판)을 입력하고 침수 여부를 먼저 확인해보자.
아무런 확인 없이 매물을 보러 갔다가 그제서야 침수 사실을 확인하는 황당한 일을 어느 정도 방지해준다. 다만 보험으로 처리되지 않고 자비로 수리한 침수차나 보험 신고가 누락된 차량은 침수 사실이 조회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카히스토리에서 침수 이력이 뜨지 않고 해당 매물이 마음에 든다면 이제 직접 가서 확인할 차례다.
전 좌석 안전벨트 확인 에어컨, 배선 살펴봐야
악덕 중고차 업자들은 침수차를 멀쩡한 매물처럼 둔갑시키기 위해 여러 부품들을 교환한다. 과거에는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오염 부분을 확인해볼 수도 있었으나 요즘은 안전벨트까지 신품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있어 이 방법만으로는 확인이 어렵다. 앞좌석 안전벨트에 비해 교환이 까다로운 뒷좌석 안전벨트도 모두 끝까지 당겨보자.
최대한 많은 부품을 교환하고 건조 과정을 거쳤더라도 침수차 특유의 퀴퀴한 냄새는 빠지지 않는다. 선루프를 포함한 차의 모든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작동해 악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퓨즈박스나 각종 배선 등 침수 시에만 오염되는 부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배선을 벌렸을 때 흙먼지, 물 자국 등이 있다면 침수차량이라고 볼 수 있으며 ECU, BCM 등 메인 전장품에 표기된 제조일과 차량 제조일도 대조해봐야 한다.
“난 차알못인데..” 전문가 동행 권장
철저한 확인에도 불구하고 침수차를 구매했을 경우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중고차의 누적 주행 거리, 사고, 침수 사실 등이 거짓으로 고지되거나 고지되지 않은 경우 구매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매매계약을 해지, 환불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감정 소모가 따르는 만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직접 침수차 여부를 확인할 자신이 없다면 전문가 동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자동차 정비 경력이 있는 전문가가 동행해 침수 여부뿐만 아니라 사고 여부, 추가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해주며 가격 협상을 대신 진행해주기도 한다.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좋은 매물을 가려낼 수 있어 권장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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