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최초의 준대형급 전기 SUV이자 기아 전동화 라인업 최상위에 위치한 EV9. 출시 당시 콘셉트카와 거의 일치하는 디자인으로 큰 화제를 모았지만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인해 실제 판매량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하위 트림인 에어 2WD 기준 시작 가격이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하고도 7,337만 원에 달하며 가능한 모든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1억 1천만 원대까지 치솟는다. 이 정도 가격 범위라면 수입 럭셔리 브랜드까지도 가시권에 들어오는 만큼 굳이 EV9을 선택한 소비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8월 국산차 판매량에 나타난 EV9의 실적은 초라한 수준이었는데, 업계에서는 더 저렴한 염가형 모델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결함에도 끄떡없는 그랜저 EV9은 세 자릿수에 그쳤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국산차 판매량 부동의 1위는 현대차 그랜저(8,820대)였다. 역대 최다 수준의 무상 수리, 리콜 등 결함 이슈에도 불구하고 그랜저의 네임 밸류는 꺾이지 않았다. 2위는 기아 쏘렌토(7,176대)로 지난달 5위에서 3계단 뛰었으며 현대차 포터(5,987대), 기아 스포티지(5,210대), 기아 카니발(4,937대)이 뒤를 이었다.
한편 기아 EV9은 408대로 37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67.4% 떨어진 수준이며 제네시스 G90(1,054대), 르노코리아 QM6(685대), KG모빌리티 티볼리(639대)에도 못 미친다. 지난 6월 중순부터 출고가 시작된 EV9은 이달 1,334대, 7월 1,251대 판매됐으며 세 자릿수로 떨어진 건 8월이 처음이다.
목표 판매량 도달 어려울 듯 염가 트림이라도 도입해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EV9의 올해 목표 판매량을 내수 1만 6천 대, 해외 3만 4천 대 등 5만 대로 설정했다. 하지만 8월 기준 내수 시장 누적 판매량은 2,993대에 불과해 목표 달성을 위해선 남은 9~12월 석 달 동안 월평균 4,336대를 판매해야 한다. 업계는 비싼 가격뿐만 아니라 출시 직후 터진 갖가지 결함이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이에 최근 동력 상실 문제에 대한 리콜 조치에 이어 소프트웨어 오류 4가지에 대한 무상 수리도 시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북미, 호주 시장에 출시될 저가형 트림을 국내에도 출시해 가격이라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내수형 모델의 99.8kWh 배터리 대신 76.1kWh 배터리로 부담을 줄인 수출형 ‘라이트’ 트림은 가격 문턱을 내수형 대비 600만 원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판매량 1위 탈환 중견 3사는 하락세 지속
마지막으로 8월 국산 브랜드별 판매량을 짚어보았다. 지난달 기아에 1위를 빼앗겼던 현대차는 8월 4만 4,166대를 팔아 2,043대 차이로 기아(4만 2,123대)를 누르고 1위 자리에 다시 올랐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9,180대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을 합하면 91.6%에 달한다.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 등 중견 3사의 점유율은 여전히 내리막이다. 한때 국산 승용차 월 판매량 2위까지 올라왔던 토레스는 신차 효과가 떨어져 25위(1,592대)에 그쳤다. 한동안 소형 SUV 시장 2위를 지키던 트랙스 크로스오버 역시 전월 2,807대에서 2,129대로 감소해 현대차 코나(2,340대)에 추월당했다. 신차 가뭄 상태가 지속되는 르노코리아는 1,502대로 올해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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