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현대차, 기아와 같은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된 바 있으나 2019년 보호 기간이 만료됐다. 중고차 업계는 그해 11월 적합 업종 재지정을 요청했으나 3년이 흐른 2022년까지 결정이 미뤄졌으며 결국 지정이 해지되었다.
한편 현대차, 기아는 2020년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기존 중고차 업계의 반대가 상당했지만 결국 현대차는 오는 10월부터 인증 중고차 사업을 개시할 전망이다.
수익 창출은 주목적 아니야 “기존 업계와 협력 추진”
그동안 소비자들은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내심 바라고 있었다. 중고차 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미끼, 허위 매물, 사고 이력 은폐, 강매 등의 문제가 마침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쉽게 말해 막강한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이 기존의 악덕 중고차 업자들을 몰아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였겠지만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 목적은 따로 있었다.
앞서 작년 현대차와 기아는 “전반적인 중고차 품질과 성능 수준을 향상해 시장 신뢰를 높이고 중고차 산업이 매매업 중심에서 벗어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도록 기존 중고차 업계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단순 발표에 그치지 않고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사업 진출 준비 과정에서 행동으로 드러났다.
자발적으로 판매량 제한 매물 선정 기준도 엄격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중고차 사업자들을 보호하고자 스스로 판매량 제한을 걸어놓은 상태다. 현대차는 오는 2024년 4월 30일까지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2.9%로 제한하며, 2024년 5월 1일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는 4.1%를 넘기지 않기로 했다. 기아는 2024년 4월 30일까지 2.1%, 2024년 5월 1일부터 2025년 4월 30일까지 2.9%로 제한했다.
또한 판매할 매물도 차령 5년 이내, 누적 주행 거리 10만km 이내의 자사 차량 중 200여 가지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매물로 한정한다. 이는 기존 중고차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임과 동시에 자사 품질 관리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겠다. 중고차 매입은 자사 신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이전에 차던 중고차 매입을 요청할 경우에만 진행할 방침이다.
KG모빌리티도 진출한다 이르면 내년 사업 개시
한편 중견 완성차 제조사인 KG모빌리티와 렌터카 업체인 롯데렌탈 역시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 KG모빌리티는 지난 3월 중고차 진출 계획을 발표했으나 중고차 업자들의 반대로 인해 6월 사업 개시에 대한 일시 정지를 권고받았고 향후 심의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르면 내년 KG모빌리티 역시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롯데렌탈은 지난달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 ‘마이카 세이브’를 출범했다. 3~5년간 장기 렌트 후 반납된 중고차를 온라인 직거래로 렌트 및 판매하는 방식이다. 롯데렌탈은 오는 2025년까지 온라인 거래용 중고차 물량 5만 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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