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표 국민차, 아빠차타이틀을 달고 인기를 누렸던 국산차 쏘나타. 언제부턴가 SUV와 RV에 입지를 빼앗기며 존재감이 줄더니 급기야 단종설까지 돌기도 했다. 쏘나타 단종 여부에 관해선 확정된 바 없으나 국민차 타이틀을 잃었음은 확실해진 분위기였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놀라운 변화가 포착됐다. 지난달 판매량 순위에서 쏘나타가 상위권에 든 것이다. 심지어 작년 총판매량 1위였던 그랜저마저 제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주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국산차 4위 차지했다 세단 한정으로는 1위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6월 내수 판매량 통계에 따르면 현대차 쏘나타는 5,712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산차 기준 4위에 등극했다. 현대차 그랜저와 제네시스 G80, 기아 K5등 내로라하는 세단 모델을 모두 제치고 거둔 성적이다. 그랜저는 5,703대, G80는 3,656대, K5는 2,932대로 각각 5위, 12위, 15위를 기록했다.
쏘나타보다 많이 팔린 모델은 기아 카니발(8,097대), 쏘렌토(7,307대), 스포티지(5,815대)로 3개 차종뿐이고 모두 SUV, RV 차량이다. 그랜저와의 격차는 단 9대에 불과하지만 쏘나타가 세단 부문 1위를 탈환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아울러 쏘나타의 올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2만 2,534대로 전년 동기(1만 5,969대) 대비 41.1%의 증가율을 보인다. 국산 세단 중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한 모델은 쏘나타가 유일하다.
택시 부활 영향 컸다고 판매 절반이 택시 사양?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쏘나타가 갑자기 놀라운 반전을 보여준 비결은 무엇일까? 업계는 쏘나타가 다시 국민차 지위를 되찾았다기보단 지난 4월 재출시된 택시 모델의 역할이 컸다고 보고 있다. 전기 택시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쏘나타 택시가 재출시되자 택시 업계 수요가 쏠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쏘나타는 작년 5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디 엣지’ 출시 후 월평균 2천~4천 대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5월 갑자기 6,241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요즘 쏘나타 판매량의 절반 정도는 택시가 차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영업 일선에 따르면 쏘나타 택시의 납기가 약 1년에 달하는 만큼 어느 정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
K5 택시도 부활 움직임 일시적 현상에 그칠까?
한편 쏘나타 택시의 대박 이후 기아는 단종됐던 K5 택시 부활 움직임을 보인다. 현대차와 달리 중국 생산분을 들여오지 않고 현재 판매 중인 일반형 LPi 모델을 택시 사양으로 개조해 국내 화성 3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3분기 중으로 K5 택시가 출시될 전망인데, 이후에도 쏘나타가 지금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현대차와 기아가 준중형, 중형 세단 판매량을 차급에 따라 ‘몰아주기’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각 브랜드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모델을 단종하고 살아남은 모델에 수요를 몰아준다는 것이다. 이미 기아는 준중형 세단 K3를 이달 중으로 단산해 아반떼의 독점이 확실해졌으며, 현대차는 쏘나타의 모델 수명이 다하는 대로 후속 없이 단종해 K5만 남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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