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서 여덟 살 어린이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할머니의 손을 꼭 붙잡고 가던 아이는 검은색 SUV 차량에 치여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가해 차량은 멈추어 서서 아이를 살피기는커녕 곧바로 도주했다. 피해 아동은 치료를 받았지만 보조장치 없이는 걷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이의 가족들은 큰 충격에 휩싸여 불면증까지 얻은 상태다.
사고가 난 장소는 일방통행 골목길이다. 좁지만 아파트 단지와 대형마트 주차장, 지하철 등 다양한 주변 시설과 연결돼 통행량이 많다고 전해진다. 이곳을 자주 지나던 사람들은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원도 주변에 많아 사고가 날 가능성이 커 보였다고 말했다.
이면도로 지나는 보행자 자동차 눈치 볼 필요 없다
2022년 4월 개정된 도로교통법으로 인해 보도·차도의 구분과 중앙선이 없는 도로에서 보행자는 도로의 어느 부분이든 통행할 수 있다. 과거에는 해당 도로에서 보행자가 길 가장자리에 있어야 했다. 당시에는 사고 시 과실이 크게 적용되는 등 보행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개정 후에는 해당 도로 한복판에 걸어 다녀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게 됐다.
이면도로는 쉽게 말해 주택가 도로나 골목길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차량 운전자는 이런 도로에서 보행자를 위해 거리를 확보하고 서행할 필요가 있다. 위반 시 4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됨에도 보행자에게 위협적으로 경적을 울리며 비키라고 강요하는 운전자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여기에 불법 주정차 차량이나 불법 적재물로 사각지대가 많은 만큼 아이들의 사고 위험은 특히 커지게 된다.
사망자 수 감소했지만 보행사고 비중은 여전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8년 34명에서 2022년 18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면도로에 속한 도로에서의 사망자 수는 계속해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아동 보행 사고로 인한 사망 비율도 2021년(43.4%)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60~70% 정도의 비중을 보여준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살펴봐도 이러한 경향이 보인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간의 교통사고 사망자와 보행사고 사망자는 분명 줄어들었다. 표본 자체는 작아졌지만, 전체 사망자 수에서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5년간 36.8%의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서로 배려하는 인식과 조기 교통 교육 필요
운전자도 운전을 끝내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보행자로 바뀐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정책위원장은 서로 배려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또한 교통안전 교육의 내실도 중요하다며 “시설과 법, 제도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의식과 문화다. 독일에서는 15세 미만 아동에게 자전거 안전을 의무적으로 교육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아온 독일의 어린이들이 커서 자동차 운전자가 된다. 그러면 자전거와 신호를 주고받는 것, 서로가 기대하는 양보에 대해 자연스럽게 터득하며 도로 위에서 긍정적인 질서가 확립된다. 이것이 교육의 효과이고, 의식의 변화다”라며 교통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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