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할인 이벤트로 수강료 수천만원을 미리 받은 뒤 폐업한 30대 여성 필라테스 학원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김예영 부장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39)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배상신청인에게 43만2000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학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업이 가능한 것처럼 속여 피해자 67명으로부터 99회에 걸쳐 총 6822만9508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자기자본금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등 무리하게 학원을 운영해왔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학원 개업 전 개인회생으로 채무가 남아있던 A씨는 다른 사람에게 4000만원을 빌려 지난 2018년 4월 서울 송파구에 필라테스 학원을 열었다. 개업 1년 뒤인 2019년 5월 학원 규모를 확장해 고정지출이 증가했지만 매출이 늘지 않아 2019년 하반기부터 가족과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운영비를 충당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2020년 여름경부터는 정상적으로 학원을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게 재판부의 지적이다.
A씨는 수강권을 판매한 뒤 곧바로 폐업하지 않았고, 코로나 이전에는 사업을 확장하는 등 영업이 잘되기도 했다며 피해자들을 기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2019년부터 학원이 적자임에도 할인 이벤트를 통해 수강료를 선납받은 뒤 돌려막기 형태로 사업을 운영했다" 꼬집었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7번에 걸쳐 '그룹레슨 이벤트', '신년 이벤트', '5주년 이벤트' 등 파격적 할인을 내걸어 피해자들을 유인하는 등 폐업 직전까지 수강생을 유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학원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해 임대료 체납 규모가 커지고 있었지만 폐업을 공지할 때까지 강사나 수강생들에게 관련 내용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원을 양도하려 했지만 임대인의 재계약 불가 통보로 갑작스럽게 폐업했다는 A씨 주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도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난 2월 중순부터 미납 임대료와 관리비가 보증금을 초과했다. 3월 초에는 임대료 연체시 계약을 자동 해지하고 건물을 즉시 인도기로 임대인과 합의한 뒤 필라테스 기구를 인터넷에 중고로 내놓았지만 강사들과의 단체 대화방에서 학원을 양도하겠다고만 언급했다"며 "이미 선납 받은 강습료가 1억원에 이르러 이를 승계하는 방식의 양도가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다"고도 했다.
또 재판부는 "사업이 부진해 범행에 이르는 과정에서 코로나 유행 등 A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도 작용했다"면서도 "피고인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현재 환불해야 할 금액이 4200여만원에 이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피해를 회복할 기회를 부여하고자 한다"며 A씨를 법정에서 구속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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