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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인사이트] 휠체어에게도 내비게이션이 필요해, Route4U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19 12:30:33
조회 98 추천 1 댓글 1
모빌리티(mobility). 최근 몇 년간 많이 들려오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해석해보자면, ‘이동성’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도 모빌리티, 킥보드도 모빌리티, 심지어 드론도 모빌리티라고 말합니다. 대체 기준이 뭘까요? 무슨 뜻인지조차 헷갈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몇 년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 중 상당수는 모빌리티 기업이었습니다.

‘마치 유행어처럼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지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어디부터 어디까지 모빌리티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차량호출 서비스부터 아직은 낯선 ‘마이크로 모빌리티’, ‘MaaS’, 모빌리티 산업의 꽃이라는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인사이트가 국내외 사례 취합 분석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하나씩 알려 드립니다.



이동을 편리하게 해 준다는 모빌리티 서비스, 교통약자에게도 그럴까요?

우리는 매일 모두가 각기 다른 이유로 자동차, 지하철, 버스, 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다양한 형태의 이동수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교통수단을 보조하는 여러 모빌리티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죠.

그런데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는 어떨까요? 휠체어를 생각해보죠. 휠체어는 전 세계 인구 중 1%에 해당하는 6,500만 명이 사용하는 이동수단 즉, 모빌리티입니다. 거의 한몸처럼 사용하죠. 일반인이 이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휠체어 이용자가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죠.



지난 4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등록 장애인 수는 약 262만 명(2020년 5월 기준)입니다. 2017년과 비교해 약 4.2만 명 증가했고,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죠. 특히, 사고 발생 시 중상을 입을 수 있는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49.9%로 심각한 고령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애인가구 중 1인 가구 비중도 늘어나고 있는데, 2020년 기준으로 무려 27.2%에 달해요. 많은 사람이 가족 등 지인의 도움을 얻는 것 조차 쉽지 않다는 뜻이죠.

실제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장애인 중 39.8%가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유로는 ‘버스·택시가 불편해서(52.6%)’, ‘장애인 콜택시 등 전용교통수단 부족(17.4%)’, ‘지하철 편의시설 부족(12.1%)’ 순으로 꼽혔구요. 최근 편리하고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선보이고 있지만, 장애인에게는 빛 좋은 개살구처럼 느껴지는, 딴 나라 이야기에 가깝죠.



그러고 보면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길안내 서비스도 휠체어 이용자를 고려한 건 아닌 것 같아요.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요?

다양한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장애인 전용 택시 호출 앱이나 편의시설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 등이 있죠. 그 중에서도 유용한 것은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내비게이션 앱인데요. 위치기반 기술을 활용한 앱을 통해 휠체어 이용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빠르며, 접근하기 쉬운 경로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개인별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죠. 휠체어 이용자의 데이터를 입력하는 겁니다. 연석의 높이나 폭, 경사 및 포장 장애물을 식별해 길을 안내하면, 보다 개인에게 맞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 있나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헝가리의 ‘Route4U’라는 기업을 꼽을 수 있어요. Route4U는 휠체어, 핸드바이크, 유모차 등 상대적으로 불편한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입니다.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를 통해서 쉽게 설치하고 이용할 수 있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업체는 2018년부터 교통약자를 위한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는 이 앱을 통해 맞춤형 경로를 탐색할 수 있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연석의 최대 높이나 폭을 설정할 수 있고,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 경사도까지 설정할 수 있죠. 일정한 폭을 확보해야 한다면, 길의 최소 너비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이용자들은 이런 개인 설정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길을 안내받을 수 있어요. 비장애인 입장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을 섬세하게 고려해 휠체어 이용자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나요?

모바일 앱에서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목적지를 입력해 경로를 검색합니다. 일반 경로찾기 앱과 비슷한데요. 차이가 있다면, 접근하기 얼마나 쉬운가에 따라 다른 색상으로 도로를 표시하는 겁니다. 휠체어로 접근하기 쉬우면 녹색, 접근하기 불편하면 노란색, 접근하기 어려우면 빨간색으로 표시하는 것이죠. 정보가 없다면 회색으로 나타납니다.



설정 메뉴에서 자신의 상황에 따라 둔턱의 높낮이와 경사도 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요.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네요. 어떤 점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을까요?

Route4U는 많은 사람의 참여로 만들어 가는 앱입니다. 도로 상태를 확인할 때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요. 앱을 사용하는 동안에도 이용자가 참여해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덧붙일 수도 있죠. 예를 들어 원래는 사용하기 편한 도로였는데 지금은 장애물이 있거나 도로가 손상된 경우, 사용자가 직접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휴대폰 센서를 이용해 자동으로 도로 상태를 서버에 전송할 수도 있습니다. 센서를 활용해 떨림이 심하다든가 경사 정도를 파악해서 반영하는 식으로요.



일반인도 앱을 설치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참여 정도에 따라서 점수와 배지를 부여해 참여를 독려하죠. 일부 지역에서는 참여 점수를 포인트처럼 이용, 제휴 업체를 통해 아침 식사나 음료 등으로 바꿀 수 있어요.

Route4U는 각 국가의 의회나 공공기관들과 협약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이용자에게 앱을 설치하게 권유하고, 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공공기관에 제공하는데요. 기관에서는 이동이 불편한 인도를 개선하는 데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단순히 현 도로 상태의 길 안내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휠체어 이용자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의미 있는 서비스네요. 국내에도 교통약자들을 위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있을까요?

국회, 정부, 지자체뿐만 아니라 SK, 카카오 등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기술을 활용해 다방면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내비게이션 개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술 수준 자체는 해외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나지 않구요.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1년 사회현안해결 지능정보화 사업을 진행하는 등 다방면으로 교통약자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SKT와 제주시는 오는 11월부터 내비게이션 앱 ‘T맵’을 활용해 T맵 지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높은 연석, 좁은 도로 등 상대적으로 이동하기 힘든 길은 피하고, 휠체어 이용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또한, 휠체어 이용자가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 경로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국내외 지자체와 민간 업체들은 신기술을 활용해 ‘모두에게 편리한 이동성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Route4U 사례처럼 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정계, 학계 및 도시 계획에 관여하는 이해당사자와 공유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이상의 의미를 찾기도 하죠. 이처럼 ‘모두’가 건강하고 편리하게 이동하는 사회, 그것이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진정한 방향 아닐까요?

글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김아람 선임연구원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시장 환경과 기술, 정책, 소비자 측면에서 체계적인 방법론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민간기업과 공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모빌리티 사업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모빌리티 DB 구축 및 고도화, 자동차 서비스 신사업 발굴, 자율주행 자동차 동향 연구 등 모빌리티 산업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모빌리티 인사이트 데이’라는 전문 컨퍼런스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모빌리티 전문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분야의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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