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팀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2022년 하반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각의 스타트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강아지의 비문(코 주름), 고양이의 얼굴 윤곽 사진을 인공지능 촬영해서 반려동물 등록·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스타트업 펫나우. 스케일업코리아는 임준호 펫나우 대표와의 인터뷰로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의 장점, 이 기술로 펫나우가 만들 반려동물 혁신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서비스 탄생의 첫 교두보가 될 해외 진출 전략도 코트라와 함께 논의하고 점검했다.
CES에서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소개하는 펫나우. 출처 = 펫나우
펫나우는 앞서 강아지의 비문 인식 기술을 공개, 세계 규모 기술·기기 전시회 CES 2022에서 최고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덕분에 세계 각국의 정보통신 방송매체로부터 러브 콜을 받아 각종 인터뷰, 방송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 성과를 이어가려고 펫나우는 CES 2023에도 참가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펫나우의 기술과 성과를 눈여겨본 세계 주요 반려동물 기업 관계자들과 만났다. 스케일업코리아는 펫나우가 세계 반려동물 기업을 어떻게 만났는지, 이들과 어떤 서비스를 함께 만들 예정인지, 이 서비스로 반려동물 시장에 어떤 편의와 혁신을 가져다줄 것인지 소개한다.
반려동물에게 안전을, 반려인에게 합리적인 보험료를, 보험사에게는 수익을
펫나우의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는 세계 각국이 운영 중인 ‘반려동물 등록제’의 불편을 해소하고 편의를 높일 기술로 평가 받는다. 지금의 반려동물 등록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반려동물의 몸에 인식표를 매달거나, 몸 안에 인식 칩을 넣는 것이다.
반려동물에게 인식표를 매달 경우 자칫 분실이나 파손 우려가 있다. 늘 인식표를 챙겨야 하니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 불편하다. 반려동물의 몸 속에 인식 칩을 넣는 방식은 더더욱 그렇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고, 특정 진료를 받을 때 의료기기의 오동작을 막기 위해 매번 인식 칩을 몸 밖으로 빼내야 한다. 게다가, 두 방식 모두 등록하기까지 수고와 시간이 많이 든다.
반려동물 등록률이 높으면 보험료 산정, 병원과 호텔에서의 신원 인증을 편리하게 한다. 출처 = 펫나우
반면, 펫나우의 서비스를 쓰면 간편하게 반려동물을 인식하고 등록한다. 강아지의 비문, 고양이의 얼굴 형태는 개체마다 다르다. 따라서 사람의 지문과 같은 용도로 쓴다. 강아지의 비문이나 고양이의 얼굴 형태를 인공지능 카메라로 선명하게 찍고 세밀하게 구분한다. 그러면 사람의 지문 인식처럼 반려동물을 등록, 구분 가능하다.
매번 인식표를 몸에 달 필요도, 반려동물의 몸에 인식 칩을 넣고 뺄 필요도 없다.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우려가 없고 건강에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사진만 찍는 방식이라 등록도, 확인도 간편하다. 등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수 초 가량에 불과하다.
이 장점은 자연스레 ‘반려동물 보험’과 이어진다. 보험에 가입하려면 반려동물 등록은 필수다. 그래야 반려동물이 잘 자라는지, 어떤 병을 앓고 치료를 받았는지 근거로 남긴다. 하지만, 반려동물 등록을 꺼리고 번거롭게 여기는 반려인들이 많아 보험 가입률은 낮다고 한다. 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은 2%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의 모습을 구분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한 마리분의 보험료만 납부하고 실제로는 여러 마리의 보험 혜택을 받는 악용 사례도 있다.
펫나우는 최근 강아지 비문 외에 고양이 얼굴 인증·등록 기술을 선보였다. 출처 = 펫나우
미국 수위의 보험사도 이것을 고민했다.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 편하게 이용할 등록 기술이 있다면 보험 가입 편의를 높여 상품 판매량을 늘릴 수 있다는 계산도 마쳤다. 중복 보험금 수령과 같은 악용 사례도 없앤다. 기술이 독특하고 혁신적인 것이라면 더욱 좋다. 그러면 반려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치열한 보험 시장 경쟁에서 내세울 차별화 요소로도 쓸 것이다.
이에 미국 주요 보험사가 펫나우의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눈여겨봤다. 쓰기 간편하지만, 기존의 반려동물 등록의 단점을 상당 부분 해결한다. 앱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등록 가능하니 자연스레 반려동물의 등록률을 높일 것으로도 기대한다. 이제 막 등장한 기술이라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좋고 CES 최고 혁신상 수상으로 기술력도 증명했다.
반려동물 등록률이 높으면 참고할 자료가 많아지는 덕분에 보험사는 보험료 산정 기준을 명확하게 세운다. 반려동물 유실 특약이나 유실 전용 보험도 만든다. 반려동물 등록 자료와 개체 수, 산정 기준이 없는 보험사는 만들기 어려운 특화 보험이다. 반려인들도 이들 기준을 토대로 보험료 인하나 재산정을 요구한다.
CES에서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소개하는 펫나우. 출처 = 펫나우
임준호 대표는 최근 미국의 한 생명보험사로부터 새로운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보험은 손해보험이지만, 규제가 개선된 덕분에 생명보험사도 다루게 됐다. 펫나우는 이 기회를 살려 미국 반려동물 보험사와의 협업을 강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탠다. 기존에는 없던 반려동물 보험 서비스를 구상하고, 유실과 유기 등 풀어야 할 과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선다. 이 성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돈 1조 7,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반려동물 보험 시장에 한 획을 그을 각오다.
반려동물 호텔 출입 시간 줄이고 유기·유실 문제 해결
이어 펫나우는 미국의 대형 반려동물 호텔의 부사장급 임원도 만났다. 미국 전역에 체인점을 운영 중인 이 호텔의 회원 수는 3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의 고민은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호텔 출입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었다. 반려동물 호텔은 특성상 주말에 붐빈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유원지 혹은 펫 파크(반려동물 공원)를 방문하는 반려인이 많은 까닭이다.
펫나우의 기술을 쓰면, 반려동물의 얼굴을 찍는 것만으로 손쉽게 등록 가능하다. 출처 = 펫나우
호텔이나 유원지 등에 들어가기 전에는 반려동물 신원 인증과 등록을 해야 한다. 그래야 혹시 일어날 지 모를 반려동물의 유기를 막고 유실에 대처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의 방법으로는 반려동물의 신원을 인증 혹은 등록하고 이를 확인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주말이면 이 문제가 더욱 두드러진다.
펫나우는 미국의 대형 반려동물 호텔 임원에게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 기술을 도입하면 반려동물 한 마리당 수십 초에서 수 분까지 걸리던 신원 인증과 등록을 단 몇 초만에 한다. 그 이전에, 반려인이 호텔이나 유원지에 들어가기 전 미리 펫나우 앱으로 신원 인증과 등록을 미리 마치는 것도 된다. 방법도 반려동물의 사진만 찍으면 되니 간편하다. 자연스레 반려동물 인증과 등록 시간을 줄이고 편의는 높인다. 물론,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이기에 미국 전역 어디에서든 활용 가능하다.
펫나우는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가 모럴 해저드(Moral Hazzard, 도덕적 해이), 즉, 반려인이 반려동물을 일부러 버리는 행위를 막는 효과도 낸다고 설명한다. 등록을 마친 강아지 혹은 고양이라면, 버려지더라도 펫나우 앱으로 비문이나 얼굴 사진을 찍어 반려인의 정보를 파악 가능하다. 같은 이치로 호텔이나 유원지 등에서 갈 곳을 잃어버린 반려동물의 반려인을 찾아주는 것도 된다.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의 동작 원리. 출처 = 펫나우
펫나우의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의 활용 영역은 또 있다. 반려동물을 돌보는 ‘펫 시터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이다. 펫 시터는 펫나우 앱에서 반려동물의 정보와 이력, 습관과 병력 등을 확인한다. 그 만큼 안전하게, 편안하게 반려동물을 돌본다. 만에 하나, 펫 시터가 산책 중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면 즉시 펫나우 앱에 공지와 함께 반려동물의 사진을 띄워 주변 사용자에게 알리는 것도 된다.
반려동물 병원에서도 펫나우의 기술이 활약한다. 수의사가 반려동물을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보도록 돕는다. 등록된 반려동물의 치료 이력을 기록하면 이 역시 반려동물 보험료 산정 시 유용한 기준이 된다. 과잉 진료나 반복 투약을 막는 것은 물론이다.
펫나우 “반려동물에게 무해한 인공지능 생체 인식, 담당 부서가 적극 받아들여야”
임준호 대표는 이미 미국 주요 반려동물 기업의 담당자와 몇 차례 만나, 앞서 설명한 서비스의 구현과 협업 여부를 타진 중이다. 미국 주요 반려동물 기업도 펫나우의 기술이 기존 반려동물 등록 제도의 단점, 불편을 해결하고 새 서비스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혁신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를 만들 씨앗(기술)과 이를 재배할 토양(미국 시장), 함께 일할 일꾼(파트너 기업)을 확보한 셈이다.
그럼에도 임준호 대표는 아쉬워한다. 그는 반려동물 등록 제도 개편과 혁신 서비스의 개척을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먼저 하고 싶었다.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유실·유기 문제 해결을 돕고, 거기에 드는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절감하고 싶었다.
CES에서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소개하는 펫나우. 출처 = 펫나우
우리나라 보험사와 동물병원, 반려동물 관련 기업과 협업해 혁신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해외 시장에 전파하고 싶었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기술과 서비스가 세계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주도하도록 힘을 보태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반려동물 업계와 정부의 담당 부서는 반려동물 등록제 개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업계 구성원의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등 절차를 밟아야 하는 까닭이다.
펫나우는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등록 서비스가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어떤 해악도 미치지 않는, 완전 무해한 서비스라고 꾸준히 강조한다. 반려동물의 사진만 찍어서 등록하고 구분하니 건강상 부작용은 일절 없다. 단기간에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 기술이자, 반려동물 제도 미비로 소모되는 국가 예산을 바로 절감할 기술이라고도 말한다. 이에 우리나라 반려동물 제도 담당 부서가 인식을 바꿔, 한결 너그러운 마음으로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등록 서비스를 받아들였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CES에서 인공지능 반려동물 생체 인식 서비스를 소개하는 펫나우. 출처 = 펫나우
임준호 대표는 “미국 반려동물 기업은 규제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새로운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선다. 이들과 함께 기존 반려동물 서비스의 단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혁신을 시도하겠다. 그리고 이 성과를 미국, 유럽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도입해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 행복하게 살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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