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6일 일부 열차 운행이 중단 또는 지연되면서 이용객들 불편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특히 출근길 시민들과 주말을 앞두고 전국으로 이동해야 하는 이용객들 발길이 묶이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늦을까 봐 서둘렀어요" 불안감에 출근길 서둔 시민들
파업 이틀째를 맞아 시민들은 전날과 같은 혼잡과 불편을 피하기 위해 출근길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8시 33분 경인전철 연천행 전동차가 운행하지 않는 등 평소보다 배차 간격이 늘어나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인선을 타고 인천역에 도착한 정모(30) 씨는 "어제 퇴근길에 30분 이상 전철을 기다려 너무 불편했다"며 "오늘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다"고 전했다.
수원 영통구에서 수인·분당선을 이용해 성남으로 출근하는 박모(35) 씨는 "평소라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 8시 30분쯤 승강장으로 향했는데 오늘은 등원을 아내에게 맡기고 20분 일찍 지하철역으로 갔다"며 "실제로 지하철 배차 간격이 늘어나기도 해서 파업이 끝날 때까지는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열차가 지연되거나 배차 간격이 늘어나 시민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32분께 수인분당선 구룡역에서는 정차 중이던 차량에서 운행 장애가 발생, 승객 600여 명이 비상 하차하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후속 열차 4개의 운행이 5∼15분 지연됐다.
의정부경전철과 1호선의 환승역인 회룡역은 전동열차 운행 조정과 지연으로 출근길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회룡역에서 전광판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인천행 열차는 열차 반복 지연으로 인해 약 10분 지연되어 운행되고 있습니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대학생 최승훈(23) 씨는 "홈페이지에서 오늘 바뀐 열차 시간표까지 확인하고 맞춰 왔는데, 그마저도 지연되고 있다"며 "시험 전 마지막 강의인데 시간 안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출·퇴근 시간대 열차 이용 불편 최소화를 위해 수도권 전철은 평시 대비 출근 시 90%(1호선 및 수인분당선 95%), 퇴근 시 85% 수준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열차표 취소돼서 큰일 났어요" 진땀 뺀 이용객들
출근길 당기고 대체 표 구하고…철도노조 파업 이틀째 시민 진땀[연합뉴스]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중앙역 대합실은 비교적 한산했지만, 열차표가 취소된 일부 시민들은 대체 표를 찾느라 분주했다.
창원중앙역은 경남도청과 창원시청, 창원국가산업단지, 해군 부대 등과 가까워 평일 오전에도 이곳을 오가는 여객 수요가 많은 곳이다.
이날 낮 12시 55분 창원중앙역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를 타고 서울에 갈 계획이었던 김진화(62) 씨는 미리 표를 예약했지만, 열차 운행이 중지되면서 난감한 상황이 됐다.
김씨는 "내일 서울에서 친지 자녀 결혼식이 있어 하루 일찍 올라가려고 표를 예매했었는데 취소됐다"며 "다른 표라도 있나 싶어 현장에 왔지만 전부 매진이거나 운행이 중지돼 고속버스라도 빨리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전역 대합실도 이른 시각부터 열차 탑승을 기다리는 시민들과 예매창구에서 차표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뒤섞여 붐볐다.
출근길 당기고 대체 표 구하고…철도노조 파업 이틀째 시민 진땀[연합뉴스]
현장 예매 창구로는 뒤늦게 표를 구하려는 시민들 줄이 길게 늘어졌고, 대합실에는 열차 조정 시간표를 꼼꼼히 확인하려는 이용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부산 본가로 향한다는 임신부 김모(32) 씨는 "오전 10시 44분 KTX를 미리 예매했는데, 확실히 열차 운행 횟수가 줄어들다 보니 온라인 예매가 평소보다 어려웠다"며 "코레일 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많은지 먹통이 되기 일쑤다"고 밝혔다.
특히 대학 입시 철과 맞물리면서 수험생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방에 산다는 한 수험생은 "2차 논술을 기차 타고 가려고 예매했는데, 철도 파업으로 중지 문자가 왔다"며 "코레일 애플리케이션도 이용자가 몰려 다른 기차를 예매할 수 있는 창이 뜨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버스로 다시 예매했는데, 기차를 이용하는 수험생은 꼭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험생을 둔 한 학부모는 "아이 혼자 서울에 가서 시험을 보러 가야 하는데, 지하철과 택시 대기 등으로 혹여나 제때 시험장에 들어가지 못할까 봐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파업 이틀째인 이날 열차 운행은 평상시의 77.6% 수준으로 집계됐다.
열차별 운행률은 KTX 73.8%, 여객열차(새마을호·무궁화호) 67.4%, 화물열차 40.9%, 수도권 전철 8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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