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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결백해" vs "족적은 거짓말 안 해"…20년전 영월 피살 전말은

나남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28 1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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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강원 영월에서 발생한 이른바 '영월 농민회 간사 피살사건'의 피의자 A(59·당시 40세)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사건 발생 20년 만에 청구돼 법원에서 발부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년 만에 다시 피의자 신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검경의 오랜 수사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28일 오전 11시 영장 심문실에서 검찰이 살인 혐의로 청구한 A씨의 구속 영장 실질 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했다.

검찰은 A씨가 20년 전인 2004년 8월 9일 오후 영월읍 농민회 사무실에서 모 영농조합법인 간사 B(당시 41세)씨의 목과 배 등을 십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전 취재진 앞에 선 A씨는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이유를 모르겠다"며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아주 긴 시간 동안 정신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범행 당일 알리바이 입증에 있어서 중요한 장소인 미사리 계곡에 대해서는 입을 연 그는 "경찰에서 얘기하는 범행 시간대에 나는 동생 및 아이들과 미사리 계곡에 있었다"며 "당시 그 시간대에 찍은 사진을 알리바이 증거로 제시했는데도 경찰의 소설 같은 이야기로 20년간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족적에 대한 감정 결과도 믿을 수 없고 이해도 안 된다"며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고 사건 발생 장소도 나는 모른다"고 거듭 밝혔다.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의 주인으로 99.9%의 확률로 A씨를 지목한 검경의 끈질긴 수사 앞에서 A씨는 담담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사건이 발생한 20년 전인 2004년 8월 9일 오후 영월읍 농민회 사무실을 다녀간 족적의 주인은 A씨가 맞는 것일까.


당시 범행 현장에서 '샌들' 족적을 확보한 경찰은 이 족적과 일치하는 샌들의 주인인 A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에 나섰지만,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장기 미제살인 사건으로 남아 있던 이 사건을 강원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재수사에 나선 것은 사건 발생 10년 만인 2014년이다.

면밀한 사건 기록 검토와 분석, 사건의 재구성, '증거(족적)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과학적 근거와 신념을 토대로 7년여에 걸쳐 족적 재감정을 거듭했다.

결국 당시 사건 현장의 족적과 유력 용의자 A씨의 족적이 특징점 10여 개가 99.9%의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회신 결과가 2020년 6월 나오자 수사는 활기를 띠었다.


경찰은 이 분석 결과에 현장 족적의 증명력 보강 등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유력 용의자 A씨를 같은 해 11월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송치했다.

검찰 역시 송치 후 추가 압수수색과 감정 등 3년 7개월에 걸친 증거 보완 등을 통해 A씨가 영농조합법인 사무실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범인일 것으로 판단하고 영장을 청구했다.

사건 발생부터 이번 영장 청구까지 20여년간 쌓인 검경의 수사 기록만도 2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피해자 B씨의 유족인 동생은 "형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자 20년간 백방으로 노력했다"며 "최소한 재판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힐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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