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면 “쉐보레는 한국에 차 팔 생각이 없네”라는 말을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2010년 초반 때로 돌아가 회상해 보면, 당시 현대차와 라이벌로 비교되며 나름 준수한 판매량을 자랑하던 쉐보레였지만, 지금은 비교조차 민망할 정도로 한국 시장 점유율이 낮아졌다.
당시엔 일명 ‘쉐맨’으로 불리는 쉐보레 팬들도 많았으나, 요즘은 그마저도 찾기 어려운 상황. 내놓는 신차들은 줄줄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야심 차게 출시한 신형 이쿼녹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느 정도이길래 “한국에 차를 팔 생각이 없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걸까?
글 박준영 편집장
페이스리프트로 돌아온 신차
소비자들 반응은 냉담
투싼, 스포티지와 비교해보니
지난 6월 말, 한국GM은 준중형 SUV ‘이쿼녹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더 이상 세단을 팔지 않고, SUV 풀라인업을 갖추게 된 쉐보레는 준중형 라인의 간극을 메우는 모델로 이쿼녹스를 택했다. 그러나 출시 이후 반응은 최악에 가까웠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상품성이 라이벌 모델에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풀체인지가 아닌 부분변경 모델이라 한계가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쉐보레 팬들마저 등 돌릴 수준이라고 하니 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이러는지 궁금해진다. 먼저 가격은 가장 저렴한 기본 모델 LS 2WD가 3,104만 원부터 시작한다. 잘못 본 게 아니다.
라이벌 모델인 현대 투싼은 2WD 모던이 2,584만 원부터 시작하며, 기아 스포티지는 트렌디가 2,442만 원이다. 이쿼녹스 기본 가격이면 옵션을 어느 정도 넣은 투싼, 스포티지를 살 수 있다. 참고로 3,104만 원짜리 기본 모델은 무려 ‘직물 시트’다.
‘통풍 시트’는 풀옵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선택조차 불가능
가격이 라이벌보다 비싸면 파워트레인이 월등하거나, 옵션이 훨씬 좋거나, 차가 엄청 클까? 그렇지도 않다. 가장 논란이 되는 옵션 부분은, 준중형 세단 아반떼에도 들어가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풀옵션에도 적용되지 않았다. 진보한 반자율 주행 시스템은 누릴 수 없다는 뜻이다.
동급 모든 국산 준중형 SUV에 들어가는 어라운드 뷰 역시 이쿼녹스에선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한국인들이 매우 선호하는 중요 옵션 중 하나인 통풍시트는 가장 높은 트림인 프리미어를 선택해야 누릴 수 있다. 이쯤 되면 무언가 싸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파워트레인 역시 1.5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하여 스포티지, 투싼 대비 나은 점이 없다.
10년 전에 머물러있는
실내 디자인
이대로라면 어렵다
결정타는 실내에 있다. 쉐보레의 실내 인테리어는 항상 ‘한세대 전 자동차를 보는 거 같다’라는 평을 받아왔는데, 이번 이쿼녹스 역시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에서 크게 변화한 점이 없었다. 2022년에 출시한 신차라고 보기엔 너무나 구형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아무리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영역임을 감안하더라도, 신형 이쿼녹스 인테리어는 좋은 말로 풀어내기 쉽지 않다.
계기판도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화려한 디지털 계기판으로 도배된 요즘 차와는 다르게, 여전히 10년 전 스타일의 아날로그 계기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지만 옵션은 라이벌 대비 뒤떨어지고, 파워트레인이 월등하지도 않은 이 자동차가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문짝 두께’로 차를 팔 것인지 질문을 남기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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