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브랜드를 한꺼번에 ‘르쌍쉐’라고 불리고 있다. 이들의 판매 점유율을 합하면 10%가 겨우 넘는 12%가 ‘르쌍쉐’의 점유율이다. 12% 제네시스보다 조금 넘는 수치로 사실상 판매량이 너무 저조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르쌍쉐’ 중에서 가장 낮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는 쉐보레는 전체 판매 점유율에서 고장 2.9%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보급 문제와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쉐보레는 왜 이런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글 유재희 기자
수출은 1위지만
생산은 단 한 대
현재 한국GM 즉 쉐보레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 9종 중 유일하게 1대만 국내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한국GM이 판매한 차량은 총 3만 5,399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1만 3,797대는 한국에서 생산된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1위를 기록했다.
전체 판매량 중에서 39%가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이긴 하지만, 나머지 61%는 전부 단종된 차량이거나 전부 수입으로 가져오는 차량이다. 사실상 국내 제조사라고 부르긴 하지만, 내수시장보다 해외 수출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판매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쉐보레는 점차 잊혀 가고 있다.
판매되는 차종은
수입차 위주
쉐보레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체 차종 중 1대만 국내 생산이지만, 나머지는 전부 단종되거나 수입차로만 판매되고 있다. 이미 한국GM이 국내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 차량 10대 중 4대는 모두 미국에서 수입해오는 차량들이다. 한국GM은 국내 시장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국내 생산차, 수입차 투 트랙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사실상 국내 업체가 아닌 수입차 판매업체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러한 판매 전략이 진행되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 업체라면서, 수입차를 들여오고 있는 게 국산차를 생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라는 의견과 “이미 대부분이 수입차를 판매하는 쉐보레는 언제든지 트레일블레이저도 단종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쉐보레의 안목
쉐보레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제조사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에 출시했던 이쿼녹스는 동급 대비 너무 부족한 옵션을 가지고 판매되고 있었다. 토레스와 투싼 등 3,000만 원대 SUV에서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디지털 계기판 등 동급 대비 너무 부족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상 쉐보레 입장에서는 수입해 오는 차량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이쿼녹스가 한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이라는 것이다. 쌍용차에서 판매하는 토레스 풀옵션은 3,020만 원이 겨우 넘어가는데, 이쿼녹스는 3,104만 원부터 판매되는 것을 보면 쉐보레의 가격 정책과 옵션 정책은 국내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축소되는 생산공장
위축되는 소비자와 직원
한국GM은 지난 27일부터 부평2공장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폐쇄되기로 결정되었다. 부평2공장이 폐쇄된 이유는 바로 해당 공장에서 생산할 만한 차량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GM은 말리부와 트랙스, 그리고 스파크까지 단종하기로 밝히면서, 국내 사업장을 불가피하게 정리하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로 인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반갑지 않은 모습이다. 이미 군산공장이 폐쇄되고, 부평2공장까지 폐쇄되었는데, 이런 축소화에 따라 일손도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 노동자들은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소비자는 언제든지 사라질 것 같은 제조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굳이 위험한 모험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수입차 판매 업체가 될 것인가?
국산차를 생산하는 업체가 될 것인가?
지금 한국GM은 국내에서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SUV를 생산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다른 제조사들에 비해 부족한 생산 차종을 가지고 있고, 수입해오는 차량 역시 원활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GM의 문제점에 대해 “한국GM이 이런 형태로 수입차 위주의 판매를 이어간다면, 사실상 노동자들은 생산이 아닌 퇴사를 해야 할 날이 올 수 있다”면서 “이는 국내 경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끼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늘려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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