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특임여단 자폭형 무인기 사업, 이스라엘 2개 업체 최종 경합중
유사시 북 정권 수뇌부를 제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특전사의 ‘자폭형(自爆型) 무인기(킬러 드론)’ 도입사업에서 이스라엘제 2개 기종이 최종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연내 기종이 선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폭형 무인기는 무인공격기와 순항미사일이 혼합된 형태로, 무인공격기의 체공 성능을 유지하면서 순항미사일의 타격 능력을 보유한 하이브리드 체계다.
카미카제식 공격을 하는 무인기인 셈이다. 순항미사일보다 짧은 거리에서 작전하고 가격도 그만큼 싸다. 자폭형 무인기는 특전사 특임여단(일명 참수작전부대)에 약 100억원 어치가 1~2년 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특수부대가 자폭형 무인기를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자폭형 무인기, 북 핵미사일 도발 억제에 효과적 수단"
정부 소식통은 18일 “특전사 특임여단의 자폭형 무인기 도입사업이 연내에 기종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이스라엘 2개 업체 기종이 최종 후보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자폭형 무인기는 유사시 특전사 특임여단 요원들이 등에 메고 북한 지역에 들어가 요인제거 등의 임무에 활용된다.
크기와 소음이 작아 유사시 북한군이나 북 요원 경호원들이 발견하기도, 격추하기도 어렵다. 군 소식통은 “특임여단 자폭형 무인기가 도입되면 유사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 정권 수뇌부가 핵·미사일 도발을 할 수 없도록 억제하는 데 유용한 수단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전사 특임여단 자폭형 무인기 사업 최종 후보중의 하나인 이스라엘 유비전사의 히어로30 자폭형 무인기. /이스라엘 유비전사
경합을 벌이고 있는 2개 후보는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인 IAI사의 ‘로템(Rotem)-L’과, 유비전(Uvision)사의 ‘히어로(Hero)-30’ 등이다. 로템-L은 프로펠러가 4개 달린 쿼드콥터 형태다. 비행체 중량은 5.8kg, 작전거리는 10km, 비행시간은 최대 45분으로 탄두(무게 1.2㎏)는 수류탄 2발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요인 암살 임무를 수행할 경우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다가 임무가 취소되거나 잘못된 표적(사람)으로 식별될 경우 공격을 멈추는 회피 기능도 있다. 무인기 앞부분에 탑재된 카메라로 병사가 표적을 식별해 공격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병사가 메고 운반할 수 있고 차량,선박 등에서도 발진이 가능하다.
◇병사가 등에 메고 운반할 수 있고 공격 도중 멈출 수도
유비전사의 히어로-30은 전기추진 방식을 사용하고 무게가 3㎏ 정도여서 병사 한 명이 운반할 수 있다. 탄두중량도 0.5㎏에 불과해 시설물 파괴보다는 요인 암살에 적합하다.
국내 방산업체인 퍼스텍이 지난 2017년 유비전사와 히어로-30의 국내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 유비전사 제품의 한국 독점 마케팅, 히어로 시리즈 해외판매를 할 수 있게 됐다.
적 레이다기지 등을 공격하는 이스라엘 '하피' 자폭형 무인기. 우리나라도 100여대를 도입해 보유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특전사 자폭형 무인기 사업은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이 사업공고를 내면서 본격화됐다. 신속하게 검증된 무기를 도입하기 위해 국내 개발이 아닌 해외도입 사업으로 추진됐다. 해외 여러 업체가 도전장을 냈지만 이들 이스라엘 2개 업체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이다.
자폭형 무인기는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개발, 운용중이지만 이 분야를 개척한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세계 최초의 자폭형 무인기는 1980년대 개발된 이스라엘의 ‘데릴라(Deliah)’가 꼽힌다. 데릴라는 발사 전 목표가 입력되는 순항미사일과 달리 발사한 무인기의 무장관제사가 구체적인 목표를 식별하기 전에 목표 지역을 정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배회 미사일’로 불리기도 했다.
◇자폭형 무인기 시대 연 이스라엘 ‘하피’, 우리 군도 100여대 도입
본격적인 자폭형 무인기 시대를 연 것은 이스라엘 IAI사의 ‘하피(Harpy)’다. 하피는 적 레이다 신호를 포착하면 그 방향으로 돌진해 자폭, 적 레이다 장비 등을 파괴하도록 만들어졌다. 터키,인도, 중국 등에 판매됐고 우리나라도 100여대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이 2.7m, 비행체 중량 135㎏, 탄두 중량 15㎏, 항속거리 500㎞의 성능을 갖고 있다. IAI는 하피를 개량한 ‘하롭(Harop)’도 개발, 여러나라에 수출했다. 하롭은 지난 2016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분쟁에서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군 초소를 공격하는 데 사용됐다.
미 육군과 해병대, 특수부대가 도입해 실전에도 활용한 자폭형 무인기 스위치 블레이드./미 에어로바이론먼트사
미국도 2010년대 들어 소형 자폭형 무인기들을 실전배치, 실전에 활용하는 등 앞서 가고 있다. 미 육군은 2011년 에어로바이론먼트사의 ‘스위치 블레이드(Switch Blade)’ 소형 자폭형 무인기를 도입했다. 2012년 5월에는 미 해병대도 IED(급조폭발물) 매설팀을 발견했을 때 즉각적인 공격을 위해 스위치 블레이드를 도입했다.
미 해병대는 2012년 말까지 75대의 스위치블레이드를 도입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면서 추가 주문이 이뤄졌다. 2017년 미 특수전사령부 요원들의 대 ISIS(이슬람국가) 작전에서 스위치 블레이드가 사용된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군사평론가 최현호씨는 “스위치 블레이드는 산악이 많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즉각적인 근접항공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 저격수나 박격포 등에 대한 유용한 반격수단으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미, 자폭형 무인기 아프간전쟁 등 실전에 활용
스위치 블레이드는 길이 610㎜, 비행체 중량 2.7kg으로 튜브에 담긴 채로 운반된다. 최대 10km까지 비행이 가능하지만, 비행시간은 10분 정도에 불과하다. 컬러 카메라와 GPS를 탑재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 목표를 확인한 후 운용하는 사람의 명령에 의해 돌진해 자폭한다. 크기가 작아 폭발 위력은 수류탄 수준에 불과하다.
미 해병대는 2018년 120mm 견인 박격포 운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뒤 정밀 타격을 위한 새로운 무기를 찾고 있는데, 스위치 블레이드외에 다른 소형 자폭형 무인기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미 레이시온사의 ‘코요테’ 무인기 개량형, 이스라엘 유비전사의 히어로 시리즈 등이 미 해병대 사업 후보에 올라 있다.
다연장로켓에서 발사되는 중국의 WS-43 자폭형 무인기./월간 국방과 기술
유례 없이 다양한 군용 무인기들을 쏟아내고 있는 중국도 자폭형 무인기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DSA 2016 전시회에서 중국의 첫번째 자폭형 무인기 CH-901이 공개됐다. CH-901은 미국 스위치블레이드와 유사한 튜브 발사식 무기다. 비행체 중량 9kg, 비행시간 40분, 비행거리 10km의 제원을 갖고 있다.
중국은 다련장 로켓에서 발사 가능한 WS-43 자폭형 무인기도 개발했다. 2016년 중국 주하이 에어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구경 200mm의 다련장 로켓에서 발사되며, 비행체 중량 220kg, 비행거리 60km, 비행시간 30분, 탄두 중량 20kg이다.
◇국산 자폭형 무인기 개발됐지만 실전배치 안돼
국내에서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 2012년 자폭형 무인기 ‘데빌 킬러(Devil Killer)’를 개발해 공개했었다. 데빌 킬러는 영상 카메라와 첨단 항법장치, 고폭약 등을 탑재하고 최전방 지역 상공을 비행하다 타격 목표물을 식별, 자폭 공격하는 무기다.
길이 1.5m, 너비 1.3m로 최고속도는 시속 350~400㎞다. 접이식 날개로 이동하기 쉽고 최대중량은 25㎏이다. 서북도서 인근 북 해안포 진지나 DMZ(비무장지대) 인근 북 장사정포 진지, 북 공기부양정 등을 타격하는 용도로 개발됐지만 군에서 채택하지 않아 실전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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