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6000t급 국산 스텔스 이지스 구축함 6척 2020년대 말부터 도입
7조8000억 2020년대 최대 해군사업 놓고 방산·조선 업체 열전 돌입
LIG넥스원이 제안한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통합마스트 내부 구성도. 5층 건물 높이인 통합 마스트엔 레이더, 통신장비 등 각종 센서들이 모여 있다./조선일보 DB
총 7조8000여억원에 달하는 KDDX(한국형 차기구축함) 사업의 핵심장비인 전투체계 입찰이 지난달 30일 마감됨에 따라 2020년대 해군 최대사업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형 방산업체들은 KDDX의 두뇌이자 중추신경에 해당하는 전투체계 사업에, 대형 조선업체들은 함정 기본 설계 사업 수주에 뛰어든 상태다. 전투체계 사업엔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함정 기본설계 사업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맞붙는다.
군 소식통은 2일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지난달 30일 전투체계 시제사업 관련 입찰 제안서를 국방과학연구소에 제출했다”며 “우선협상 대상자는 이르면 다음달 초쯤 선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의 두뇌이자 중추신경인 전투체계와 통합마스트
KDDX는 국산 첨단 전투체계, 레이더, 소나(음향탐지장비), 무장 등을 갖춘 해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함이다. 한국 해군 최초의 국산 6000t급 스텔스 구축함이다. 2020년대 말부터 2030년대 중반까지 총 6척이 도입된다.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미니’라고 부르기엔 함정이 크다. 척당 비용은 1조3000여억원으로, 총 사업비는 7조8000여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23년 후반기까지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2024년부터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1번함) 건조를 추진할 예정이다. 해군 기동함대의 3개 기동전단에 각각 2척씩 배치된다.
한화시스템이 제안한 통합마스트를 장착한 KDDX(한국형 차기구축함) 개념도. 국내 최초로 다기능 레이더와 적외선추적장비를 통합하고 100% 디지털 방식이라는 게 특징이다./조선일보 DB
전투체계는 KDDX의 두뇌이자 중추신경이다. 함정의 첨단 레이더, 소나 등 각종 센서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활용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대공·대함·대잠·대지 미사일, 어뢰 등을 발사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개발비만 6700여억원에 달한다.
이 전투체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게 고깔모자처럼 생긴 통합마스트다. 국내 구축함 중 처음으로 장착된다. 통합마스트에는 레이더, 통신, 적외선탐색추적장비(IRST) 등 각종 센서들이 함께 들어간다. 종전에는 이런 센서들이 함정 여기저기에 분산돼 있었다. 이들을 한곳에 모아 넣어 레이더 반사면적(RCS)를 크게 줄여 스텔스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것이다. 대형 함정을 적 레이더에 어선 정도 크기로 나타나게 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통합마스트는 미국, 유럽 등 일부 선진국의 최신형 함정에 도입되고 있다.
◇대함·대공·대잠·대지 등 48발 이상 다양한 미사일 탑재
함정에선 보통 적 미사일·항공기 등을 탐지·추적하고 요격하기 위해 S밴드와 X밴드, 두가지 서로 다른 주파수 대역의 레이더를 활용한다. S밴드 레이더는 보통 수백㎞ 이상 먼거리의 항공기·미사일을 탐지한다. 이지스함의 SPY-1 레이더도 S밴드다. X밴드 레이더는 S밴드보다 파장이 짧아 비교적 근거리 표적을 정밀 추적한다. 이 두 레이더를 한 군데에 고정형으로 모아놓을 경우 서로 간섭을 일으키는 게 최대 난제다.
미국도 실패해서 X밴드 레이더는 배 위쪽에 회전형으로 설치해 사용한 적도 있다. 때문에 전파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 통합마스트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통합마스트는 5층 건물과 비슷한 15m 높이의 대형 구조물이다.
KDDX는 7600t급 세종대왕급 이지스함보다 작지만 다양하고 강력한 무장을 탑재하고 있다. KDDX에 탑재되는 미사일 수직발사기(VLS)는 48기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의 128기에 비해선 적지만 하늘과 바다는 물론 땅 위 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미사일을 탑재한다. 전술 함대지 미사일, 홍상어 대잠수함 미사일, 천궁 또는 L-SAM(장거리 대공미사일) 개량형 함대공 미사일, 해성 함대함 미사일, 어뢰 등이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함 미사일은 수직발사기가 아닌 외부에 장착된다.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맞붙은 전투체계 분야에서 한화시스템은 선발 주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40년간 80여척에 달하는 해군 함정에 전투체계를 공급해왔다. 미 록히드마틴 전투체계가 탑재된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을 제외하곤 국내에서 건조된 거의 모든 중대형 함정 전투체계를 공급해왔다. 차기호위함 울산급 FFX-배치3(Batch-III) 전투체계 업체로도 선정돼 제작중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합센서마스트(다기능레이더+적외선탐색추적장비 통합)와 4면 고정형으로 세계 첫 디지털 방식의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를 개발해 울산급 배치3용으로 시험중”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유도탄 정비부터 시작해서 40년 넘게 센서와 무장을 개발해온 경험과 실적을 신형 전투체계 개발에 있어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본적으로 무장체계를 개발하면서 사격통제 및 무장통제체계를 함께 개발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장보고-Ⅰ잠수함 성능개량 통합전투체계’는 4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전력화한 것이 화제가 됐고, 현재 해군 승조원들도 매우 만족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0월 전시회에서 공개한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모형./월간 디펜스타임스
LIG넥스원은 통합마스트내 전파간섭을 피하기 위해 S밴드와 X밴드 두 레이더를 45도 각도로 서로 어긋나게 배치하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이 아이디어는 세계 유수 연구기관과 조선소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고 특허 출원도 돼있다고 한다.
KDDX 기본설계 사업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제안서를 제출한 뒤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제안서 평가, 협상 등을 거쳐 연말쯤 업체가 선정되고 기본설계에 들어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첫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등 지금까지 총 80여척의 전투함과 잠수함을 설계 및 건조했다. 대우조선도 40여척의 함정 건조 경험을 갖고 있다.
◇중국 동해·북해 함대, 일본 해상자위대 2개 호위대군에 대응하는 KDDX
일각에선 향후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강국의 해군력 증강 추세를 감안해 KDDX의 무장과 성능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군은 북한 위협 외에 주변강국의 경우 중국 북해함대 및 동해함대, 일본 해상자위대 2개 호위대군(기동함대) 위협을 동시에 고려해 적절한 대응할 수 있는 전력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KDDX는 그 핵심전력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요격능력 추가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KDDX엔 북 탄도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 레이더만 갖추고 요격미사일은 장착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었다. 2023년부터 도입될 차기 이지스함 3척에 SM-3 요격미사일 배치를 적극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KDDX 대공미사일을 항공기 요격 위주인 천궁 함대공 개량형 대신 L-SAM 함대공 개량형으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SAM은 패트리엇 PAC-3(최대 요격고도 15~20㎞)보다 높은 고도 50여㎞까지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국산 미사일로, 2023년쯤까지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군 소식통은 “KDDX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중·일 등 주변강국의 잠재적 위협 등에 대비한 가성비 뛰어난 함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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