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부모와 세대분리했어도 함께 거주하면 한 세대로 봐야"

파이낸셜뉴스

2023.01.15 09: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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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서울행정법원 청사 전경 fnDB

[파이낸셜뉴스] 부모와 함께 거주해온 자녀가 다른 주택에 전입신고해 세대분리를 했더라도 그대로 한 집에 거주한다면 부모와 자녀를 한 세대로 봐야 한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A씨가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12년부터 서초구 소재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해왔으나, 해당 아파트에서 거주하지 않고 2014년 서초 소재 주택을 임차해 아내와 장남, 차남과 함께 거주했다.

A씨의 차남 B씨는 2015년 부천시 소재 오피스텔 한 채를 매수했고, 2018년 10월 서초구 소재 오피스텔 한 채를 더 매수했다. 이후 B씨는 2018년 12월 자신의 서초구 오피스텔로 전입신고를 하면서 A씨와 세대를 분리했다.

앞서 A씨는 2018년 10월 자신 소유 아파트 한 채를 32억5000만원에 양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B씨가 세대분리를 한 뒤인 2019년 3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A씨는 2019년 5월 매매한 아파트가 1세대 1주택의 양도에 해당한다고 전제하고 9억원 초과분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1억8700여만원을 신고·납부했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A씨에 대한 양도소득세 조사를 실시했고 A씨가 1세대 3주택자에 해당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과세당국은 B씨가 A씨의 아파트 양도일 이전에 서초 오피스텔로 전입해 세대분리된 사실이 있으나, 그 이후에도 A씨와 함께 거주하며 생활했다는 이유로 B씨 소유 부천·서초 오피스텔을 A씨 세대 보유 주택 수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과세당국은 A씨에게 서초 아파트 주택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1억8700여만원이 아닌 8억1700여만원을 증액 경정·고지했다.

A씨는 "B씨가 업무로 인한 해외출국이 임박해 2018년 12월 세대를 분리했고 각종 생활비를 스스로 부담했다"며 "거주해온 집에서 침실이 분리돼 독립적인 주거 공간에서 생활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만으로는 주택 양도 시기를 기준으로 A씨가 B씨와 독립해 별도의 세대를 구성하고 있다고 볼 수 없고 한 세대를 구성하고 있었다"며 "과세당국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B씨의 교통카드 내역에 따르면 서초 주택 인근 지하철역에서 근무지 근처 지하철역까지 출퇴근한 사실이 확인된다"며 "오피스텔로 세대분리한 후에도 서초 주택에서 함께 거주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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