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4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 측이 검찰의 추가 영장 청구에 "분리 기소는 부당하다"며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12일 이 회장과 한재준 전 대우산업개발 대표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이 회장과 한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리를 진행했다. 지난해 9월 구속기소된 이 회장과 한 전 대표의 구속 기간은 오는 13일 만료되는데, 검찰은 지난달 이들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재판부에 영장 발부를 요청했다. 두 사건은 병합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 측 변호인은 "본건과 별건에 대한 기소는 불과 1주일 간격을 두고 진행됐다"며 "분리 기소 후 병합 신청을 한 의도는 결국 별건에 의한 구속영장 발부를 통한 구속 기간 연장 의도로밖에 볼 수 없으며, 별건 영장 청구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이미 대부분의 손해에 대해 변제했으며, 연로하신 부모님이 국내에 계시고 출국금지 상태이기 때문에 도주 우려도 없는 상황"이라며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 행사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 측 변호인도 "병합 사건의 경우 검찰의 공소권 남용으로 분리 기소된 사건"이라며 "사건 기록이 방대하고 증인도 여러 명이기 때문에 추가 영장을 발부해서 6개월을 연장해도 그 안에 심리가 마무리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주장에 검찰은 "분리 기소라고 하는 건 검찰 내부 시스템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며 "사건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부서에서 수사가 진행된 뒤 기소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이어 "재판을 6개월 내 마칠 수 있냐고 하는데, 저희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서 마치려 한다"면서 "최소한 주요 증인에 대한 신문을 신속하게 진행해 증거인멸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고려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회장과 한 전 대표는 2017∼2021년 공사대금 미수채권에 대해 1438억원 상당의 대손충당금을 과소계상 하는 방법으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분식회계를 통해 허위 작성·공시된 재무제표를 이용해 금융기관 7곳으로부터 총 470억원을 대출받은 혐의와 회사 자금 812억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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