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앤파이터'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들으면서 처음으로 레이드에 입장했을 때와 첫 클리어 당시의 추억과 희열, 그리고 고통이 함께 느껴졌다.
17일 서울 잠실 롯데 콘서트홀 8층에서 '던전앤파이터'의 18주년을 맞이해 열리는 음악회인 '던전앤파이터 심포니(이하 던파 심포니)'가 열렸다.
이번 '던파'의 음악회는 캐릭터 선택창 음악을 시작으로 최근 업데이트된 선계의 음악까지 준비되어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기자도 '던파'를 오랜 시간동안 플레이했던 만큼, 이번 '던파 심포니'를 예매해 보러가기로 결심해 18시 표를 예약해 방문했다.
음악 라인업이 좋아서 그런 것일까? 현장에 도착하니 많은 '던파' 이용자들이 오케스트라에 입장하기 대기하고 있었다. 또한 콘서트홀 외부에서는 사은품인 '던파' 아크릴을 시작으로 프로그램 북, 포토존, 이벤트 존 등이 준비되어 있어 많은 이용자들이 입장하기 전에 현장 이벤트를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진짜 많아서 놀랐다 / 게임와이 촬영
구독 인증시 선계 포토카드를 얻을 수 있었다 / 게임와이 촬영
프로그램 안내북을 구매하면 이번 오케스트라의 내용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 게임와이 촬영
기다렸던 18시가 되자 '던파 심포니'의 공연이 시작됐다. 근본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는 '던파'의 로그인 음악으로 시작된 1부는 모험의 첫 시작인 엘븐가드에서부터 차원회랑까지의 BGM을 오케스트라로 들을 수 있었다.
1부 음악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NPC들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헨돈마이어와 일렉기타로 유명한 BGM들만 모아놓은 테마 3의 메들리. 특히 샐로우 킵 보스전 음악을 들을 때, 3초 매너를 외치던 시절의 결투장이 생각나기도 해 웃음이 나기도 했다.
띵띵띵하는 종소리를 시작으로 1부 공연이 시작됐다 / 게임와이 촬영
샐로우킵 음악에서 이 짤이 생각났다
2부에서는 주로 '던파'의 엔드 콘텐츠를 담당했던 던전들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른바 메타몽픽을 주던 오큘러스를 시작으로, '던파'의 전성기를 이끈 안톤 레이드에서부터 바칼까지의 음악과 바칼 클리어시 들을 수 있던 Liberation과 선계의 테마곡인 청연을 들을 수 있었다. 앙코르 공연에서는 '던파' 최고의 음악 반열에 있는 레쉬폰과 마지막 재회의 라이브 공연이 진행됐다.
기자는 레이드에서의 추억이 많이 남았기에 1부보다는 2부에서 더 많은 감동을 받았다. 특히 이시스와 바칼의 보스 BGM이 연주될 때, 레이드에서 해당 보스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희로애락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 밖에 시로코 파트에서는 문제의 황폐선도 다시 볼 수 있었고, '던파' 최고의 보컬곡이라 생각되는 마지막 재회의 클라이막스를 들었을 때는 육성으로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연속된 레이드 BGM이 나오니 추억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 게임와이 촬영
기자는 바칼을 처음 클리어할때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고.... 채금으로 이어졌다 / 게임와이 촬영
이처럼 이번 '던파 심포니'에서는 초등학교 시절에 '던파'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작해, 현재까지의 음악을 한 자리에 모아서 들을 수 있었다. 음악의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다 만족스러워 많은 현장 방문객들의 추억을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이는 레이드 테마와 앙코르 공연에서의 기립박수로 이어졌다.
레이드 같은 콘텐츠에서의 고생 경험이 있는 '던파' 이용자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이번 공연에 몰입이 가능했을 것이다. 기자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정말 좋았던 '던파 심포니'에도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이 두 가지 있었다. 프로그램 안내를 볼 수 있는 책자를 5,000원에 판매했다는 것과 기대했던 백야로 시작되는 1부의 메들리가 조금 아쉬웠다는 것이 있다.
안내 책자가 없어서 스마트폰과 기억에 의지해 음악 순서를 예상해서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연주의 순서를 가볍게 확인할 수 있는 조그마한 팜플렛 정도는 기본으로 지급해야됐다고 생각한다. 1부 메들리의 경우는 취향의 차이가 있겠지만 신나는 원곡의 느낌을 살리기에는 조금 부족했고, 일렉 기타 기반의 신나는 노래들을 모아놨기에 미망의 탑을 제외하고 성주의 궁 보스 BGM이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심포니의 최고 아쉬운 점이라 생각이 든다. 조그만한 팜플렛 하나가 아쉬웠다/ 게임와이 촬영
확실히 돈값 이상은 무조건 했다고 볼 수 있는 오케스트라였다. 구성으로 준 사은품을 시작으로 연주된 곡들의 퀄리티가 정말 괜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던파'의 구세대 명곡인 레쉬폰과 신세대 명곡인 마지막 재회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 두 노래를 실제로 들은 것만으로 값어치는 충분했고, 오히려 다음 '던파' 음악회에도 가고싶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기자는 이번 '던파 심포니'를 듣고나서 정말 많은 추억이 떠올랐다. 처음 안톤 레이드에 가서 3부화장을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이시스와 바칼 레이드의 첫 날에 느낀 절망감까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약 6년 동안 '던파' 레이드에서 공대장을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모든 감정을 '던파 심포니'에서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다.
'던파'의 첫 시작부터 현재의 선계까지, 약 18년 동안 이어진 '던파'에서 경험을 압축해서 느낄 수 있었던 '던파 심포니' 감상 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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