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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딥파인(1) 남과 다른 미래 그려 XR 업계 ‘두드러진 언더독’ 돼라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29 16: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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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X 스케일업코리아] SBA와 스케일업코리아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해서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돕는 '스케일업 프로젝트 2022'를 진행합니다. 'BM 분석'을 토대로 '전문가 조언'과 '팀장급 실무 인력과의 협업'을 이끌고, 이렇게 이룬 '성과를 점검'합니다.

2022년 스케일업에 선정된 우수 스타트업 다섯 곳(딥파인 / 트랜쇼 / 드리머리 / 웍스메이트 / 부엔까미노)을 만나봅니다.

2022년 스케일업 첫 번째 기업은 '딥파인'입니다. 증강·혼합현실과 스마트 글래스 기술로 '산업용 비대면 업무 지원 솔루션'을 만듭니다. 업력은 짧지만, 경기도 시설 점검과 현대건설의 현장 안전 점검, 롯데와 풀무원의 위생 점검, 메르세데스벤츠의 가상 쇼룸 등 유수의 기관과 기업에 맞춤형 산업용 AR 솔루션을 공급해 다양한 개발 경력을 쌓았습니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경력을 토대로 더 많은 공공 기관과 기업에 산업용 AR 통합 관리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과 5G MEC 등 융복합 기술을 더해 AR 이후의 XR 시대를 이끌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딥파인의 성과와 계획을 BM 분석 전문가인 황현철 인사이터스 대표가 분석했습니다.

딥파인, XR로 남과 다른 미래 그려라


딥파인 스케일업 현장



산업용 AR솔루션을 제공하는 딥파인

딥파인은 산업용 현장과 안전 점검에 활용하는 산업용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솔루션 ‘ARON’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ARON은 오피스의 인력과 현장의 인력을 실감나게 연결한다. 현장의 작업자가 ARON과 스마트 글래스를 쓰면, 두 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기기를 조작하고 점검하고 수리할 수 있게 된다. 도면이나 매뉴얼이 필요하면 스마트 글래스에 이미지를 띄워 참고할 수 있으며, 체크리스트로 더욱 세밀한 관리를 실시간으로 하는 것도 된다.


딥파인 사업 소개서. 출처 : 딥파인



이런 산업용 AR 솔루션은 일부 독자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겠으나, 사용처는 꾸준히 넓어져 왔다. 정부의 스마트팩토리 3만 개 보급 확산 계획에 힘입어서다. 건설, 헬스케어, 교육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쓰인다. 딥파인처럼 산업용 AR 솔루션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맥스트’와 연말쯤 상장 예정이라는 ‘버넥트’가 있다.

딥파인은 산업용 AR 솔루션 업계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차근 차근 실적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의 대표 프로젝트인 현대건설과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사례를 간략히 소개해 보겠다.

딥파인은 현대건설의 ‘원격 현장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건설은 대형 건설회사답게 국내외에 폭 넓게 분포된, 다양한 현장을 가졌다. 이 현장들의 점검 및 안전관리를 원격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기술력을 인정 받아, 양사는 향후 협력 분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현대건설 원격 현장관리 시스템. 출처 : 딥파인



이들의 또 다른 프로젝트가 메르세데스 벤츠의 ‘AR매뉴얼 및 XR(eXtended Reality, 확장 현실) 쇼룸’ 프로젝트다. 스마트폰으로 차량의 조작부를 비추면 각종 안내 정보가 제공된다. XR 쇼룸으로 차량의 내외부 탐색은 물론 옵션 변경에 따른 차체의 모습 변화를 실감나게 볼 수 있다. 특히 XR 쇼룸은 차량의 외관은 물론 계기판, 조작부, 시트 등 세밀한 가상 이미지를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가 공유하도록 돕는다. 차량 영업에 필요한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딥파인 기술 소개. 출처 : 딥파인




딥파인 기술 소개. 출처 : 딥파인



그 밖에도 경기도는 넓은 지역의 시설 점검에 딥파인의 ARON을 쓴다고 한다. 공공 단일사업에서 스마트 글래스를 가장 많이 도입한 사례로 알려졌다. 롯데와 풀무원, 요코가와같은 전기 기업과 농심 등 유통 기업도 딥파인의 ARON으로 원격 점검을 한다. 원격 점검하니 사고 위험이 없고, 동시에 여러 곳에서 점검 가능하다.

경쟁사 대비 차별성은 무엇인가?

위에 소개한 프로젝트를 보면 미래지향적이고 첨단 느낌이 난다. 하지만 그 첨단 느낌은 이 영역에서 매우 익숙한 모습들이다. 다른 산업용 AR 솔루션 업체들이 제시하는 기능과 활용 사례 측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이런 비슷함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는데, 딥파인의 현재 위치가 PTC라는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의 AR 기업들을 벤치마킹하고 따라가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과연 딥파인의 ARON은 산업용 AR 솔루션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금부터 딥파인이 그들의 사업소개서에서 제시하는 ARON의 몇 가지 특장점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총 8가지 가운데 핵심 사항 몇 가지만 추려서 정리해 보자.


AR솔루션 ARON의 특장점. 출처 : 딥파인



다양한 AR글래스(스마트 글래스) 지원

산업용 AR 솔루션 업체들이 가장 많이 채택하는 AR 스마트 글래스는 '리얼웨어'와 MS의 '홀로렌즈2'다. ARON은 그 두 개 업체 뿐 아니라 구글 글래스, 뷰직스, 엔리얼 등 다양한 기기를 지원한다고 밝힌다. 즉, 기기 호환성이 좋다.

우리 산업 환경이 AR 스마트 글래스 사용이 일반화됐고 다양한 회사의 제품이 혼용되고 있는 현실이라면 호환성이 특별한 강점이 될 수 있겠으나, AR글래스가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따져본다면 두드러진 강점은 아니다.

그렇지만, 스마트 글래스 제품별로 산업용 AR 소프트웨어를 맞춤형 설계해 고객사에 제공하는 능력은 높이 살 만하다. 그렇기에 공공기관과 여러 산업계가 딥파인의 ARON을 선택했을 것이다.


딥파인 ARON이 지원하는 AR글래스들. 출처 : 딥파인



NLP 기반 음성명령 기능

결론부터 말하면, 경쟁사도 음성 명령기술은 제공한다. 다만, 딥파인은 ARON의 차별성으로 NLP(자연어 처리)기술을 적용한 음성 명령기술이라 정확도가 타사 대비 높다고 밝힌다. 소음이 심한 작업장에서의 음성 인식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노이즈캔슬링 기능도 결합했다. NLP와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결합한 것은 분명 장점일 수 있다.

다만, 음성인식 정확도와 노이즈 감소 차원에서 경쟁사와의 차이가 모호해, 고객 입장에서의 핵심구매요소(Key Buying Factor)가 될 것인지는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로 모 경쟁사는 해외 파트너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해 다수의 외국어 실시간 번역 및 STT(Speech to Text), TTS(Text to Speech)쪽으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5G MEC 통신기술 기반의 초저지연 서비스

MEC(Mobile Edge Computing, 모바일 엣지컴퓨팅)는 스마트폰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설치, 전송 구간을 줄여 초저지연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업계에서 밝히는 바에 따르면 4G(LTE)의 지연 속도는 0.03초~0.05초, 현재 상용화된 5G는 0.02초 대라고 한다. 만약 MEC가 적용된다면 이를 0.01초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힌다. 이쯤에서 '대체 0.01초가 뭐 대수인가'라는 의문이 들게 마련이다.

우리는 대수가 아닌데, 이 0.01초의 차이가 자율주행, 로봇이나 팩토리의 제어, 실감형 콘텐츠 서비스 등에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한다. 실제로 딥파인은 산업용 AR 솔루션 개발 기업 중 세계 최초로 MEC 기술을 적용해, 기존 5G서비스 대비 30%의 속도 및 영상통화 품질 개선 효과를 냈다고 밝힌다.

이동통신사 SKT, 클라우드 서비스 AWS 등 업계 1위 기업과 초저지연 AR 스트리밍을 함께 연구 중인 점도 인상 깊다


5G MEC 기술 소개. 출처 = 딥파인



5G MEC는 향후 XR영역의 실감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딥파인의 방향성과 연관이 깊어 유의미한 차별성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를 경쟁사보다 우위를 점할 기술적 허들로 만들 노력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딥파인의 산업용 AR 솔루션은 장점은 있지만, 확고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후발주자인 딥파인이 기능적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기에, 가격 경쟁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산업용 AR 솔루션 시장에서 차근 차근 그들 만의 실적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격경쟁으로 싸운다는 것은 매우 힘들고 고단한 일이다. 왜 딥파인은 이런 힘든 싸움판에 들어온 것일까? 딥파인은 산업용 AR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그 안에서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설립 초기에 산업용 AR 솔루션에 대한 정부 과제를 비롯해 그들에게 사업 기회가 있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정부의 스마트 공장 지원사업 규모만 해도 4,000억원(2021년 기준)에 달하며, 경쟁사가 잘 나간다고 해서 독점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시장이 있는 것'과 '비전이 있다'는 말은 다른 얘기다. 시장이 크고 성장하기에 굶지 않는다는 것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고단한 과정을 견디게 해줄 성장의 비전은 무엇일까?

이들은 XR 기술을 강화해 B2C사업 진출을 염두에 둔다. 실제로 딥파인은 사업계획서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밝히며, 유튜브에는 스마트 글래스를 이용한 여행정보 서비스 'ARON Tour'의 개념을 제시하기도 한다.


AR 글래스는 새로운 여행 파트너가 된다. 출처 : 딥파인



과연 이 꿈은 이루어질 것인가? 아쉽게도 맥스트가 그 꿈에 한 발 더 앞서가는 것으로 보인다. 맥스트는 과기부의 XR플래그십(40억 원 규모)과 XR 메타버스 프로젝트 (80억 원 규모)의 구축 주관사로 선정돼 코엑스, 스타필드 및 창덕궁 등 주요 관광지에 3차원 공간 지도를 만들고 그 위에 XR 메타버스 서비스를 구현하는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이에 대응해, 딥파인은 ARON Tour로 우리나라 관광지의 매장과 문화재 관광 정보 등 '여행 체험'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 '목적지 안내'와 '실시간 음성 및 문자 번역'까지 갖춰 해외 여행을 돕는 파트너로도 활약할 전망이다.


XR 메타버스 프로젝트. 출처 : 맥스트, 대신증권



딥파인만의 미래를 그려야 할 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주요 산업용 AR 솔루션 업체들은 대동소이하게 산업용 원격 관리 및 안전 점검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비전 또한 대동소이한데, 모두들 B2C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그렇게 된다면 대규모 성장할 환경이 조성된다고 믿는다.

B2C시장이 열리기 위해서는, 우리 개인들이 AR 스마트 글래스 또는 스마트 글래스를 일상에서 쓰는 시대가 와야 한다. 이런 시대는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대형업체들이 가열차게(?) AR 스마트 글래스를 밀어낼 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몇몇 기사에서는 올해안에 애플이 AR 스마트 글래스를 내놓을 것처럼 발표하기도 하지만, 혹자는 2025년을 예상하기도 한다. 이 첨단스러운 것이 일상화되려면 생각보다 많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애플글래스 예상 이미지. 출처 : ITD



방향을 정하고 먼저 움직여야 한다

딥파인은 AR에서 XR로 확장해 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하려 한다. 이 방향은 다른 AR 기업과 궤를 같이 한다. 아직 오지 않은 XR의 시대에 대비하는 것은 같으나, 그 주력 서비스 분야를 어디로 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본다.

시장이 크다고 해서 경쟁사가 먼저 가는 길, 즉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똑같이 쳐다보는 것은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고 딥파인의 장점을 빛낼 수 있는 시장을 잡고 미리 포석을 깔아 놓아야만 미래를 장담할 수 있다.

XR 교육 시장을 주목하자

그렇다면 딥파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이 되어줄 가장 유력한 분야로서 'XR을 이용한 교육 훈련'을 주목해 보라는 제언을 드리고 싶다. 필자는 딥파인이 교육 분야에서 선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XR 쇼룸 프로젝트에서 읽을 수 있었다.

왜 교육 훈련 분야를 주목해야 할까? 시장조사기업 IDC의 발표에 따르면, XR 산업응용시장의 규모는 2023년 1조 210억 달러(약 1,250조 원)에 이른다. 특히 교육 훈련 분야의 규모는 2025년, 2018년보다 7배 성장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XR 산업 전망과 응용 분야. 출처 : NIPA이슈리포트



그 교육 훈련 분야 중에서도 AR 스마트 글래스가 일반화되기 이전에 얼마든지 정부 과제 또는 상용 프로젝트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산업 응용 시장’을 준비해야 한다. 생각보다 빠를수도, 늦을 수도 있는 AR 스마트 글래스의 일상화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산업적 훈련 수요에 따라 콘텐츠와 시스템 그리고 하드웨어를 통합 공급하는 ‘산업 훈련 XR전문 공급자’가 된다면, 딥파인은 B2C가 본격적으로 개화된 이후 더 큰 시장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XR 산업 유형과 적용 사례. 출처 : NIPA 이슈리포트



언더독의 도전을 응원하며

AR 업체들은 산업의 성장과 정부 정책 지원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딥파인의 경쟁사들은 이미 코스닥 상장을 했거나 임박했다. 물론 코스닥 상장이 완결점이 아니라, 미래 성장의 출발점일 수 있어서 그 누구든 확고 부동한 위상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찌 보면 모두 다 불완전한 ‘언더독(시장에서의 약자)’인 셈이다.

그 언더독 중에서도 가장 늦게 태어나, 잰걸음으로 형들을 쫓아야 하는 가장 작은 언더독이 딥파인이다. 가장 작은 언더독이 세상의 응원을 받고자 한다면, 그들의 도전에 대하여 타인의 공감을 얻고자 한다면 남들과는 다른 미래를 그려야 한다.

딥파인은 업력은 짧지만, 공공기관, 유통을 포함한 여러 산업계에 다양한 유형의 AR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있다. 서비스 유형도 제조와 정비는 물론, 물류와 유통 등 여러 가지다. 이들 경험도 딥파인에 유용한 무기가 될 것이다

딥파인이 어디선가 본 듯한 그런 것이 아닌, 어느 누구보다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그림으로 산업계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언더독이 되기를 기원한다.

글 / 인사이터스컨설팅 황현철 대표 / 비즈니스모델 전문가

실전 비즈니스모델 컨설팅 전문가. 19년간 비즈니스 전략, 프로세스, 생산, 품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 중심의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까지 실체적 비즈니스모델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 기업 극화 소설 '비즈니스모델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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