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남시현 기자] 전자기기의 연결 케이블은 기기를 충전하는 건 물론, 데이터 전송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장치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클라우드를 이용한 무선 전송 방식이 충분히 성장했지만, 여전히 대용량 데이터는 전송 속도가 빠른 유선 케이블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 또 충전 역시 무선 충전보다는 케이블로 충전하는 게 훨씬 빠르다. 무선 기능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유선 장치가 꾸준히 사용되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케이블의 연결 단자가 제조사마다 다르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만, 같은 단자 케이블도 성능이나 품질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모르는 경우가 더러 있다.
벨킨 스트랩 케이스에 MFi 인증 로고가 부착돼있다. 출처=IT동아
실제로 저가형 케이블은 충전 기능만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있고, 데이터 전송이 느리거나 제대로 인식이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다. 품질이 조악한 경우에는 기기 단자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화재 위험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애플은 2005년 1월, 라이트닝 커넥터를 공개하며 ‘Made for iphone/ipod/ipad’라는 자체 인증 절차를 도입했다. MFi라고 부르는 이 인증 방식은 애플의 제품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품질임을 인증하는 역할을, 20여 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MFi 프로그램의 개요와 생태계에 대해 소개한다.
케이블로 시작해 자동차까지 나아간 MFi 프로그램
애플 MFi는 라이트닝 케이블이나 USB-C~라이트닝 케이블은 물론 애플 홈킷이나 홈 오디오 시스템, 나의 찾기 서비스용 제품은 물론, 인증 보조 프로세서나 게임 컨트롤러, 보청기, 애플 카플레이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인증 프로그램이다. 인증 대상은 애플 제품과 연동되는 다양한 액세서리며, 정품 인증 칩셋 등을 별도로 장착해 애플 정품과 똑같이 활용할 수 있다. 즉, MFi 배지가 장착된 제품은 애플에서 공식 인증한 제품이므로 제조사가 밝힌 스펙 그대로의 성능과 호환성을 누릴 수 있다.
MFi 케이블은 정품과 동일한 성능과 품질을 제공하지만, 위조된 제품은 그렇지 않다. 출처=애플코리아
MFi가 가장 널리 쓰이는 분야는 과거에나 지금에나 케이블이다. 원래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은 정품 혹은 MFi 인증을 받은 제품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제조사들이 MFi 인증 칩을 불법 복제하거나 인증을 우회한 케이블을 출시해 유통하고 있다. 이런 제품을 충전이나 데이터 전송에 활용할 수 있지만, 품질에 따라 전송 속도나 충전 속도가 다르고, 혹은 데이터 전송 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종종 애플 제품을 유선으로 연결했을 때 ‘이 케이블 또는 액세서리가 인증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나온다면 불법 복제된 케이블이라는 의미다.
MFi 인증 제품에 부착되는 로고. 출처=애플
애플 MFi 인증 케이블을 구분하는 방법은 쉽다. MFi 인증 제품은 제품 전면에 Made For iPhone / iPad 라고 적힌 배지가 부착돼 인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MFi 인증과 관련해 가장 대표적인 제조사는 벨킨이며, 필립스나 ANKER, 슈피겐 등의 액세서리 브랜드도 MFi 인증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만약 제품 패키지에 MFi 로고가 없거나, 상품 설명에 관련 내용이 없다면 비인증 케이블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외에도 MFi 인증은 애플 홈킷, 에어플레이 오디오 등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애플 홈킷은 애플의 사물인터넷 허브로, 조명이나 문, 온도조절기 등 사물인터넷 장치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MFi 인증을 받은 가정용 사물인터넷 장치라면, 애플 홈킷이 설치된 집안에서 호환성 문제없이 깔끔하게 연결해서 쓸 수 있다. 오디오나 카플레이 역시 애플 아이폰과의 연결성이 인증돼있으므로 깔끔하게 연결해서 쓸 수 있다.
MFi 인증, 반드시 필수는 아니야
맥세이프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맥세이프의 자석에 무선 충전 기술을 활용하는 벨킨 충전기들, Qi 표준 규격이므로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 출처=IT동아
애플의 공식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 맥세이프를 비롯한 무선 충전이다. 맥세이프(Magsafe)는 애플 아이폰 12와 함께 등장한 충전 규격으로, 자석을 이용해 기기를 부착한 다음 무선 충전한다. 맥세이프 제품은 MFi가 아닌 MFM(Made for Magsafe) 인증을 부여하는데, MFM 인증을 받으면 맥세이프 기기 연결 시 나오는 전용 화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맥세이프의 충전 기능은 무선 충전 기술인 Qi(치) 표준을 따른 것이므로 후면을 자석으로 부착하고 Qi 규격으로 충전하는 제품들도 함께 출시됐다. 이렇게 되면 애플이 공식 인증한 무선 충전 방법은 아니더라도, 표준 무선 충전 기술에 자석을 사용한 것뿐이므로 미인증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게 안전하다.
맥북 단자는
맥북 충전 기기 역시 마찬가지다. 2016년 이후 출시된 맥북은 모두 썬더볼트 3, 4 규격 단자를 장착하며, 여기에 USB-C형 케이블을 연결해 충전한다. 보통의 노트북은 처음에 구매한 충전기와 케이블을 사용해야 하지만, USB-PD를 지원하는 노트북은 USB-PD 충전기와 지원 케이블만 활용하면 된다. 맥북 역시 애플에서 인증한 제품이나 애플 제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USB-PD를 공식 지원하는 충전기나 케이블을 사용하면 상관없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USB-PD 충전기에 벨킨의 썬더볼트 3 케이블을 활용해 맥북을 충전해도 충전 속도만 차이가 있을 뿐, 폭발 위험이나 안정성 등에는 문제가 없다. 다른 사람이 사용하고 있던 LG 그램의 USB-PD 충전기를 맥북에 꽂는 것도 상관없다. 따라서 매킨토시용 충전기를 고를 경우, 기기가 요구하는 와트(W)를 충족하는 USB-PD 충전기와 USB-PD 전용 케이블만 맞춰서 구매하면 된다.
장기적으로는 케이블보다는 생태계로 갈 듯
MFi 인증 케이블은 정품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하며, 내구성이나 품질이 더 좋은 제품도 많다. 출처=IT동아
MFi는 폭넓은 애플 액세서리 생태계 중에서도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임을 인증하는 울타리다. 특히, 애플 정품보다 품질이 좋은 케이블을 찾는다면 알고 있는 게 좋다. 기존의 애플 정품 케이블은 1년 정도 지나면 표면이 마모되거나 삭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MFi 케이블은 금속 재질이나 방탄 섬유 등을 활용하는 고가의 제품도 있고, 길이가 길거나 짧은 등 정품 케이블에는 없는 특수 용도의 케이블도 찾을 수 있다. 정품보다 저렴한 MFi 케이블도 많다는 점도 중요하다. 무선 충전이나 USB-PD처럼 예외가 있긴 하지만, MFi 인증이 있는 카테고리라면 어떤 제품이 있는지 찾아보고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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