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대표이사가 사임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후임자가 없다. 표류 중인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감독은 누가 될까.
창단 첫 10위로 시즌을 마친 한화.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 18연패 충격을 딛고 젊은 선수들이 후반기 가능성을 보여주며 미래 희망을 밝혔지만, 내년 시즌 팀을 새로 이끌 감독에 따라 앞으로 방향이 바뀔 수 있다.
한화는 지난 6월 한용덕 전 감독이 개막 30경기 만에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퓨처스를 이끌던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로 잔여 114경기를 치렀다. 최원호 대행 체제로 한화는 114경기 39승72패3무(.351)를 기록했지만 최하위 추락을 막을 순 없었다.
현재 구단 안팎을 둘러싼 한화 차기 감독은 여러 루머가 흘러나오고 있다. 내부 승격보다 외부 영입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타팀의 경험 많은 베테랑 코치, 명망 높은 거물급 감독 영입 가능성이 떠오른다. 외국인 감독도 리스트업을 했지만 현재로선 차선에 가깝다.
내부 승격으로는 최원호 대행이 거론된다. 야구계 관계자는 “최원호 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잘 수습한 점을 구단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거의 한 시즌 동안 팀을 이끌면서 선수단 파악을 마쳤고, 리빌딩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고 귀띔했다. 한화 구단에서도 최 대행을 차기 감독 후보로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팀을 제대로 쇄신하기 위해 외부 인사를 데려올 것이란 설이 파다하다. 두산과 NC에서 탁월한 육성 능력을 보여온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 선동렬 전 국가대표팀 감독 등 거물급 감독들이 거론된다. 김경문 감독은 내년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로 했지만, 프로 감독으로 돌아오는 데 있어 계약상 제약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그룹 윗선에서 감독 인사권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왔다. 이름값 높은 명장들을 특히 선호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10회에 빛나는 김응룡 감독, 야신으로 불린 김성근 감독이 그룹의 결정으로 구단 계획과 다르게 선임됐다. 육성을 해야 할 시기에 거물급 감독 영입으로 성적까지 쫓다 이도저도 아닌 결과를 낳았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전임 한용덕 감독 선임은 구단의 결정을 그룹이 재가하면서 이뤄졌지만 지금은 특수 상황이다. 한화는 지난 9월3일 박정규 대표이사가 성적 부진과 코로나19 대처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뒤 2개월째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달 그룹 정기인사 때도 신임 대표이사 선임은 없었다.
이로 인해 그룹 내 인사가 아닌 야구계에 몸담은 외부 인사 영입설이 나왔지만 이런 소문이 나온 지도 한참 지났다.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대표이사 선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새로운 대표이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감독 선임 문제도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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