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스압]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앱에서 작성

dd(77.207) 2020.10.13 10:14:28
조회 26820 추천 183 댓글 189

-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 -1-

루와르 계곡은 파리로 수도를 이전하기 전까지 항상 프랑스의 중심이었던 곳이라 천년도 더 된 고성들이 그득그득한 장소에요.

2014년, 짐받이도 없이 군장 수준의 백팩 등에 들쳐메고 처음으로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나섰다가 양손 손가락이 마비되어 고생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자갤에 여행기를 남겼었는데 오래된 글이라 그런지 이미지 링크들이 다 깨져 있네요 https://m.dcinside.com/board/bicycle/1347780)
6년이 지나서야 다시 다녀올 수 있게 되어 짧은 여행기 또 남겨 봅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9c439e94b26808712c4e13748e2cc97

파리에서 출발했어요.
한번 함께했던 자전거로 재방문했다면 의미가 더욱 깊었겠으나  
이제는 북아프리카 어디에 이름 모를 골목들 사이에서 날마다 주인과 자물쇠 바꿔가고 있을 미아만 그리워해선 어쩌겠어요. 금번에는 앞으로 도대체 몇 달 동안이나 백수로 살게 될는지 생각지도 않고 코로나 사태 터지기 직전 비상금 털어 구입한 이 친구와 함께합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e963eee1c26828612c4dd0a5f617367

양손 마비 이후 다년간 이뤄진 자갤 눈팅으로 습득한 자갤러 최우선 소양과 덕목인 경량화를 위해 크고 무거운 카메라는 집에 두고 폰만 챙겼습니다.
혹여나 sd카드에 이상이 생긴다면 휴대폰 자체 내장 메모리에 직접 촬영 저장을 하면 되니, 여행 첫날 사진들과 홀로 보낼 텐트에서의 무심할 시간에 들을 노래 파일이 모두 사라졌어도 괜찮습니다.
음악을 듣지 않는다면 배터리를 아낄 수 있겠네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f667dfa5c800dcf3cab0c6ab4391ccddb2489af41175bebac18afe853e

어찌 된 조작인지 침낭 아래에서 제 무게에 눌려 플래시 켜진 채로 밤새 홀로 과열하다 외장 메모리까지 골로 보낸 휴대폰을 손에 쥐고, 그리하여 두째 날의 목표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을 법한 공공시설이 있는 도시 입성이었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489238eb182a868d12c46578ef32e4c2

D가 써진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 나오는 도시에 들러보기로 합니다.
아, 떠나기 전에 계획은 안 짰어요.
좀 달리고 온다. 같은 기분으로 나섰던 터라
120km를 좀 달려서 오를레앙에 도착했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89330bd1c2f87df12c4763802cf9d82

파리의 노트르담보다 크고 장식적인 오를레앙 대성당을 마주 낀, 보다 더 장식적인 바에서 이틀 만에 처음으로 맥주를 마시며 휴대폰 충전을 부탁했어요.
그런데 맥주가 파리보다 비싸네요. 잔을 비운 뒤에도 폰은 돌려받지 않고 장을 보는 시간 동안 전기를 더 빌리기로 했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bc668ea442b83da12c4e87009eb66a7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99639bd492b818c12c424eb19c6b6cf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4dc139b94d2c85dc12c432a2adfaf09a

저녁 식사와 잠자리를 찾기 위해 어느 영화에서든가, 아니면 레고의 조립 설명서에서였나 본 것만 같은 가문들의 깃발들이 나부끼는 거리를 벗어나 교외의 외진 숲으로 들어섰고, 그때 그곳에서 2-3일쯤 있다 귀가하려던 이 외출이 루와르 계곡 탐사로 변모하게 됩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a9139b84b2cd48912c4674346066fd8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fc66bef4978d3dd12c4a121c287e90c

판데믹이고 뭐고 관광객 가득한 성 같은 곳은 볼 필요 없지만요, 저녁마다 이런 장소에서 텐트 치고 새소리 들으며 마스크 없이 편히 담배 태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f667dfa5c800dcf3cab0c6ab43cbc9d9b14acba64775cf92adc206b8e9

그래서 루와르 계곡, 보다 정확히는 루와르 강을 따라 조금 더 멀리 가보기로 했어요.
그러다 이미 왔었던 도시들과 재회하게 된다면 더 좋구요.
(폰을 꺼냈던 순간에만 gps를 찾아 직선 경로로 기록이 되다가 밤에는 난데 없이 자는 와중에도 주행이 입력되어 거리와 시간은 부정확합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b946ae84e78d0dd12c43d5499b6b8f0

셋째 날은 날씨가 불가능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흘러가는 풍경 한손으로 사진을 찍어 보다가 미안해서 자전거를 세우고 구름만 한참 바라보기도 했어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4cc76be54f2f808c12c44667a4118530

그런데 저기 멀리에 지표로부터 두터운 구름이 솟아오르는 형상이 비치기에 행여나 구름이 생성되는 장면을 관찰할 수 있을까 페달을 달렸는데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bc631ea1f7f86df12c4fb46250ca7dc

원자력 발전소였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bc36db8182d808a12c4680df8792a2d

잠시 앞에 서서  
구름이 만들어지는 비밀의 호수를 찾으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아픈 동생과 갖은 고생 후에 당도한 곳이 원자력 발전소라 방사선 피폭으로 죽게 되는 오누이의 이야기를 구상해 보다가 이런 좋은 날씨의 다른 단면들을 놓치기 아까워 다시 안장에 올랐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48956ce91c2785df12c4d75fe180a109

길가의 흔한 성 1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ec139ba497f808912c4081ed5d48851

길가의 흔한 성 2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4a963feb442ad28b12c41a36f7e7d8a9

길가의 흔한 성 3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9b09dda6cd01af0a6ea908251cc36ae94a7b818a12c4d995c4fa84cf

한국의 밤, 지붕들 사이에 솟은 빨간 십자가처럼 발에 챌 듯 건너편에서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성들과 거리를 두며 격리 해제된 풍광만 정신없이 배식받다가 익숙한 실루엣에 지도를 확인해 보니, 6년 전 한여름, 물이 다 떨어져 호숫물까지 마셔가며 헤매다 겨우 도착했던 그 도시였습니다.

슬슬 샤워를 해야 할 때도 되었고 이번엔 느긋하게 묵고 가고 싶어 웜샤워 호스트를 찾아봤는데, 이 코로나 시대에 더군다나 동양인에게 답장을 해 줄 사람이 있을 리가 만무하죠.  
하고 생각하던 찰나 30km 거리에서 텐트 설치 가능한 정원과 샤워실 그린 라이트가 들어왔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a877330f20aacc6d37017b7aaf667dfa5c800dcf3cab0c6ab4399cedfbd4c9fa3117532edfb332524fc

여유고 해후의 기쁨이고 뭐고 간에 따뜻한 물에 들어갈 생각만으로 가차 없이 추억의 도시를 뒤로했습니다. 9월 초인데 거진 30도였거든요.

연락이 끊기면 안 되기에 사진도 이쯤에서 그만 찍고 배터리 보존하며 세 번째 도시인 뚜르에 도착해 보니 호스트는 금발의 아리따운 아가씨였습니다.


사진 제한으로 2부에 이어 쓰겠습니다.


-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 -2-

웜샤워(Warmshower)는 품앗이하듯 여행 중이지 않은 회원이 여행 중인 싸이클리스트에게 샤워실을 제공하는 공유 서비스에요. 샤워실 뿐만 아니라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지붕이 있는 공간이나 남는 방을 나누기도 하는데 모든 서비스는 현금 거래 없는 무료입니다. 단 본인이 한 번도 서비스를 제공한 적이 없다면 피드백(평점)이 없어 예약을 확정받기가 쉽지 않아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a80f961f9d9cab77e77b0f259076e0e

해가 지고 나서야 도착한 뚜르의 호스트 집에서는 뜻 밖에 침대가 있는 방을 제공해주어 쾌적한 밤을 보낼 수 있었는데 호사다마라더니 아침이 되니 상당히 불쾌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침대에서 내려와 걸을 수가 없었어요. 발을 바닥에 딛으면 뭔가 잘못된 것처럼 한 박자 늦게 엄청난 통증이 오른쪽 아킬레스건으로부터 올라왔습니다.

구글링하며 자갤에도 글을 올렸었는데 공통된 의견으로는 시트가 너무 높아 페달에 힘을 줄 때마다 발목에 무리가 가면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올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e8fac33fedec1b17e776c4ed003224a

새로 구입한 새들백에 간섭이 있어 출발 전 시트 포스트를 평소보다 조금 올렸었는데 아마도 거기에다 연속된 백키로대 주행으로 긴장해 있던 몸이 샤워와 숙면 후에서야 뒤늦게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호스트는 원한다면 하룻밤 더 머물러도 괜찮지만, 본인이 출근할 때 같이 나갔다가 퇴근 후에 다시 오라는데 마음씨는 친절하셔도 그게 말이 쉽지요.
조금 더 긴 여행을 결정하자마자 이런 일이 닥쳐 집에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괜히 쓸데없는 오기가 생겨 발목에게도 닥치라고 혼잣말하며 진통제 몇 알을 털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d80fc64ffdf9de37e77ce75a7ce5037

짐까지 합쳐 30kg가 넘는 자전거를 끌며 걸으려니 발자국마다 난도질을 당하는 것 같아 마침 눈 앞에 보이는 중세 영화에나 나올 법한 건물로 다가가 보니 5유로짜리 케밥 집이더군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 나라의 문화유산은?
각설하고 돌계단에 앉아 알제리안 소스의 양고기를 쑤셔 넣고 있자니 그제야 약효가 도는지 증상이 조금 가라앉은 것도 같았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9d8fb34fa899db47e775a0db922f1e8

사실 돌아가려면 그때가 기회였어요.
다음 기차역은 또 140km 거리의 도시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보시다시피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저는 그만 까무러치기로 결정했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8daac32ffd8c0b67e777c19d5bc4894

페달 한번 밟고 그 힘으로 미련하게 10초간 자전거에 얹혀 가는 식으로 기차역은 무시하고 통증도 무시한 척 하며 뚜르를 떠났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adaaf6fffdf9cb27e77c2ce4b49fa17

발만 괜찮았다면 정말 즐거웠을 가벼운 자갈길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a8bfc63ae829db57e77d4f622d0ba99

나룻배와 돛단배가 있는 풍경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4d8f936fa8fc1e37e77159593f37586

사방에 자욱한 바이러스와 하루에 2만 명씩 감염되는 와중에도 마스크 팔에 걸고 삐대는 이웃분들 덕에 외출은 고사하고 찬거리도 원격으로 배달받는데
당장 내일 수술 받아야 하더라도 지금 눈앞의 이 개방을 어찌 포기하나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989ff62a8d9c9e77e7750d1b87bd0d3

되뇌며 통증이 덜한 각도를 찾아 페달을 밟았습니다.
안장은 부러 더 낮게 세팅해 이번엔 무릎을 죽여가며 발목에 걸리는 부하를 줄여 보자는 속셈이었죠.
아마 걷는 게 더 빠를 속도였을 테지만 한번 내리면 다시 올라 탈 자신이 없어 숙녀용 자전거로 마실 나온 노부부에게도 앞서 가시라 양보했는데 스쳐 지나갈 듯 하던 할아버지께서 되돌아 다가오셨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adcf634ad89c1b77e7776667ba6cd61

알고 보니 숙녀용 자전거는 강어귀 자전거 쉼터의 대여 용이었고 자전거 쉼터에는 다양한 약품이 구비되어 있었어요.
너무 아파서였을까요, 왜 진통제 이외의 다른 조치를 생각 못 했는지 붕대와 통증 크림을 건네주시던 관리자분께선 양말을 벗던 제게 지금 뭐 하냐고 고함치시더군요.
발목 뒷부분이 복숭아뼈와 뒤꿈치 둘레만큼 부어 있었거든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98faf65aa8eccbb7e77e2ab52a25af9

붕대를 감아 주시며 가장 가까운 비박 스팟까지 알려 주신 고마운 분들 덕택에
아직 30km 는 더 가야 한다는 저 자신을 말릴 수 있었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4ebf2ef58aca39470fba5ba55f894b6cd24fc42381d231a28887549caa

그날은 텐트를 설치하자마자 곯아떨어졌어요.

거의 정오가 다 되어서야 기상해 발목의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이게 나아진 건지 통증에 적응을 한 건지 알 수 없어 짐을 패킹하고 다시 안장에 올랐는데
둘 다 아니고 그냥 제 착각이었네요. 여전히 아픕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48ffd33f48d9ee37e7789ec4259b772

진행 방향을 결정하고 천천히 이동하려는데
갑자기 미시시피강이 등장 !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fdcaa66fb829cba7e77a4306051d87a

지금 그런 강이 문제가 아니고 디즈니 성이 펑 !

프랑스에 살며 웬만한 건축물에는 감탄 내성이 생겼었는데 여기는 관광객 틈에 끼여 환호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f8aad31fddbcbe37e777bae858feda0

렁제 Langeais 성이라고 해요, 자전거 사진을 찍고 있으니 제가 찍은 장소에서 촬영하려고 기다리시는 분이 있어 서로 촬영을 해주었습니다.

저 계단들은 오르지 못할 것 같아 조금 더 바라보다가
여전한 루와르 강변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ed8ff64f9db9cb77e77bd32e18140fe

또 다른 원자력 발전소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e81a866f5d8c9e17e773ed122849f32

원자로 구역. 접근 금지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d89ff6fae8ac9e77e7707e13b3dbf57

멀리서 보면 미래도시 같아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e8ffe63a8decab17e774a77a880f858

어제보다 더 짧은 거리를 달렸지만
어제 푹 쉬었던 게 효과가 조금은 있는 것 같아
내일도 계속하고 싶다면 지금 멈춰야 한다는
현명한 의식이란 이름의 통증에 수긍하며 원자력 발전소 맞은편의 강가에 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c8dac66a982ccb17e77f3d167554a15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958eff35fc8ecabb7e77f4cb8b584c37

6시밖에 안 되었어요. 해가 지기까지 시간이 넉넉해 해먹을 처음으로 꺼내 나무에 걸어봅니다.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23d12cf68fcb94d8d7c412a3ced8fc31fadcc1e37e77dec12564e40e

해먹에 널려 떨어지는 석양을 감상하고 있자니
집에 돌아가지 않은 게 정답이었네요.


viewimage.php?id=2fb4d33fe6de3d&no=24b0d769e1d32ca73fec87fa11d0283168a8dd5d0373ee31e5f23e84e42b8773e359cf72f178d757231f4ebf2ef58aca39470fba5ba55fd34f39861e937481d2c0314cea04ffdb

5일째도 끝



3부에 계속




-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 -3-

-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 -4-

-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 -5-

-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 -6-

-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 -완-





출처: 자전거 갤러리 [원본보기]

추천 비추천

183

고정닉 64

22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16073 아무무 피규어 만들었는데 봐주라.. [976] ㅇㅇ(121.131) 20.10.31 84110 1075
16072 초초스압 ) 날씨의 아이 1주년 기념 포스터 그림 + 6개월의 팬아트 [713] 맑음소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30 78556 1287
16071 학생들 푸키몬 피규어 모은거 보구가 ^^ (스압) [377] ㅎㅎ(175.193) 20.10.30 51868 516
16070 트붕이 결국 회사에 기사옵 코스튬 입고감 [509] ㅇㅇ(211.104) 20.10.29 137286 2049
16069 롤 보드게임 만들었다. [1348] ㅇㅇ(59.26) 20.10.29 123139 1655
16068 흰머리오목눈이 만들었음. [469] 불사조(180.68) 20.10.28 54104 771
16067 흙수저를 위한 나라는 없다 [3988] 동해수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8 171423 3356
16066 우리 딸한테 터치되는 껍데기 본체 만들어줬음 [1530] 열라렙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7 125147 2631
16065 콱 가을야구기념 빅또리 할로윈호박 완성 [250] ktwi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7 24558 437
16064 유기견 입양 5일차 검사비용 등(feat.근황) [1642] ㅇㅇ(1.244) 20.10.26 87792 2494
16063 웰로드 만들었다 [745] 표범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6 59842 824
16061 사이버펑크 한복 야호코페이.jpg [828] 세월이가면라이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4 153554 1455
16060 내 어깨 위에 공룡 [849] 마티니사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3 92371 1045
16059 강릉 바우길 트레킹 + 백패킹 [193] 제가인정합니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3 32187 131
16057 고전 공포영화 배우들 친필 싸인 받은게 자랑 [689] ㅇㅇ(157.245) 20.10.22 72806 1034
16056 [스압] 한 컷에 담긴 이야기들 [416] 한 컷(116.126) 20.10.22 56627 670
16055 흙수저 [1452] zl존도적태우짱짱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1 176497 2195
16054 비둘기 만들었음. [814] 불사조(58.230) 20.10.21 75962 1643
16053 [JPG+GIF] 미공필로 한자쓰기 연습과정 모음 (1~10) [483] 디지타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0 44830 404
16052 괴담) 참수지장.Manhwa [812] 천도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20 94993 752
16051 학생덜 아저씨가 만든 4세대 보구가(스압 + 작업기) [480] 포스퍼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9 74636 936
16050 가장 보통의 밴드에 대한.manhwa [528] 스파츠[Spat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9 126199 732
16049 초스압) 이번 여행을 정리해보며 [357] 커피는Starbuck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7 57397 373
16048 지난번에 다쳤다던 다람쥐가 다시 찾아옴 (긴글 주의) [1155] 지다람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6 177247 2716
16047 한지 꼬아서 만든 앨리스랑 스티치인데 어떰? [504] ㅇㅇ(121.155) 20.10.16 64560 532
16046 자전거입문,,, 9년차,,, 보닌쟝,,, 행보,,,, [645] 하늘데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5 77123 500
16045 독서마라톤 96일차 완주! (초스압/데이터주의) [700] 마라토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5 154603 656
16044 [스압] 4개월 동안 아이유 만든 후기 feat 뒤늦은 10000일 기념 [2059] 마야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4 168060 950
16043 3D펜으로 마오카이 만들었다 [1410] ㅇㅇ(112.172) 20.10.14 81309 860
16042 [자작]2018 태평양 겐지 용검 스압 [232] 똥손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3 40458 293
[스압] 6년만에 다시 찾은 루와르 계곡 여행기 [189] dd(77.207) 20.10.13 26820 183
16040 가짜 야구단의 탑데 도전기 - 꼴짜사나이.JPG [456] 에쿠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2 58449 1146
16039 [단편] 담배친구.manhwa [884] 윤코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2 123505 1271
16038 태연이 make me love you마카롱 만들었어 [433] 르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0 51629 827
16037 (약스압) 가짜 사나이 이근 대위 피규어 만들었다.png [1220] 딱지굿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9 132813 1381
16036 [약스압] 아야진 투어 수중필름사진 [144] 수중필름게이(210.183) 20.10.08 30111 147
16035 [스압] 새들의 천국 공릉천 part 1 -가을의 전령 비둘기 조롱이를 만나다- [206] 프로는운에맡기지않는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8 25839 285
16034 꼴데팬 둘이서 꼴니폼입고 국토종주 다녀왔다(스압).jpg [329] ㅇㅇ(180.226) 20.10.07 39979 471
16033 한가위를 맞아 일체형PC를 가내수공업으로 제작함 [381] 거지(58.224) 20.10.07 71834 820
16032 간단한 글룸헤이븐 오거나이저 제작기 [198] ㅇㅇ(115.143) 20.10.06 28804 119
16031 [스압]쌉구형 중고자전거 환골탈태시키기 프로젝트 [453] 『ロトレ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6 53748 445
16030 가죽소품 제작기(끝까지안보면 후회) [439] 앞으로만간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5 41955 294
16029 할로윈 또리 호박등 完 [284] ktwiz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5 31080 584
16028 빵끈으로 리바이 만들어봄 [506] ㅇㅇ(116.120) 20.10.03 87306 1208
16027 깔깔만두 만들어봤다 [593] ㅇㅇ(222.236) 20.10.02 109554 966
16026 다윈의 기묘한 모험: 진화조류(수정합본) [655] 비둘기덮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1 82898 1151
16025 [단편] 신은 내게 오지않았어 [1037] 무선혜드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30 117452 2325
16024 (포스프레)리메이크:타격귀vs빙큐보 [423] Quee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29 53111 897
16023 쓰레기 긁어모아서 기타 만든다 [스압] [214] ㅇㅇ(14.52) 20.09.29 60303 344
16021 학생덜 아저씨가 만든 3세대 보구가(스압 + 작업기) [641] 포스퍼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28 85585 1888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