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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마지막 문자 저장해 두고 봐"... 이태원 참사 1주기, '슬픔에 잠긴 유가족'

아던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24 18:22:30
조회 473 추천 3 댓글 1
														


오는 29일 이태원 참사 1주기가 된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글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딸을 잃은 정해문 씨는 딸이 기르던 강아지를 보면서 딸을 떠올린다. 정해문 씨의 딸 정주희 씨가 태어난 순간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자료를 휴대폰에 넣어 딸 주희 씨가 그리울 때마다 열어 보곤 한다는 정 씨는 이태원에 간 딸에게 2022년 10월 30일 오전 12시 52분에 보낸 '연락이 안 된다'라는 마지막 문자도 보관하고 있다.

당시 정 씨는 딸 주희 씨에게 "둘째 딸 전화가 안 되네. 빨리 통화하자. 이태원에 있는지 궁금해" "(아빠가) 이태원으로 가는 중"이라고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지난 20일에 만난 정 씨는 "1년이 지났는데 아직 주희가 주위에 있는 것 같아요. 당연하게 있었던 자리에 없으면 이상하다"며 한참을 허공만 바라봤다.


이태원 유흥 골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정호 씨는 21세 딸 진세은 씨를 잃고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흘렸다. "11월 27일이 세은이 생일인데 1년 내내 생일을 기준으로 살던 아이다. 이맘때면 '내 생일에 이거 하자, 선물로 이거 사달라' 그렇게 조잘댈 거 같다. 정보기술 관련 공부를 해서 '올해는 실습, 인턴을 했겠네'하는 생각도 든다"고 딸 세은 씨를 생각하며 눈물을 훔쳤다.

세은 씨는 참사 당일에 병원으로 옮겨져 4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11월 1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진 씨는 "29일에는 유가족들과 함께 보내더라도 11월 1일에는 가족들과 보내야 하는 데 너무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벌써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유가족은 머리가 쿵쿵 울리거나 심장이 뛰는 등 불안 증세가 생겼다. (사진은 기사글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 김의현 씨 어머니 김호경 씨는 갑자기 머리가 쿵쿵 울리거나 심장이 빠르게 뛰는 증세가 생겼다. 그래서 언제나 신경정신과 약을 지니고 다닌다. 주변 사람들과도 멀어졌다는 김 씨는 "난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내 눈치를 본다. 그게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서서히 멀어졌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참사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도 불면증, 우울감, 공황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진정호 씨와 가족들은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진 씨는 "세은이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아 처음에는 밥도 못 먹었다. 그런데 다른 유가족들을 만나고 처음으로 밥을 제대로 먹었다.

여기선 농담도 하고 보고 싶은 아이들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울고 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분향소를 찾는다고 전했다. 진 씨는 "참사 초기에 많이 들은 얘기가 '놀러 갔다가 죽은 애들'이라는 말이다. 맞다. 우리 아이는 놀러 갔던 건데 놀러 간 사람이 죽어 돌아오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법적이나,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잘못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글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 씨는 "참사 이후에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부터 국정감사까지 지켜봤는데 제대로 된 수사가 없었다. 경찰이 한 잘못을 경찰들이 수사하는 상황이 신뢰가 되지 않았고 국정감사는 여야가 정쟁만 하다가 끝이 났다"고 전했다.

진 씨는 "아직도 법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잘못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다. 참사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고 책임자는 사과해야 하며 다시는 이런 재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매뉴얼을 전국적으로 꼭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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