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내연기관 승용차는 한쪽 뒷유리에 라벨이 한 장씩 붙는다. 바로 에너지 소비 효율 라벨이다. 자동차의 도심 연비 및 고속도로 연비, 이를 합친 복합 연비에 따라 부여된 등급,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해당 라벨에 모두 기재된다.
전기차에도 같은 이름의 라벨이 붙긴 했으나 에너지 효율에 따른 등급이 나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달부터 전기차도 내연기관 차량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효율 등급제를 시행한다는 소식이다. 전기차에도 에너지 효율 등급이 부여됨으로써 어떤 변화가 생길지 자세히 짚어봤다.
4월부터 전면 시행 등급 분류 기준은?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1일부터 전기차 5단계 에너지 효율 등급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278종을 에너지 소비 효율에 따라 5개 등급으로 나누고 구체적인 효율을 표시한 라벨을 의무 부착한다. 라벨 디자인은 기존의 원형을 벗어나 예전처럼 정보 표시에 유리한 형태로 변경됐다.
등급은 내연기관 차량의 연비(km/L)와 유사하게 전기 1kWh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km/kWh)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5.8km/kWh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는 1등급, 5.7∼5.0km/kWh는 2등급, 4.9∼4.2km/kWh는 3등급, 4.1∼3.4km/kWh는 4등급, 3.3km/kWh 이하인 모델은 5등급으로 분류된다.
1등급은 고작 6종 포터는 최하 등급?
1등급은 현대차 아이오닉 6 기본형 및 항속형 RWD 18인치 사양, 아이오닉 전기차(PE), 스마트솔루션즈 스마트 EV Z 등 국산 전기차 4종과 테슬라 모델 3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 RWD 2019년형 및 2021년형 등 수입 전기차 2종이다. 총 6종으로 1등급 전기차는 전체의 2.2%에 불과하다. 반면 2등급은 54개(19.4%), 3등급은 73개(26.3%), 4등급은 83개(29.8%), 5등급은 62개(22.3%) 모델이 포함됐다.
국산차 대 수입차 비율은 2등급의 경우 25:29로 일정한 편이지만 낮은 등급일수록 수입 전기차의 비중이 크다. 3등급은 24:49, 4등급은 16:67, 5등급은 14:48이다. 5등급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 5 N(3.7km/kWh), 포터 일렉트릭 및 기아 봉고 EV(각각 3.1km/kWh), 포르쉐 타이칸 터보 S(2.8km/kWh) 등이 포함됐다.
1등급과 5등급 충전료 연간 84만 원가량 차이
그렇다면 1등급 전기차와 5등급 전기차의 연간 충전 비용 차이는 얼마나 벌어질까? 전기차 연평균 주행 거리 1만 3,323km와 완속 충전 요금(364.5원)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1등급 전기차는 78만 원, 5등급 전기차는 162만 원의 연간 충전료 지출이 예상된다. 연간 84만 원의 비용 차이가 발생하며, 5년 동안 운행한다면 격차는 420만 원까지 벌어진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제도를 통해 고효율 전기차 기술 개발이 촉진되고 소비자들의 고효율 전기차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전기차 충전료 거기서 거기일 줄 알았는데”. “기름값보다 싸다고 해도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아이오닉 6랑 포터 전기차랑 2배 차이네?” 등 다양한 반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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