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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IT] 오픈소스랩 박진수 대표 “한식을 현지화하고 있습니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25 22:58:57
조회 196 추천 0 댓글 1
[IT동아 권명관 기자]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농식품 분야 특화 창업보육센터입니다.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이 보유한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1,000만 명 규모의 거대한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농식품 분야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전통과 첨단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는데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입구에 위치한 오픈키친 모습, 출처: IT동아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입주 스타트업의 의견을 반영해 실제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해주는데 집중하는 '네트워크'입니다. 스타트업을 위해 판로개척을 다각화했고(유통 대기업 협업 및 크라우드펀딩 지원 등), 식품 디자인, 홍보 영상 촬영, 특허 출원 등 이종 기업을 연계해 지원하죠. 센터와 입주기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입니다.

이에 IT동아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경험을 전달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은 현지화 전략으로 한국의 식문화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오픈소스랩입니다.

한식의 문화와 경험을 현지화 전략으로 소개합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오픈소스랩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박진수 대표(이하 박 대표): 오픈소스랩은 한식의 문화와 경험을 현지화 전략으로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쉽게 말해 한식을 해외의 문화와 경험에 맞춰 소개한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만난 오픈소스랩 박진수 대표, 출처: IT동아



IT동아: 현지화 전략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박 대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콘텐츠를 바탕으로 K-팝, K-콘텐츠, K-푸드, K-패션, K-뷰티, K-방역 등 K-프리미엄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오징어게임, 기생충 등 한류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있는 한식으로 인해 K-푸드에 대한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지난 2022년 9월 말 기준, 국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91억 100만 달러를 달성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한식의 경험을 해외에서 온전히 즐기기에는 다소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고유의 음식이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낯선 음식일 수 있지 않나. 평소에 맵고 차가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문화권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김치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다.

현지화, 대중화는 여기에 집중한 전략이다. 오픈소스랩은 한식을 소개할 때, 현지에서 받아 들이는 사람에게 부담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지의 눈높이에 맞춰 한식을 즐기고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한다. 그들의 문화에 맞춰 한식을 제공, 어색함을 지우는 형태다.


현지화 전략에 맞춰 제품을 선보이는 오픈소스랩의 브랜드 ‘스푼키(Spoonkey)’, 출처: 오픈소스랩



IT동아: 아, 어떤 의미인지 이해했다. 여러 가지 반찬과 밥, 국, 찌개 등을 한번에 즐기는 한식은 우리만이 알고 있는 식사 예절이나 문화를 지니고 있지 않나. 이러한 문화, 경험을 현지에 맞춰 제공하겠다는 뜻인가.

박 대표: 맞다. 한식의 문화와 경험은 해외 시선으로 봤을 때, 다소 터프하고 투박하다. 한국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사람에게 우리의 경험과 예절을 지키도록 강요하면 오히려 거부감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즉, 한식을 처음 접한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식은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환경과 재료도 맛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김치를 예로 들어보자. 이제 막 담근 김치와 2년 묵은 김치의 맛은 똑같을 수 없다. 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 2년 묵은 김치를 권유하면 손사래를 치며 거절부터 하지 않을까? 2년 동안 땅 속에 보관한 음식은 당연히 상했다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부대찌개는 어떤가. 어떤 재료를 넣고, 어떤 양념을 쓰느냐에 따라 맛은 달라진다.

즉,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의 현지인도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항상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한다. ‘대중화’, ‘표준화’ 전략이다.


오픈소스랩의 현지화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박진수 대표, 출처: IT동아



IT동아: 지역마다 즐기는 음식이 조금씩 다르고, 맛집마다 다른 한식의 맛과 문화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하겠다는 의미인가.

박 대표: 한식의 현지화, 세계화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뉴욕에서 유명한 20년 전통의 식당에서 설렁탕을 즐기려면 어때야 할까? 아프리카의 밀키트 업체가 김치찌개를 만들어 판매하고, 유럽의 길거리 식당에서 설렁탕을 끓이려면 무엇을 제공해야 할까?

고객의 입장에서 한식을 생각해 내린 방법이다. 현지마다 선호하는 음식의 형태, 맛은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잘 어울릴 수 있는 한식을 제공한다면, 한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볶음김치, ‘김치V’


IT동아: 같은 맛을 즐길 수 있는 표준화된 한식을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박 대표: 그렇게 개발한 첫 제품이 ‘김치V’다. 김치V는 볶음김치를 동결건조해 블록 형태 음식이다. 직화 120도로 볶은 김치를 맛, 색, 풍미 등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영하 40도로 동결건조해 가로세로 5cm, 두께 1cm 형태의 블록 형태로 제조했다. 무게는 7g으로 500원짜리 동전 1개와 거의 같다. 최종 포장한 상태로 실온에서 18개월 가량 보관할 수도 있다.

배추, 무, 육수, 고춧가루, 찹쌀풀, 마늘, 새우젓, 멸치액젓, 양파, 대파, 생강 등 재료는 모두 국산이다. 글루텐, 설탕, 대체당, MSG, 보존료 등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오픈소스랩 김치V, 출처: 오픈소스랩



IT동아: 그러니까… 볶음김치를 얼려서 가볍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는 뜻인가.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 맛은 똑같을테고, 전 세계 어디로도 쉽게 옮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박 대표: 맞다. 거기에 집중했다. 김치V를 즐기는 방법에도 제한은 없다. 블록 1개에 따뜻한 물 40ml를 넣으면, 본연 그대로의 볶음김치로 바뀐다. 그냥 부셔서 먹을 수도 있고, 다른 음식에 올리는 시즈닝이나 스프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김치 맛 조미료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치V를 즐길 수 있는 방법, 출처: 오픈소스랩



참고로 유산균은 보통 6~70도에서 15초 만에 사멸한다. 때문에 볶음김치에는 유산균이 없다. 하지만, 김치V에는 유산균이 살아있다. 특허 코팅기술을 통한 상온 보관, 내산성에 강한 유산균을 제조 과정에서 첨가한다. 가장 맛있는 pH 4.0대로 관리하고 숙성시켜서 만드는 김치V의 장점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딱 알맞게 익은 김치를 1년 내내 같은 맛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치V는 볶음김치를 조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고민한 제품이다. 파스타에 부셔서 넣을 수도 있고, 잔치국수에 고명 용도로 올릴 수도 있다. 카레, 돈까스, 비빔국수에 김치V 가루를 뿌려 볶음김치 맛을 추가할 수도 있다. 지난 2021년 서울창업허브에서 김치V를 활용한 요리대회를 열었을 당시, 스팸김치브루스게타, 김치마요디핑소스, 김치닭가슴살샐러드, 김치로제파스타, 김치마약옥수수구이, 김치고구마버터오븐구이 등 다양한 레시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치V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 출처: 오픈소스랩


쉐프 10년, 식품 연구원 10년의 경험을 담았습니다


IT동아: 오픈소스랩은 언제 설립했는지.

박 대표: 지난 2021년 9월 법인으로 설립했고, 2022년 3월 김치V를 출시했다. 제품 개발 기간이 짧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픈소스랩 설립하기 10년 전부터 국내 대표 대기업 식품사,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20개 브랜드에서 1,000여 개의 레시피를 개발한 경험과 노하우를 김치V에 담았다. 그 이전에는 쉐프로도 10년 동안 일한 바 있다.


조리원, 식품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과거 사진, 출처: 오픈소스랩



IT동아: 오픈소스랩을 창업한 이유가 궁금하다.

박 대표: 쉐프, 식품 연구원으로 일하며 쌓은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 쉐프가 일하는 요리 현장과 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레시피, 식재료 등을 연구하며 쌓은 경험을 보다 알리고 싶었다.

IT동아: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텐데.

박 대표: 힘들고 어렵다(웃음). 하지만, 이제 제자리를 찾은 것만 같다. 쉐프로 일하다가 레시피를 개발하는 식품 연구원으로 경력을 쌓으며 서로 소통하기 어려운 양측의 통역사와 같은 역할을 오래 담당했다. 마치 개발자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길을 만들어 가는 기획자와 같은 느낌이랄까. 요리 현장과 개발 현장의 중개자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지금도 많이 가지고 있다. 시장에 없는, 그런 제품을 만들어 공유하고 싶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는 박진수 대표, 출처: 오픈소스랩



지난 경험을 통해 쌓은 경력은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밀키트 개발 사업’과 같은 정부 용역 사업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고, 민간 기업의 의뢰를 받아 새로운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관련해 지자체와 기업 등에서 강의와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고… 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상품화 전략 등에 도움을 주고 싶다.

IT동아: 현재 김치V는 어느 정도 관심을 받고 있는지.

박 대표: 옥션, 지마켓, 11번가, 롯데 온 등 약 30개의 오픈마켓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제 알리기 시작하는 단계다. 김치V의 장점을 어떤 형태로 알릴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하고 있다.

김치V는 국내 보다 해외를 지향하고 있는 제품이다. 제품을 개발하며 오랜 보관 기간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이유기도 하고. K-푸드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있고, 그만큼 유통망도 넓게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미치지 못하는 지역은 믾다. 1년 내내 뜨거운 적도 지방에 본연 그대로의 김치를 맛과 형태를 유지하며 유통하기란 쉽지 않다. 아직 유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제대로 된 김치를 먹을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김치V, 출처: 오픈소스랩



하지만, 김치V는 다르다. 작고 가볍기에 쉽게 옮길 수 있고, 변하지 않는 맛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해외 현지에서 즐기는 음식에 추가하는 시즈닝처럼, 조미료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먹는 방법, 레시피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

실제로 프랑스와 독일의 미슐랭 쉐프들이 김치V를 테스트하고 있다. 두바이 쥬메이라 호텔에 위치한 식당에서 김치V를 구매해 활용할 수 있는 레시피도 찾고 있고… 이외에도 해외 여러 곳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독일 현지 밀키트 업체에 수출한 김치전, 출처: 오픈소스랩



그리고 최근 개막한 ‘2022년 파리국제식품박람회(SIAL Paris 2022)’에서 ‘Grocery Savoury Products’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90대1의 경쟁률을 뚫고 1,800여개 제품과 경합해 얻은 경과다. 국내 기업 중 세이보리 부문에서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현장에서 한국의 심볼이라고 할 수 있는 김치를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관심을 받았다. 많은 곳에서 관심을 받았고, 도움도 얻었다. 부담스럽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파리국제식품박람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김치V, 출처: 오픈소스랩



열심히 준비했다. 현지화라는 말은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 그들의 문화, 그들의 식습관, 그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오픈소스랩이 지향하는 현지화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김치V 후속 제품으로 채식주의자를 위한 김치V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우리 오픈소스랩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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