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국내 증시가 이렇다 할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횡보하면서 거래대금이 바닥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까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1천900억원으로 전달(16조6천720억원) 대비 4천800억원가량 감소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월별 기준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이달 들어 연중 최저치를 재차 경신하고 있다.
앞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 19조4천억원 수준이었으나 점차 증가해 3월 22조7천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다 감소세로 돌아서 7월 19조원대, 8월 18조원대, 9월 16조원대로 줄었다.
시장별로 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9천340억원으로 전달(10조3천430억원) 대비 4천90억원 감소했으며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6조2천560억원으로 지난달(6조3천270억원) 대비 710억원 줄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지연 등에 이달 들어 3.7% 내리면서 국내 증시의 반등세가 꺾이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0.02% 오르는 데 그쳤는데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천140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주식 투자 열기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투자자예탁금도 감소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직전 집계일인 17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3천680억원으로 지난달 말(56조8천330억원) 대비 4조원 넘게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이다.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되찾지 않은 돈이라,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으로 꼽힌다.
활력 잃은 증시에 거래대금
전문가들은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가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서 지수가 갇혀 있는 상태로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때까지 지켜보는 흐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때까지 현재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앞둔 가운데 24일 SK하이닉스 잠정 실적 발표, 31일 삼성전자 확정 실적 발표 및 가이던스(실적전망) 제시가 코스피의 중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둔화가 진행되면서 코스피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한국 반도체에 대한 피크아웃(정점 이후 상승세 둔화) 우려가 있고 향후 반도체 수출 증가율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이를 감안 시 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기화는 상당히 희망적인 전망으로, 오히려 하방이 뚫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근본적인 국내 증시의 반등을 위해서는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불확실성이 해결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그간 금투세 불확실성이 거래대금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친 만큼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는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표면적으로는 시총 비중이 높은 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며 "다만 근본은 금투세로, 특히 개인 비중이 큰 코스닥 시장의 경우 금투세 관련 결정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거래대금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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