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번 순댓국에 이어 <수시로 맛집 비밀노트> 2편이 될 듯하다. 모두가 정말 고생하고 있는데 이렇게 몇 집만 꼽는 것이 죄송하지만, 언제든 이 비밀노트에 추가할 수 있게 열심히 돌아다녀 보겠다고 다짐해 본다. 먼저, 가성비 최고인 삼겹살 집으로 손꼽는 곳이다. 

철뚝길(9,900원 / 200g)과 철뚝집(9,000원 / 200g) 

이 두 집은 이름만큼이나 운영 시스템도 비슷하다. 파무침부터 쟁반과 나오는 반찬의 스타일 그리고 냉삼의 형태까지도 모든 것이 아주 흡사하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성남에서 처음 창업한 철뚝집(현, 철뚝길)이 50년 이상 사업을 해오다. 깜박하고 상표권 갱신을 못한 사이 프랜차이즈 사업자에게 철뚝집이라는 상표권을 빼앗겼다고 한다.   

[철뚝길]

철뚝길

철뚝길 파무침

철뚝길 냉동삼겹살

철뚝길

좀 황당한 일이지만 자영업자에게는 아주 흔한 일이다. 그 유명한 덮죽 상표권만 하더라도 이런 케이스라고 봐야한다. 그러다보니 철뚝집 프랜차이즈는 꽤 사업을 열심히 해서 최근에는 주변에서 자주 눈에 띈다. 철뚝길(원조)은 아쉽지만 그만큼 비즈니스 역량이 부족하다보니 조금 덜 눈에 띈다.   

[철뚝집] 

철뚝집

철뚝집 파무침

철뚝집 냉동삼겹살

철뚝집 볶음밥

그런데 이 두 곳의 냉삼 시스템이 내가 볼 때는 가장 레트로하면서 옛 느낌을 그대로 살려주지 않나 싶다. 두 곳 모두 파무침이 맛있고, 냉삼도 200그램 기준으로 1만원을 넘지 않는다. 가장 저렴한 집은 아니지만, 가장 대중적으로 냉동삼겹살을 즐길 수 있는 집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프랜차이즈라고 동네마다 가격이 다 같지 않다. 상가 임대료가 비싼 1급지로 오면 같은 메뉴도 가격이 달라진다. 입지에 따라 같은 간판을 달고 있어도 냉삼 200g에 9,900원 하던 것이 160g에 11,000원 하는 경우도 있으니 놀라지 마시라.

24시굴다리집 (10,500원 / 200g)

분당 서현동에 위치한 이곳은 24시간 영업 식당이다. 여기는 냉동 삼겹살이 전공이고 다른 음식을 부전공으로 택해서 운영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만 원이 넘지 않았는데 최근 가격표를 확인해 보니 드디어 1만 원을 넘겼다. 퇴근 후 친구들과 소주 한잔하기 딱 좋다. 여기는 기본적으로 손님들 연령대가 조금 높은 곳이다. 주변에 다른 가게는 모두 MZ세대가 자리하고 있는데 유독 이곳은 오시는 분들 연령대가 높다. 여기는 다른 음식이 맛나기보다는 냉동 삼겹살에 그냥 충실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 

24시굴다리집, 분당 서현동

24시굴다리집, 분당 서현동

24시굴다리집, 분당 서현동

24시굴다리집, 분당 서현동

미성식당 (6,900원 / 150g)

미성식당은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곳으로 지금까지 가본 냉삼집 중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집이다. 150그램에 6,900원이라는 극강의 가격대를 자랑한다. 인테리어도 완벽한 레트로 감성이다. 위치가 조금 애매해서인지 주변에 워낙 많은 가게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2층에 있어서인지 사람이 미어터지는 경우를 보지는 못했는데 몇 년을 다녔지만, 아직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한 듯. 반찬도 그렇고 고기도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대부분의 냉동 삼겹살이 수입이기에 가능하겠지만, 요즘에는 수입 삼겹살도 예전처럼 냄새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미성식당, 시흥

미성식당, 시흥

미성식당, 시흥

미성식당, 시흥

좋은 음식을 좋은 기분으로 먹으면 누구에게나 보약이 되지 않을까? 또 다른 멋진 냉동삼겹살 집이 있다면 댓글로 제보 부탁드린다. 꼭 검증하고 내 비밀노트에 올리겠다.

<susi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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