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대차그룹이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볼 수 있다. 꽤 오래전부터 세계 10대 자동차 그룹 중 하나로 당당히 올라있는 상태다. 다른 자동차 회사보다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올라온 점은 분명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해외에서 현대차그룹에 대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성능적인 부분에서는 포르쉐보다, 프리미엄 부분에서는 벤츠보다, 품질 부분에서는 렉서스보다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제네시스는 캐나다 자동차 기자 협회에서 선정하는 2022 올해의 자동차 부문별 수상 3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의 반응은 영 좋지 않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시상식에서
휩쓸고 다니는 중
현대차그룹은 각 국가 및 지역 자동차 전문가로 구성된 단체가 평가하는 북미, 유럽, 세계, 캐나다, 독일 등 5개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현대 아반떼는 북미 올해의 자동차, 제네시스 GV80은 캐나다 올해의 유틸리티, 현대차 아이오닉 5는 독일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자동차 전문매체에서 발표하는 시상식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차량이 많이 선정되었다. 모터트랜드에서는 올해의 SUV로 제네시스 GV70을, 탑기어에서는 올해의 자동차로 i20 N, 오토익스프레스에서는 올해의 차로 아이오닉 5를, 왓카에서는 EV6를 선정했다.
특히 탑기어는 아시아 자동차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는데, 2000년대 초반에는 현대차를 바퀴 달린 냉장고와 세탁기에 비유하기도 했을 만큼 혹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은 현대차를 최고로 평가하고 있다. 아우토빌트는 아이오닉 5, 투싼, GV80을 차급별 최고의 수입차로 선정했다.
미국의 권위 있는 디자인 상인 2021 굿 디자인 어워드에서 아이오닉 5, 스타리아, EV6, 카니발, GV70, 제네시스 X 콘셉트까지 6개 차종이 운송 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US 뉴스&월드리포트가 발표한 2022 최고의 고객가치상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브랜드로 선정되었다. 차종별 11개 부문에서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성능 부문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
오랫동안 현대차그룹은 성능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는데, 이제는 성능 부분에서도 크게 인정받고 있다. 제네시스 G70은 오래전부터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인 3시리즈와 꾸준히 비교되면서 몇몇 부분에서는 3시리즈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에 출시한 아반떼 N과 코나 N 역시 해외 반응이 매우 좋다. 적당히 좋은 성능과 훌륭한 주행감각을 자랑하며, 무엇보다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한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고성능 일본차에 대한 확실한 대안", "성능지향적인 차량을 추구하는 현대의 움직임을 지지한다" 등 반응이 있다.
작년에 공개한 EV6 GT는 아직 정식 출시는 되지 않았지만 주목받고 있는 차량이다. 최고출력 584마력, 최대토크 75.5kg.m, 제로백 3.5초로 상당히 높은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공개 당시 여러 슈퍼카들과 드래그 레이싱해 2등으로 들어오는 영상이 유명하다.
차급이 다르긴 하지만 타이칸 4S의 530~571마력, 제로백 4초보다 앞서 포르쉐를 넘어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 외 아이오닉 5 N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 고성능 전기차 부문에서 기대되는 브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품질 부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품질 부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먼저 미국의 유명한 품질조사업체 J.D 파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J.D 파워의 품질평가는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큰 것으로 유명하다. 작년 9월, 2021년 신차품질조사에서 제네시스가 2017년부터 5년 연속 벤츠와 포르쉐를 잡았다.
내구품질조사 역시 글로벌 15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낮은 평균 점수 147점을 기록해 토요타와 GM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참고로 내구품질조사는 신차 구매 3년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후 100대당 불만 점수를 집계해 점수로 나타내기 때문에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
현대차그룹 내 브랜드별로 나눠서 보면 먼저 기아가 145점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대중 브랜드 중 1위에 오른 적 있었는데, 올해는 전체 1위를 차지해 최우수 브랜드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대중 브랜드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치고 내구품질조사 1위에 오른 것이 역대 최초다.
현대차는 148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작년 7위에서 4단계 올랐다. 제네시스는 작년에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에서 4위였었지만 올해는 1위로 올라섰다. 미국 폭스뉴스는 "기아가 새로운 왕이다"라며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JD파워 내구품질 조사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IIHS 평가에서도
최고 수준 안전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엄격한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는 IIHS의 충돌 평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현대차 7개 차종, 기아 8개 차종, 제네시스 2개 차종이 지난해 3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의 충돌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에 부여하는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과 '탑 세이프티 픽' 등급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에 선정된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에서 가장 많은 17개 차종의 이름을 올리면서 2년 연속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시장에 첫 진출한 GV70과 G70을 포함한 제네시스 모든 차종이 IIHS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획득했다.
내수차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대차의 해외 선전소식에 네티즌들 반응은 그다지 못한 편이다. 그중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으로 내수 차별과 관련된 것이다. 내수 차별 논란은 해외에 판매하는 차량과 국내에 판매하는 차량의 품질과 안전성 등이 다른데, 예를 들면 해외에서 부품을 하나 더 넣어줘 안전성을 높였다면 국내에서는 그 부품을 넣지 않는 것 뭐 이런 것이 있겠다.
실제로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에 내수 차별 논란이 많이 나왔었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아반떼 MD의 측면 도어 부분에 미국에는 프레임이 3개 들어가지만 국내에는 2개만 들어갔다. 그 외 미국, 유럽에 판매하는 차량은 아연도금강판이 적용되었지만 국내에 판매되는 차는 일반 강판을 사용했다는 보도도 나오기도 했다.
쏘나타 충돌테스트 / 전자신문
내수 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자 현대차는 2015년, 신차였던 LF 쏘나타 내수 차량과 미국 수출 차량을 서로 충돌시키는 이벤트를 공개적으로 연 적이 있다. 실험에서 내수 차량과 미국 수출 차량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증명하긴 했지만 그 이후로도 내수 차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금도 "내 차는 왜 이러냐"라는 반응이 많다.
그 이유가 부품뿐만 아니라 AS 관련된 부분에서도 차별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세타 2 엔진 리콜 관련해서 국내에서는 리콜을 늦게 했으며, 그 외 해외에서는 빠르게 리콜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리콜 대신 무상수리로 처리하면 그나마 양반이고 문제가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보증 역시 차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기준으로 국내에서는 2년 8만 km, 3년 6만 km, 4년 4만 km 중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많은 나라에서 5년 10만 km로 국내보다 길게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몇몇 국가에서는 주행거리 보증은 무제한으로 두기도 한다. 물론 국내에서는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보증 연장을 해주지만 보증 장사하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동력 계통 및 부식 관련 보증 역시 국내보다 해외가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반떼 조립불량 / 보배드림
품질이 좋아졌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
그 외 품질이 좋아졌다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기술력이나 옵션 같은 부분은 분명 이전에 비해 많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지만 품질은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에는 나오는 차마다 굵직한 결함이 나왔다.
이후로도 출고되는 차들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부품마저도 조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있어야 될 부품이 없다든지, 부품 색상을 짝짝이로 맞추거나, 심지어 휠 크기도 짝짝이로 조립해 출고한 적도 있다.
영상 보면서 조립하는 모습 / 한국경제
이 문제는 조립 직원들의 근무 행태에 있다. 현대차 국내 공장 조립 직원들의 근무태만은 오래전부터 유명하다. 조립 도중 유튜브를 보는가 하면 3명이서 할 일을 한 명에게 몰아주고 나머지 2명은 돌아가면서 쉬고, 올려치기와 내려치기까지 동원해 쉬는 시간을 자체적으로 늘렸다. 심지어 현대차에서 공식적으로 찍은 영상에서도 근무태만 행위가 목격되기도 했다. 반면 해외 현대차 공장에서는 이런 근무태만 행위가 없으며, 효율성 역시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보도된 적은 없지만 QC 역시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설령 조립 직원이 잘못했더라도 QC는 이를 발견해 수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데, 출고 받은 고객이 대충 봐도 보이는 문제점을 QC에서 발견하지 못하고 출고시킨 부분은 분명 문제가 있다.
해외에서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신경 쓰자
글로벌 시대인 점도 있고, 한국보다는 해외 시장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보니 해외 시장에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하다.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전세계 대부분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신경을 많이 쓴다.
하지만 아무리 해외에서 인정을 받았다 해도 자국민에 세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한국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한국 기업.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해외에서 선전하더라도 이 사실이 알려지면 해외 소비자들 역시 코웃음을 칠 것이 분명하다. 해외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더 신경 써 모두에게 인정받는 자동차 기업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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