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품질 문제가 꾸준히 발생하는 가운데,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조립 불량이다. 그동안 다양한 조립 불량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소비자도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조립 불량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 부분은 조립을 제대로 안 한 것은 물론 QC까지 기본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휠 크기를 짝짝이로 조립한다든지, 색상이 다른 짝짝이 부품을 조립했든지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번에는 EV6에서 발생한 조립 불량인데, 차량 하부의 배터리팩 체결 볼트가 없어 그 충격으로 냉각수 호스가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글 이진웅 에디터
차량 등록 다음날 냉각수 문제 발생
최근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EV6 조립불랑 사연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이자 차주는 EV6 GT 라인을 계약했으며, 자동차등록증 상에는 3월 28일 제작, 3월 29일에 양도, 3월 31일에 차를 인수해 틴팅 등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4월 1일에 자동차 등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날인 4월 2일, 고속도로 주행 중에 냉각수를 보충하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고객센터에 연락하니 경미한 경고등이며, 도착지에 있는 한 기아 서비스센터로 안내해주었다. 그렇게 차주는 안내받은 기아오토큐로 방문을 해 차를 맡겼다.
새 차인데 배터리팩 분해?
차를 보던 정비사는 배터리팩이 분리된 것을 확인하고 차주에게 물어봤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 보여주는데, 차량 하부에 있는 배터리팩에 고정볼트가 3개가 사라지고 하나는 절반 가까이 풀려 있었다고 한다.
볼트가 없어 배터리팩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고, 이로 인한 충격으로 배터리팩에 연결된 냉각수 호스가 빠져 냉각수가 누수, 계기판에 냉각수를 보충하라는 경고문이 뜬 것이다.
배터리팩 분해 흔적이 선명하게 나왔다
거기다가 배터리팩과 주변 볼트들은 마모되어 여러 번 분해 조립한 흔적이 선명했다. 기아오토큐 정비사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차주에게 “이게 정말 새 차냐?”냐고 여러 차례 물어봤고, “이건 성능기록부 때보면 바로 사고 차로 나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정상 차량이라면 정확한 토크로 조립되어야 하는 볼트는 조립 시 볼트와 차량에 펜 같은 것으로 마킹 표시한다. 생산 당시 차를 제대로 조립했다는 일종의 증표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차주의 차량 배터리팩에는 그러한 마킹이 없었다고 한다. 즉 배터리는 차량 생산 과정이 아닌 나중에 따로 조립되었다는 것이 된다. 일단 서비스센터에서는 냉각수 호스 체결 및 풀린 볼트만 조여서 응급조치한 상태다.
책임은 서로 떠넘기고 배터리팩 교환은 불가
하지만 다음날, 또다시 냉각수를 보충하라는 문구가 떴는데, 일요일이라 어떻게 하지는 못하고 그다음 날 견인차를 통해 기아 직영사업소로 차를 견인해 입고시켰다. 4월 5일, 기아 주재원과 딜러가 교환으로 보고해 줄 수 있으나, 전기차 보조금이 문제 되어 손해 볼 수 있다고 차주에게 언급했다.
그래서 차주는 배터리팩이라도 교환을 해달라고 하니 흔쾌히 해준다고 했으며, 다만 차주가 있는 지역에서는 불가능하고 인근 지역에 있는 서비스센터에 부품 수급 및 일정을 협의해서 교환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인근 지역의 서비스센터 주재원은 배터리팩 교환이 불가능하며 배터리 보증이 남아있으니 해줄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보증이 있으니깐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교환이 가능한 것인데, 이 말을 들은 차주는 황당해했다.
차주는 기아 홈페이지 온라인 고객센터에 항의 및 하자 재발을 등록했으며, 이후 서비스센터 세 곳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배터리팩 교환은 못 해주고 배터리팩 점검만 해준다고 했다.
4월 14일, 차주는 기아 홈페이지 온라인 고객센터에 신차 교환을 요구했으며, 이후 주재원과 판매대리점장, 딜러가 찾아와 보상방안은 없고 권한 있는 사람은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차주는 보상방안도 없고 그렇다고 이 사람들이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4월 18일, 차를 보냈던 직영 서비스센터에서는 다른 서비스센터와 협의하고 연락해준다고 했지만 이후 연락이 없었다고 한다.
차량교환을 해주는 대신 합의내용 유출금지 조항
기아 통합 VOC 개선팀 책임 매니저가 급하게 배상을 논의하자고 차주에게 찾아왔다고 한다. 원래 지역 책임자하고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오지 말라고 했었는데, 굳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차량을 교환해준다고 합의서를 내밀었는데, 거기에 합의 내용 유출금지 조항이 있었다. 언론 및 인터넷 등에 공개하면 기아에 배상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당연히 해야 할 배상에 조건이 있다는 점에 황당한 차주는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랬더니 부랴부랴 전화 와서는 “사고가 걱정되니 동일 차량 렌트라도 해 주고 차주 차량은 가져가게 해달라”라고 했다. 한 달 가까이 나 몰라라 하더니 인제 와서 가져간다고 하니 차주는 증거물이라며 못 준다고 했다.
차주는 상황 정리를 해보았는데, YTN에서 취재를 시작해 기아 측에 입장을 물어봤다고 한다. 취재가 시작되니 부랴부랴 차량 교환을 미끼로 유출금지와 차를 회수해 취재를 차단하고 비밀 유지 조항을 걸어 은폐시키려는 목적으로 정리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차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렸으며, 공개로 변경된 이후 기아에서 반응을 조금 보였다고 한다.
조립 불량 문제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모습
어떤 제품이든 불량이 발생하면 기업은 소비자가 불편해하지 않기 위해 신속히 해결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한다. 특히나 문제가 생기면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자동차의 경우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건은 명백히 기아 측의 과실이 있는 조립 불량에도 불구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시간만 끌어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안겨줬다. 이 건은 현재도 진행 중인 상황으로 보이며, 차주는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업로드하겠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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