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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방산수출 총규모, 25조원이 아니라 40조원이 넘는다고?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09 09:22:36
조회 2571 추천 23 댓글 28

두줄 요약:

가성비·신속 공급으로 미국·독일 무기 제쳐

올해 방산수출 세계 5위 진입 가능





왜 폴란드는 美·獨 아닌 한국 무기 선택했나... 40조 방산수출 막전막후



FA-50 경공격기 , K9자주포, K2전차/조선일보DB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한국산 무기 3종을 대거 사들이는 기본 계약(Framework Agreement)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70문, FA-50 48대 등으로 한국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지만 1차 계약 규모만 10조원대, 사업 규모는 총 25조8000억원 수준이고 탄약 운반 장갑차, 지원 전차, 탄약 등을 포함하면 총규모는 40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출은 국산 주력 전차의 첫 수출, 국산 경공격기의 첫 유럽 진출 기록도 세우게 됐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이번 한국과 무기 계약은 최근 몇 년간 방산 도입 중 최대 규모이자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지체 없이 폴란드군을 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무기 제조 업체인 현대로템, 한화디펜스,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은 오는 18일부터 다음 달까지 본계약에 해당하는 이행 계약을 체결, 구체적인 수량과 사업 액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폴란드에 대한 수출 무기 3종 세트

미 언론 등 해외 언론에서도 이번 폴란드 방산 수출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 2일 한국산 무기가 ‘가성비’를 내세워 세계 방산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국제 방산 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폴란드가 미국·독일 무기들 대신 한국 무기들을 선택한 배경, 연간 국방비가 20조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무기 도입 대금을 지불할 수 있을 것인가 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①폴란드는 왜 한국 무기 도입 결정했나?

폴란드는 당초 성능이 우수하고 오랜 인연이 있는 미국 및 독일 전차들을 차기 전차 후보로 적극 검토했었다. 지난 2월엔 미국 최신형 M1A2SEP3 전차 250대 도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5년 이후에야 도입이 가능해 공백 기간을 메우는 ‘갭 필러(Gap Filler)’로 한국 K2전차 도입을 검토했는데 수량은 20여 대에 불과했다. 독일도 레오파드2 전차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너무 구형이어서 폴란드가 거절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상황이 급변, 폴란드는 한국제 무기 대규모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지원 약속을 믿고 자국 전차, 자주포 등을 우크라이나에 대거 지원해줘 전력 공백이 생겼는데 미국이나 나토는 그 공백을 신속하게 메워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마리우시 부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의 방한은 이번 폴란드 방산 수출의 중대한 분수령이 됐다. 이종섭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마리우시 장관은 비공식 석상에서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0문, FA-50 경공격기 상당수를 사겠다”고 처음으로 구체적인 도입 규모와 의사를 밝혔다. 이어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 중 열린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 방산 수출이 논의되면서 대규모 폴란드 방산 수출은 성사 단계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국산 무기의 우수한 성능과 신속한 공급 능력, 다양한 지원책 등이 이번 ‘수출 대박’의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K2 전차는 M1A2 전차 최신형과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지만 가격은 약간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심 4.1m 도하 능력을 갖고 있어 강이 많은 폴란드 지형에 적합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K9 자주포는 폴란드가 이미 지난 2014년 K9 차체 120여 대를 수입, ‘크랩’ 자주포를 생산한 적이 있어 폴란드에도 친숙한 존재다. K9은 터키, 인도, 호주, 핀란드, 이집트 등 세계 8국에 700여 문이 수출돼, 세계 자주포 시장의 50여%(궤도형과 차륜형 포함)를 차지하고 있는 절대 강자다. FA-50 경공격기는 F-16 등을 제작한 미 록히드마틴의 기술 지원으로 만들어졌고 최신 항공전자 장비와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정밀 유도 폭탄을 갖추고 있다는 게 장점으로 작용했다.

②폴란드, 막대한 무기 대금 지불 가능한가?

올해 폴란드 국방비는 나토 지원금 2조원을 포함, 18조2700억원이다. 이번 폴란드 수출 3종 세트 총비용은 약 26조원으로 폴란드 1년 국방비보다 많다. 이 때문에 폴란드가 과연 무기 대금을 제대로 지불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일각에선 제기된다. 방사청(방위사업청)은 이에 대해 별문제 없다고 설명한다. 우선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다각적인 국방비 증액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국방비를 지난해 GDP의 2.2%에서 올해엔 3%로 증액하기로 했고, 1970년대 우리나라가 도입했던 방위세와 비슷한 ‘국군 지원 펀드’도 따로 만들었다.

또 향후 무기 도입 대금이 10여 년에 걸쳐 분산 지급돼 큰 부담이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K2 전차는 2034년, K9 자주포는 2030년, FA-50 경공격기는 2028년까지 각각 도입된다. 군 소식통은 “폴란드 자체 노력과 나토의 지원, 그리고 관행에 따른 우리 수출입은행의 융자 등을 종합하면 폴란드의 무기 대금 지불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③3종 무기 현지 생산 등 어떻게 이뤄지나?

이번에 폴란드에 수출되는 무기 상당수는 폴란드 현지에서 제작된다. K2 전차의 경우 180대는 한국에서 도입하고, 나머지 800대는 2026년부터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된다. 폴란드 현지 모델에는 ‘K2PL’이라는 명칭이 붙는다. 적 대전차 미사일 등을 요격할 수 있는 능동 방호 장치 등 한국군에 배치된 것보다 성능이 향상된 형태다. K9 자주포는 48문을 한국에서 도입하고, 이후 620여 문은 추가로 현지에서 생산한다. FA-50은 모두 국내에서 제작된 것을 수출하는 데 내년 중 12대가 먼저 인도된다.

일각에선 우리 업체 생산 능력에 비해 폴란드 수출 물량이 많아 현재 군에서 사용 중인 것을 전용해 수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일부 창정비 물량이나 양산 계획을 조정해 수출하기 때문에 한국군 현용 전력에 공백을 초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④폴란드, 추가 도입 검토 한국제 무기는?

폴란드는 이번에 결정된 3종 세트 외에도 호주 수출용 장갑차 ‘레드백’과 천무 다연장 로켓, K808 차륜형 장갑차, 천궁-2 요격 미사일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대 70여㎞ 떨어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천무 다연장 로켓은 폴란드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무기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하이마스’(HIMARS) 다연장 로켓이 러시아군 타격에 위력을 발휘함에 따라 이보다 위력이 큰 천무에 폴란드의 관심이 더 커졌다고 한다.

한편 정부와 군 당국은 러시아의 반발을 우려, 국방부와 방사청 고위 관계자를 폴란드 현지에 파견했지만 이번 계약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방산 수출 세계 8위… 추가 수출은?]

우리나라 방산 수출 급증 추세는 해외 전문 기관이나 언론들에서도 확인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2~2016년 1%에서 2017~2021년 2.8%로 늘었다. 이는 8위에 해당한다. 1위는 미국(39%)이고, 2위는 러시아(19%)였다. 3~7위는 프랑스(11%), 중국(5%), 독일(4%), 이탈리아(3%), 영국(3%) 등이 차지했다.

특히 한국은 2012~2016년과 비교해 무려 177%나 급성장했다. 상위권 국가 중 압도적인 최고 수준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3일 “한국이 세계 방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정부와 민간 기업이 하나로 뭉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무기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20년까지 매년 20억~30여 억 달러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은 지난해 70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 방위사업청과 업계는 올해에도 폴란드 ‘대박 수출’을 제외하고도 100억~150억달러 이상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국산 차세대 장갑차 ‘레드백’이 유력 후보로 올라있는 호주 차기 장갑차 사업(50억~75억달러)을 비롯,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의 천궁Ⅱ 요격 미사일, 차기 호위함, 비호복합 방공 체계(60억달러 이상), 말레이시아 FA-50 경공격기(10억달러), 노르웨이의 K2 전차(17억달러 이상) 등이 성사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방산 수출 세계 5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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