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이재오 기자] 또 한 명의 레전드 e스포츠 선수가 현역에서 물러났습니다. 카트라이더 '황제' 문호준이 지난 20일, 개인전에 이어 팀전까지 은퇴를 선언하며 선수 생활의 끝을 고한 것이죠. 2006년 9살의 나이로 데뷔한 지 딱 14년 만에 마지막 팀전 우승을 이끈 뒤 본인이 택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이별을 선택했습니다.
문호준은 단순히 한 명의 프로게이머라고 칭하기 힘든 선수입니다. 그의 선수 생활엔 그야말로 카트라이더 e스포츠 역사가 집대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 기록을 한 번 톺아보자면 무려 14회에 달하는 정규리그 최다 우승, 카트라이더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팀전과 개인전 양대 우승, 개인전 18회 연속 결승 진출 등이 있습니다. 카트라이더 e스포츠가 팀전 위주로 변한 이유도 리그 측에서 문호준의 독주 체제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그야말로 문호준 자체가 카트라이더 e스포츠의 역사입니다.
다른 종목을 통틀어봐도 수명이 짧기로 유명한 프로게이머 업계에서 14년이란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정상에서 내려온 적 없는 선수는 없습니다. 업적으로 따지면 워크래프트 3 장재호나, 철권 '무릎' 배재민, 롤의 '페이커' 이상혁 정도가 조금이나마 따라올까 말까 할 정도입니다. 카트라이더 선수 출신 해설가 김대겸은 "카트라이더는 문호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게 카트의 역사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의 이름을 딴 헌정 카트바디가 존재할 만큼 카트라이더에서 그의 입지는 남다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최근까지도 그의 기량은 전성기에 가까웠다는 점입니다. 마지막 시즌이 되어버린 올해도 최초 2회 양대 우승이라는 또 다른 기록을 써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카트라이더라는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거워지면서 문호준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덩달아 치솟고 있는 상황이었지요. 말 그대로 최정상에 자리에서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선택을 한 셈입니다.
그의 은퇴 소식에 많은 팬들도 아쉬움과 응원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게임메카 ID 검은 13월 님" 진짜 옛날 카트리그 보면서 저 꼬마가 챔피언이 될지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rpdlaapzk 님 "개인전 은퇴하고 울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팀전도 은퇴하네" 등의 의견이 그것이지요. meath 님은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을 달성하며 박수칠 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며 떠나는 모습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그의 은퇴를 응원했습니다.
최정상의 자리에서 미련 없이 떠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호준은 멋진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를 후배들에게 내어주며 내려왔습니다. 남아있는 선수들은 앞으로도 문호준을 목표로 더욱 최선을 다하게 되겠지요. 문호준이 없는 다음 세대의 카트라이더 리그를 걱정하는 팬들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보다는 14년 동안 흔들림 없이 이 길을 걸어온 그의 영예로운 은퇴를 응원해줄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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