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양혜나 기자 =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는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로부터 명품파우치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의향이 담긴 문자를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5일 반박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찬 회동을 한 뒤 기자들에게 "내용이 조금 다르다"며 "제가 쓰거나 보낸 문자가 아닌데 문자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집권당의 비상대책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인 통로를 통해서 소통했고, 당시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 여러 차례 전달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CBS 김규완 논설실장은 전날 자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대국민 사과' 의향을 논의하는 문자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은 한 후보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김 여사가 굉장히 모욕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입수한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했다며 공개한 김 여사의 문자는 '제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다.
한 후보 캠프는 공식 입장을 통해 김 여사로부터 당시 문자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BS 라디오에서 방송한 '재구성'됐다는 문자 내용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캠프 총괄상황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한 후보가) 대통령실 차원에서 공적 창구로 처리돼야 할 문제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후보는 당권 레이스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김 여사 문자와 관련한 주장이 나온 데 대해 "왜 지금 시점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공개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에 보낸 문자 ⓒCBS 라디오
'친윤계가 이번 문자와 관련해 작전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당의 화합을 이끌어야 하고, 그런 대표가 되기 위해 나왔다"며 "분란을 일으킬만한 추측이나 가정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경쟁자인 원희룡·나경원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를 비판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해명을 접한 뒤 "충격적 발언"이라며 "공적·사적 따지기 전에 인간적으로 예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그때 정상적이고 상식적으로 호응했다면 얼마든지 지혜로운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당이 그토록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런 인식으로 대표가 되면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보나마나"라고 말했다.
나 후보도 "한 후보 판단력이 미숙했다.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자 전원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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