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호 기자의 한 줄 서평] 이나명의 시 '오늘 한때 소나기 그리고 맑음'

SMNEWS

2024.08.09 11: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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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미디어뉴스] 이명호 기자 =

이나명의 시

띵띵하게 불었다.

움켜쥔 두 손에 힘을 꽉 주었다.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밍밍한 물방울들

주무르고 비벼대고 꾹국 눌러 짰다

조금씩 굵어지는 빗줄기

눈 속에 뽀얗게 안개가 서렸다.

(아무튼 기다려봐야 해)

소나기 그친 두 ㅣ불어오른 강물이 황톳빛으로 흘렀다

썩은 나무둥치 허물어진 흙덩이 버려진 음료수 캔

이미 찢어진 비닐 조각들이 쓸려내려갔다.

둑 위로 허옇게 드러난 나무 뿌리 풀 뿌리들이 흙

더미를 확 끌어안았다.

잎사위들마다 초록 물방울들 달고 있었다.

다 짜낸 젖물 위에 노랗게 떠도는 기름 방울들

치즈하고 웃는 이가 반짝거렸다.

세상 지붕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아 신선한 살내음, 이 젖향기

이나명의 시집 중 '오늘 한때 소나기 그리고 맑음'

[한줄 서평]

소나기와 맑은 날이 교차하는 공간 사이로 삶이라는 강이 흐르고 희노애락을 싫은 배가 강위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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