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남중국해에서 훈련중 바다에 추락한 미 F-35C 최신예 스텔스기가 핵추진 항모 칼 빈슨함 갑판에 충돌한 뒤 화염에 휩싸여 튕겨져나가는 영상이 유출돼 온라인 매체와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조종사는 긴급탈출에 성공했지만 갑판 위에서 작업 중이던 해군 6명이 다쳤고, F-35C는 깊은 바다로 가라앉아 인양을 놓고 미·중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당 1억 달러(약 1197억원)에 달하는 F-35C는 항모에 탑재되는 함재기로 F-35 계열 3개 기종 중 가장 늦게 개발돼 첨단 스텔스 기술이 담겨 있는 최신형이다.
지난 1월24일 오후 남중국해에서 작전중이던 미 핵추진 항모 칼빈슨함 갑판에 F-35C 스텔스기가 착륙중 충돌하고 있다. /미 SNS 영상 캡처
이탈리아 군사항공 전문 온라인 매체인 ‘디 에이비셔니스’(The Aviationist)는 지난 6일(현지시간) F-35C가 칼 빈슨함 갑판과 충돌하는 순간이 찍힌 조종사 착륙지원 TV 카메라 영상이 온라인에 유출됐다며 영상을 보도했다. 1분 분량의 이 영상에서 F-35C는 칼 빈슨함 갑판에 착륙중 급속히 내려앉다가 충돌했다.
충돌 직후 랜딩 기어 한쪽이 부서져 날아가는 등 큰 손상을 입은 뒤 화염에 휩싸인 채 비행갑판을 급속도로 미끄러져 가다가 그대로 바다로 추락했다. 잠시 뒤 F-35C가 바닷물과 부딪히면서 생긴 물보라도 목격됐다.
지난 1월24일 남중국해에서 훈련중이던 미 핵추진 항모 칼 빈슨에 착륙하다 갑판과 충돌한 뒤 바다에 빠진 미 F-35C 스텔스기. 조종사는 탈출에 성공해 조종석은 비어 있다. /뉴시스
F-35C가 비정상적인 자세로 갑판에 진입해 충돌할 듯하자 통제관이 다급하게 두어 차례 ‘웨이브 오프’(Wave Off)를 외치는 목소리도 공개됐다. ‘웨이브 오프’는 함재기가 항모 갑판에 착륙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착륙에 적합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재빨리 이탈해 다시 착륙을 시도하라는 의미다.
해당 영상은 칼 빈슨함의 2개 방향 카메라에 찍힌 사고 당시 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촬영해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바다에 추락한 직후의 F-35C 사진이 유출된 적이 있다.
2022년1월22일 필리핀해에서 미 핵추진 항모 칼빈슨 및 링컨함, 강습상륙함 아메리카 및 에식스함, 일본 헬기항모 휴가함 등 10척의 미일 함정들이 중국 및 북한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훈련중이던 1월24일 오후 F-35C 스텔스기가 칼 빈슨함에 착륙중 갑판과 충돌해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 국방부 영상 캡쳐
CNN 등 미 언론은 미 해군이 남중국해에 떨어진 최신예 스텔스기 F-35C를 중국보다 먼저 수습하기 위해 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그들의 비행기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 극비 스텔스 기술이 담긴 최신형 스텔스기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전 작전국장인 칼 슈스터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잠수함과 잠수정을 동원해 추락 위치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조사할 것”이라며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근거로 인양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민간, 해안경비대 자산으로 F-35를 인양하면 (남중국해에서) 자국 영해의 잠재적인 환경 위험요소나 외국 군사 장비를 회수한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실제 인양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미국이 실제 F-35C를 인양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슈스터 전 작전국장은 F-35 추락 지점의 수심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습까지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기간 미 해군이 해당 해역에 머물며 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엔 영국 해군 F-35B 스텔스기가 퀸 엘리자베스 항모에서 추락해 바다에 빠졌는데 당시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국, 영국, 이탈리아 해군이 협력해 지난달 21일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4~6월엔 미 7함대 및 해병대가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오키나와 동부 해상 수중에 추락한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35A 스텔스기 수색 및 인양작전을 공동으로 실시했다.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번 F-35C 인양작전에도 일본 해상자위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말 미국의 핵추진 항모 2척과 대형 강습상륙함 2척 등 미 항모급(級) 함정 4척이 매우 이례적으로 필리핀해에 집결해 일본 헬기항모와 연합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시 훈련에는 미 핵추진 항모 칼 빈슨함과 에이브러햄 링컨함, 대형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과 에식스함,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3척,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2척, 일본 헬기항모 휴가함 등이 참가했었다. 칼 빈슨함 등 핵추진 항모 2척엔 각각 10대씩의 F-35C 스텔스기들이 탑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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