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준형 기자] 한화 선두타자 노수광이 2루타를 날린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http://file.osen.co.kr/article/2020/11/11/202011110746773541_5fab1920ac22d.jpg)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화 외야수 노수광(31)은 팀의 임시 주장으로 대전의 1군 마무리캠프를 이끌고 있다. 시즌 후 고참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면서 이제 노수광이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섰다. 현재 대전 마무리캠프 선수 중 선배는 이성열, 정우람, 이해창 3명뿐. 많은 후배들에게 인사를 받고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 낯설다.
노수광은 “임시로 하는 주장이다. 학교 때도 주장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더욱 어색하다”며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배들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올해 같은 성적이 나지 않게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바라보는 위치가 된 노수광이지만 선배들을 우러러보던 때가 있었다. 2013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뒤 대부분 시간을 2군에만 머물렀던 그에게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38)이 바로 그런 존재. 2015년으로 해가 바뀔 때 주장을 맡은 김태균에게 새해 인사차 전화를 걸었고, 잊을 수 없는 한마디를 들었다.
“2군 선수 노수광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노수광의 새해 인사를 받은 김태균은 “어디 가서 2군 선수라는 말은 하지 마라. 선수면 다 같은 선수지, 왜 2군 선수라고 붙이냐”고 한마디했다. 육성선수 출신으로 2군에 오래 있어 2군 선수란 말이 입에 붙어있던 노수광에게 큰 울림을 준,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이글스파크 관중석에 팬들이 붙인 김태균 은퇴 기념 현수막 /waw@osen.co.kr](http://file.osen.co.kr/article/2020/11/11/202011110746773541_5fab18eb6d3b2.jpg)
노수광은 “아직도 태균 선배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나도 저런 선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라 몇몇 사람한테만 말했는데 어떻게 알려진지 모르겠다”며 쑥스러워했다. 2015년 당시 김태균은 이 일화에 대해 “스스로 2군, 육성선수라고 하면 위축될 수 있다. 우리 모두 같은 한화 이글스 선수”라며 동등한 선수이자 하나된 팀을 강조했다.
노수광은 이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김태균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캠프 때 중간에 합류한 뒤 태균 선배님 방에 인사를 하러 갔다. 그런데 방에서 혼자 장갑을 끼고 방망이 들며 타이밍 잡는 선배의 모습을 봤다. ‘저렇게 대단한 선수도 열심히 하니까 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는 게 노수광의 회상. “충분히 더 선수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라며 20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김태균의 은퇴에 아쉬워하기도 했다.
떠난 선배의 자리는 이제 후배들이 메워야 한다. 대대적인 팀 쇄신으로 리빌딩을 시작한 한화이지만 내년 성적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주전 중견수 이용규(키움)가 빠져나간 자리에 노수광의 임무가 막중하다. KIA, SK를 거쳐 지난 6월 트레이드로 한화에 돌아온 노수광은 올 시즌 100경기 타율 2할5푼1리 73안타 34볼넷 11도루를 기록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내 실망스럽다. 팀에 오자마자 부상을 당했고, 복귀 후에도 탈꼴찌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마무리캠프 때 몸의 순발력과 배트스피드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SK 시절 좋을 때 함께한 정경배 수석코치님과 함께 스윙 궤도를 교정 중이다. 야구 실력부터 여러 면에서 좋아져야 팀의 주축, 기둥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화 노수광 /waw@osen.co.kr](http://file.osen.co.kr/article/2020/11/11/202011110746773541_5fab18eace925.jpg)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