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지수 기자] “나를 필요하다고 여기는 팀이 있다면, 힘이 닿는대로 준비하겠다”
KT 위즈에서 나온 베테랑 투수 유원상(35)이 인생의 갈림길에서 다시 굳은 다짐을 전했다.
프로 구단 KT는 지난달 13일 KBO에 선수 12명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이 명단에는 유원상이 포함돼 있었다. 투수 이보근, 유원상, 박규민, 윤세훈, 정주원, 고영찬, 포수 이홍구, 안승한, 내야수 강민국, 박승욱, 외야수 김도현, 최태성 등이 방출 명단에 포함된 이들이다.
지난해 KT 주축 중간 계투로 활약했던 유원상은 올해 11경기에서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8의 아쉬운 성적만 남겼다. 그래서 그는 OSEN과 통화에서 “기회가 주어져 내년에 야구를 더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야구 선수로 미련은 남을 수 있겠지만, 가족을 보살피려면 다음 인생을 고민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원상은 “일단 쉬면서 다음을 생각해보겠다”며 “은퇴를 생각할 나이가 됐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내 뜻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유원상을 필요로하는 팀에서 먼저 손을 내민다면, 그는 바로 뛰어들 것이다. 몸도 마음도 프로 야구 투수로 더 뛸 자신감은 충분하다. 하지만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포수로 군림하다 ‘깜짝’ 은퇴를 발표한 버스터 포지(34)처럼 가족이 우선인 상황이다.
그는 “몸이 아픈 것은 아니다. 몸 상태 때문에 야구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야구를 하려고 테스트를 보러 다니는 등 아등바등 하는 것보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중이다”고 했다.
“지금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면, 나중에 후회할 듯하다”는 등 가족 우선의 자세를 보였지만 유원상은 “마지막으로 어떤 팀이든 새로운 기회를 준다면, 필요하다고 하는 팀이 있다면 마지막까지 힘이 닿는대로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고 전했다.
2006년 한화 이글스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유원상은 한화, LG 트윈스, NC 다이노스를 거쳐 KT에서 프로 무대를 누볐다. 통산 467경기 등판해 35승 53패 8세이브 66홀드, 평균자책점 5.07을 기록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다. 1이닝, 2이닝 막아줄 투수가 소중한 팀이라면 유원상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나이가 적지 않은 만큼, 많은 생각을 하는 중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지만, 가족들은 그의 야구 인생을 계속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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