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탄하는 마음을 넘어 입맛까지 쓰다. 도를 넘은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장난 때문이다. 그 당이 장악한 국회 법사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문회'를 오는 19일과 26일 두 차례 열기로 했다. 증인으로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 이종섭 전 국방장관, 임성근 전 해병 1사단장, 박정훈 해병대 대령 등 39명을 두루 채택했다.
우리는 이미 안다. 그건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30만명을 돌파한 것을 명분으로 밀어붙이는 정쟁용 청문회일 뿐이다. 탄핵 사유부터 웃음거리다.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전쟁 위기 조장'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방조' 등은 차원 낮은 정치 선동일지언정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
오늘 관심은 민주당 의원 정창래가 연출하는 법사위 놀음에 다시 등장할 전 해병대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이다. 분명히 밝히지만, 요즘들어 새삼 "이게 아니다" 싶은 인물이 바로 그 사람이다. 채 상병 사건의 주인공 중 하나인 그는 외모 멀쩡하고 건장하다. 전형적인 무골 타입으로 생겨서 듬직한 듯 보이지만, 당혹스럽게도 실체는 전혀 안 그렇다.
진짜 사나이 해병대답지 않게 노는 모양새가 눈에 거슬린다는 지적도 많다. 그런데도 그를 옹호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 일부 해병대 예비역들이 그러한데, 그들은 해병대 상징인 빨간옷을 입은 채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 일부는 얼마 전 국민의힘 비상의원총회장까지 찾아가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에 협조해줄 것을 눈물로 호소했다.
우리는 그분들의 절절한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진상규명을 해서 사랑하는 젊은 병사의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밝혀달라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부당한 외압 같은 걸 밝혀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들 뜻대로 안된다는 이유로 윤석열 정권 참수 작전을 외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오늘 새삼 말하고 싶은 것은 "군은 무엇을 하는 집단인가?"하는 질문이다. 당연히 전투를 위한 조직이다. 채 상병 사건은 그 점에 비춰 삶과 죽음이 오가는 군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즉 사고사였다. 그걸 공연히 침소봉대하고 정쟁으로 끌고 갈 필요는 없다. 그런데도 박 대령은 일부 지지자를 의식한 듯 심리적으로 취한 상태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박 대령은 지금 내 눈엔 참군인 영웅놀이를 하고 있다. 일테면 "한 사람의 격노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게 그가 했던 말인데 터무니없다. 자기 한 명 살려고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겨냥해서 그렇게 근거없이 떠들어대는 게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그건 사실상의 정치행위다. 야전군인이 저럴 수 있는 것인가?
그는 자기가 살려고 헛된 소영웅주의에 취한 상태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런 사람을 띄워주는 사회세력도 존재한다. 진행 중인 사건인데도 지난해 시사IN은 그를 2023년 올해의 인물로 덜컥 선정했다. 올해는 노회찬재단이 노회찬상을 그에게 줬다. 야전 군인에게 한국사회가 저렇게 헛바람을 집어 넣어도 되는 것인가?
군사법정 향하는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맨 오른쪽) 등과 함께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당시 상황을 새삼 복기해보자. 당시 박대령은 채 상병 사건을 둘러싼 자신의 수사 결과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하겠다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 당연히 이 장관이 결재를 철회하자 바로 그걸 외압에 따른 결과라고 지금 저렇게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방부로부터 보직해임을 당했다. 때문에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박정훈의 항명이 맞다. 반복하지만 군통수권자 윤 대통령의 직권남용이 실체가 아니다. 민주당이 이 사건으로 가지고 윤 대통령과 엮으려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그건 한 병사의 죽음 사고사를 가지고 장난치려는 음모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과 좌파, 저들은 임성근 전 사단장 뒤에는 김건희 여사까지 끼어있다고 난리를 부리지만, 그것도 말뿐이다. 근거 없다. 그래서 답답한 것은 윤 대통령이 너무 밍그적대는 점이다. 썩 나서서 교통정리를 했더라면 여기까지는 안 왔다. 어쨌거나 이 멍석판에 올라가서 날뛰고 있는 박대령은 해병대 정신에 먹칠하고 있다. 새삼 자숙하는 게 맞다.
참고로 1971년생 박정훈을 살펴보니 그는 고향이 포항이다. 대구 경북대를 졸업했고, 학사장교 출신으로 종교는 천주교다. 그런 그가 명심할 것은 간단하다. 설익은 참군인 놀이를 멈추라는 것이다. 새삼 홍준표 대구 시장이 얼마 전 했던 발언이 생각난다. 그는 "감성으로 접근하면 특검을 받아들여 또 한 번 세상을 흔드는 게 맞을지 모르나 이성으로 접근하면 수사기관 결론을 보고 미흡하면 특검으로 가는 게 맞다." 그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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