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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이버 작전 ‘발사의 왼편’ 때문?... 北미사일 20㎞ 못올라 폭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17 09:31:30
조회 2174 추천 8 댓글 7

지난 1월 5일 북한 국방과학원이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조선중앙TV 뉴시스

지난 1월 5일 북한 국방과학원이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조선중앙TV 뉴시스



북한이 16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상승 초기 단계에서 공중 폭발한 것은 엔진 계통 이상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보통 사고 원인 분석에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지만 북한은 다음 달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쏜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인 고도 20㎞ 이하에서 폭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 조기경보위성과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등 한·미 정보수집 수단에서 파악한 정보를 1차 종합한 결과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비행 성능 시험을 했던 순안비행장에서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ICBM 시험발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최근 두 차례 화성-17형의 일부(1단 로켓)를 시험발사했을 때 최대 비행고도는 560~620㎞였다. 하지만 이번엔 20㎞도 못 올라간 상태에서 공중 폭발했기 때문에 이번 발사가 고각(高角)발사로 화성-17형 ICBM의 최대 사거리를 시험하려 했는지, 실패 원인은 무엇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실패가 발사 직후 초기 단계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엔진 계통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17형은 3단 로켓으로 구성됐는데, 1단에는 액체연료를 쓰는 백두산 트윈 엔진(엔진 노즐 2개) 2세트를 클러스터링(결합)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사 직후 상승 단계에서 가속을 위해선 엄청난 추력(推力)이 필요한데 일부 엔진에 문제가 생겨 충분한 추력이 나오지 않으면 그 여파로 엔진 내 불균형이 초래돼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발사 직후 추력이 불완전해 실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전문가인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엔진에는 연소실과 밸브, 펌프 등 수십 가지 구성품이 있는데 제대로 작동이 안 됐거나 과압(過壓)으로 폭발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화성-17형 1단 로켓이 액체연료 엔진이어서 연료 누수 등으로 인한 폭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1단 로켓이 음속을 막 돌파하려고 하는 시점에 연료 누수 등 문제로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사이버전자전인 ‘발사의 왼편’ (left of launch) 작전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발사의 왼편 작전은 모든 미사일이 발사 때 ‘준비→발사→상승→하강’ 단계를 거치는데, 발사 단계보다 왼쪽에 있는 준비 단계에서 사이버전자전 공격으로 시스템을 교란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명칭이다.

지난 2016~2017년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지만 8차례 중 무려 7차례나 실패한 적이 있다. 그 이유가 미국의 극비 ‘발사의 왼편’ 작전 때문인 것으로 미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실패는 잇단 무수단 발사 실패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발사의 왼편’ 작전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태평양함대 사령부는 지난 15일 서해에서 항모 스텔스 함재기 등을 동원한 공중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극히 이례적으로 공개하는 등 미군이 북 ICBM 추가 발사에 대응해 전방위 압박에 나섰었다.

통상 우리나라 등 서방세계는 발사에 실패하면 수개월의 시간을 갖고 원인을 규명한 뒤에야 후속 발사를 한다. 하지만 북한은 최대 경축일인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화성-17형 ICBM이든, 정찰위성 탑재 ICBM급 장거리 로켓이든 추가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군 당국은 낮은 고도에서 미사일이 폭발했기 때문에 파편이 평양 시내나 인근에 낙하해 피해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정보를 수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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