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유서대필' 사건, 국가배상 시효 남았다" 파기환송

파이낸셜뉴스

2022.11.30 15:01:56

조회 51 추천 0 댓글 0

[파이낸셜뉴스] '유서 대필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강기훈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원심이 소멸시효에 대한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30일 강씨와 강씨 가족들이 국가와 사건 담당 검사·감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른바 '한국판 드레퓌스'로도 불리는 이 사건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 뜨겁던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사회부장이던 김기설씨가 정권 퇴진을 외치며 서강대 옥상에서 몸을 던져 숨졌다. 강씨는 후배였던 김씨의 분신을 사주하고 유서를 대신 써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과 자격정지 1년 6개월 형을 확정받았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가 김씨 유서와 강씨 진술서 필적이 같다는 감정 결과도 근거가 됐다.

이후 16년 만인 2007년 11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유서대필' 누명을 벗겨주면서 강씨는 결국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검찰의 재항고와 대법원 심리 지연 등으로 재심은 2012년 10월에야 최종 결정됐다.

이후 강씨 등은 국가와 당시 수사 책임자들인 수사 담당 강모 전 부장검사, 신모 전 수석검사, 국과수 문서감정인 김모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위법한 필적 감정에 따른 국가와 감정인 책임을 인정했지만 수사 과정에서의 개별 불법행위는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불법 행위 시기인 1991년경으로부터 24년이 지난 2015년 11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해 장기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장기소멸시효에 대한 규정을 적용해 강씨 측 패소 판결한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이나 중대한 인권침해, 조작의혹사건의 경우 국가배상을 청구하는 데 장기소멸시효 적용이 배제되도록 결정한 바 있다.

이 결정은 강씨 원심 선고 이후 2018년 8월 선고됐으나 선고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도 그 효력이 미친다.

대법원은 "이 사건은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 사건에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라고 볼 수 있다"며 "원심은 이 부분에 대하여 장기소멸시효를 적용해 원고들 청구를 배척했으므로 파기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공무원 개인인 당시 수사 검사들과 국과수 감정인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은 수긍할 만하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75세에 득남' 김용건, 의미심장 고백 "지금도 여자들이랑.."▶ 자택서 발견된 모녀 시신, 부검 해보니 사인은..소름 ▶ 여친 집에서 자다가 마주한 낯선남자, 여친한테 물었더니.. 반전 ▶ "178㎝ 썸녀 이마에 뽀뽀하려다가.." 유명 개그맨의 굴욕 ▶ 디즈니, 논란의 '흑인 인어공주' 캐스팅 이유 고백 "보통..."

고정닉 0

원본 첨부파일 1

202211150917470224_l.jpg

전체 댓글 0개

등록순

본문 보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운영원칙 및 관련 법률에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Shift+Enter 키를 동시에 누르면 줄바꿈이 됩니다.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329	[이태원 참사 한 달]"내가 현장에 있었더라면…"고요한 골목 지키는 사람들	파이낸셜뉴스	22.11.30	87	0
328	'피해신고 유출' 공공기관 성고충 상담위원, 1심서 무죄 받아	파이낸셜뉴스	22.11.30	77	0
327	"안전인력 충원해 달라"...서교공 노조 총파업 출정식 가져	파이낸셜뉴스	22.11.30	56	0
326	檢,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 '허위사실 공표' 무혐의	파이낸셜뉴스	22.11.30	59	1
325	[속보] 檢, 송영길 전 서울시장 후보 '허위사실 공표' 무혐의	파이낸셜뉴스	22.11.30	56	0
324	경찰, '주거침입 혐의' 더탐사에 韓 장관 주소 담긴 문서 보내	파이낸셜뉴스	22.11.30	49	0
323	故 이예람 유족, '계급강등 불복' 전익수 비판	파이낸셜뉴스	22.11.30	60	0
322	대법, '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무죄 확정	파이낸셜뉴스	22.11.30	49	0
	대법 "'유서대필' 사건, 국가배상 시효 남았다" 파기환송	파이낸셜뉴스	22.11.30	51	0
320	檢, '부당지원 의혹' 허영인 SPC그룹 회장 소환	파이낸셜뉴스	22.11.30	46	0
319	대법 "'헬기 손상' 쌍용차 노조 정당방위 해당"...파기환송 [3]	파이낸셜뉴스	22.11.30	571	0
318	[속보] 대법, '한동훈 독직폭행' 정진웅 무죄 확정	파이낸셜뉴스	22.11.30	59	0
317	[속보] 대법 "'헬기 손상' 쌍용차 노조 정당방위 해당"...파기환송 [1]	파이낸셜뉴스	22.11.30	74	0
316	윤희근 "화물연대 불법 행위 엄정 수사할 것"	파이낸셜뉴스	22.11.30	39	0
315	[속보] 대법, '유서대필' 강기훈 국가배상 인정 원심 파기	파이낸셜뉴스	22.11.30	33	0
314	헌재 "재혼하면 국립묘지 합장 불가, 합헌" [1]	파이낸셜뉴스	22.11.30	68	0
313	이태원 참사 발생 46분 뒤 119 신고자 결국 사망…늑장 대응 도마 위	파이낸셜뉴스	22.11.30	58	0
312	검찰, '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 前의원에 징역 15년 구형 [3]	파이낸셜뉴스	22.11.30	649	4
311	[속보]검찰, '아들 퇴직금 50억' 곽상도 前의원에 징역 15년 구형	파이낸셜뉴스	22.11.30	43	0
310	'금품 당원 매수' 진성준 검찰 송치	파이낸셜뉴스	22.11.30	42	0
309	대법 "'더탐사, 한동훈에 접근금지' 조치 정당" 재항고 기각	파이낸셜뉴스	22.11.30	42	0
308	서민위,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 고발	파이낸셜뉴스	22.11.30	49	0
307	로앤컴퍼니, '2022 소비자권익대상' 수상…리걸테크 업계 최초	파이낸셜뉴스	22.11.30	69	0
306	[속보] 대법 "더탐사, 한동훈 접근금지 조치 정당"	파이낸셜뉴스	22.11.30	37	0
305	檢, '테라·루나 공동 창립자' 신현성 구속영장 청구 [6]	파이낸셜뉴스	22.11.30	1251	6
304	'킥라니' 이어 '스라니' 등장할까... 공유 전기스쿠터 직접 빌려보니 [13]	파이낸셜뉴스	22.11.29	1848	9
303	본지 김동규 기자,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좋은 기사 수상	파이낸셜뉴스	22.11.29	40	1
302	[현장르포]"휘발유 다 떨어졌어요" 전국 55곳 주유소 기름 부족에 시민 피해 늘어 [11]	파이낸셜뉴스	22.11.29	1956	0
301	경찰, '위장전입 의혹' 유승민 前 의원 불송치	파이낸셜뉴스	22.11.29	47	0
300	檢, '묵비권 행사' 정진상 구속수사 총력..수사 순항	파이낸셜뉴스	22.11.29	50	0
299	[주홍글씨 벗는 사람들⑥]"출소자와 사회 간 징검다리 되겠다"	파이낸셜뉴스	22.11.29	39	0
298	특수본, 박희영 용산구청장 3번째 조사…구속영장 만지작	파이낸셜뉴스	22.11.29	45	0
297	검찰, '서해 피격' 서훈 전 안보실장 구속영장(종합)	파이낸셜뉴스	22.11.29	46	0
296	공수처, '간첩 조작 사건' 담당 검사들 불기소..."공소시효 만료" [7]	파이낸셜뉴스	22.11.29	575	0
295	"양형 핵심은 객관화가 아닌 공정성" 양형위 국제콘퍼런스	파이낸셜뉴스	22.11.29	39	0
294	법무부, 한-영 합작법무법인 설립 인가...허용 이후 최초 사례	파이낸셜뉴스	22.11.29	48	0
293	연예인 공연 계약·화보집 판매 빌미로 수십억원 가로챈 40대 실형 [1]	파이낸셜뉴스	22.11.29	611	4
292	헌재 "당사자 출석 없이 신분증 만으로 입양, 합헌" [2]	파이낸셜뉴스	22.11.29	1281	0
291	법무부, '가방 속 아동 시신' 여성 뉴질랜드 송환	파이낸셜뉴스	22.11.29	71	0
290	[카타르 2022]빗줄기에 굴하지 않은 붉은악마…가나전 아쉬운 패배 [3]	파이낸셜뉴스	22.11.29	1243	1
289	정진상, 진술거부권 행사..재판서 대응	파이낸셜뉴스	22.11.28	60	0
288	변협, '이태원 참사' 대책특위 출범...피해자·유가족 법률 지원	파이낸셜뉴스	22.11.28	57	0
287	검찰, 정진상 혐의 다지기 주력..이재명 수사 '바짝'	파이낸셜뉴스	22.11.28	47	0
286	류경기 중랑구청장,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불구속 기소	파이낸셜뉴스	22.11.28	52	0
285	'尹 첫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취임…"정의로운 판결에 온 힘 쏟겠다"	파이낸셜뉴스	22.11.28	73	2
284	검찰, '뇌물수수 혐의' 노웅래 회계 담당 전 비서 소환조사	파이낸셜뉴스	22.11.28	52	0
283	檢, '7조 철근 담합' 제강사 임직원 7명 구속영장 청구	파이낸셜뉴스	22.11.28	41	0
282	헌재 "영화 스태프 근로시간 명시 안 하면 처벌, 합헌" [5]	파이낸셜뉴스	22.11.28	2329	6
281	'560억 장외주식 사기 혐의' 前 필립에셋 회장 사망	파이낸셜뉴스	22.11.28	66	0
280	'2500억 기획부동산 사기 혐의' 일당 검찰 재송치...태연도 피해자 [3]	파이낸셜뉴스	22.11.28	2567	1